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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3회 (2) 남미에서 만난 그 아이 (괴담꾼 - 황제성)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3. 22. 20:22
두 번째 괴담 '남미에서 만난 그 아이' 심야괴담회 3회 두 번째 괴담 '남미에서 만난 그 아이'(괴담꾼-황제성)는 21살 대학생 이명훈 씨의 공모작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명훈 씨는 어렸을 때 파라과이 공화국으로 이민을 가서 살았다고 합니다. 이 파라과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사이, 딱 중앙에 위치를 해가지고 '남아메리카의 심장'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남아메리카의 심장, 파라과이 열정 가득한 721만여 명의 사람들이 각종 카니발과 그리고 마테차를 너무나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그런 곳이에요. 명훈 씨는 이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에서 자랐는데요, 이 아순시온에서도 부촌에 위치한 명문 사립 고등학교를 다녔다고 합니다. 학생의 대부분이 중산층 이상의 현지인이었던 이 학교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빈민가와 마주 바라보고 있어요. 그곳에는 또 아이들도 굉장히 많았다고 합니다. 이 아이들이 이제 먹고살기가 힘드니까 오토바이를 타면서 고등학교에 있는 학생들의 가방을 소매치기를 하면서 다니고, 이런 일들이 너무 빈번하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이 학교 자체가, 교사와 학생을 제외한 그 누구도 출입을 할 수가 없습니다. 때는 2017년...
- 홍윤화
헛, 얼마 안 됐어...
우리 명훈 씨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일어난 일입니다. 17살이었던 우리 명훈 씨는 당시 학교에서 매년 열리는 축제를 계속 준비하고 있었어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명훈 씨와 친구들이 서둘러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파바박 하면서 조명이 하나가 터집니다.
갑자기 터진 조명 이렇게 보니까 조명에서 연기가 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무대에 내려와서 조명기를 쳐다보는 순간, 명훈 씨가 서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엄청 큰 미러볼이 떨어지게 돼요.
명훈 씨가 있던 그 자리에 떨어진 조명 - 김구라
아이구야, 큰일 날 뻔했네~
- 김숙
우와, 큰일 날 뻔했다, 진짜!
그래서 명훈 씨는,
'와, 정말 큰일을 당할 뻔했구나!'
너무 찝찝하게 그 조각들을 줍고 있는데... 연극을 보면 이렇게 빨간색 벨벳 천이 올라가는 걸 여러분들 보셨을 거예요. 이렇게 물결 모양으로... 어, 윤화 씨가 입고 있는 저 재질의 붉은색 천이죠.
황제성 - 윤화 씨가 입고 있는 저 재질의 붉은색 천이죠 저게 올라가다가 이제 안 올라가는 거예요. 그게 딱 사람의 종아리, 종아리 높이까지만 올라가고 안 올라가는 거예요. 이런 자잘한 사고들이 계속 일어나다 보니까 작업시간이 늦어지고, 결국 친구들은 오후 11시가 되어서야 작업이 마무리가 됐다고 해요. 근데 이 파라과이는 11시가 되면 버스, 택시, 아무것도 운행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 명훈 씨와 친구들은 체육관에서 잠을 자게 되죠. 친구들은 무대 뒤편에서 잠을 청하고, 우리 명훈 씨는 더위를 많이 타서 무대 앞쪽에서 잡니다. 그렇게 한참을 자던 우리 명훈 씨는 누군가의 발소리에 잠에서 깨게 됩니다.
누군가의 발소리에 잠이 깬 명훈 씨 "뭐야, 이 시간에 누가 일어났지?"
창문 뒤 가로등으로 희미하게 비치는 그 불빛에 시야가 점점 보이기 시작하는 거죠. 근데 가만히 커튼 밑으로 봤더니, 왔다 갔다 움직이는 검은색 다리가 보이는 거예요.
왔다 갔다 움직이는 검은색 다리 걷다가, 멈췄다가, 그렇게 계속... 그래서 명훈 씨는 이제 자다 깨서, 아 뭐 빈민촌에 사는 아이가 학교에 들어왔나 보다, 잘 타일러서 이 친구를 내보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일어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다리가 안 보이는 거예요. 더 이상 그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명훈 씨는 또 생각을 하죠.
'나갔나?'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대요.
'그러고 보니까, 왜 흑인이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대요. 이 파라과이는 평소에 흑인 인구가 적어서, 평소에도 잘 볼 수가 없대요. 바로 그때, 명훈 씨의 머리 위쪽에서 다시 찌그덕, 찌그덕... 그 머리 위쪽에서 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찌그덕, 찌그덕, 찌그덕..."
그러더니 그 소리는 점점 명훈 씨 쪽으로 다가오는 겁니다. 그러더니 명훈 씨 바로 앞까지 와서, 얼굴 바로 앞에서 멈춰 서 더래요.
명훈 씨 얼굴 앞에 멈춰 선 두 발 이때 거리는 40cm.
바로 눈앞에 보이는 다리 - 김숙
흐아아아아~~
근데 보통 흑인들의 피부색은 약간 갈색빛이 도는 피부색을 가지고 있어요. 근데 이 다리랑 발이 새까맣더래요.
- 김숙
어우, 뭐야...
그래서 놀란 명훈 씨가 미동도 없는 그 아이의 두 다리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으으어허어어어억~~"
이런 계속 숨 넘어가는 소리가, 이런 소리와 함께,
"툭, 툭, 툭, 툭, 툭"
막 뼈 다 부러지는 소리, 이런 끔찍한 소리가 같이 들리기 시작해요. 그러더니 명훈 씨 쪽을 향해 서 있는 다리를 가만히 보고 있는데...
갑자기 내려온 아이의 얼굴! - 일동
으악! 내려왔어?!!
아이의 얼굴이 내려옵니다. 그 아이의 얼굴이 훅 내려와요. 근데 이 아이가 흑인 아이가 아니었던 거예요.
- 김숙
사람이 아니야?
자세히 봤는데, 온몸이 불에 다 탄 거예요. 숯처럼 타 버린 그런 모습이었는데 아이의 입 속에서는 계속,
"허어어어억, 으허어어억"
이런 소리가 계속 났고, 계속 보고 있는 그 기괴한 얼굴과 그런 소리들, 뼈 부러지는 소리, 숨을 못 쉬는 이 소리에, 너무 무서워서 그대로 기절을 하고 말았답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친구들이 깨워서 명훈 씨는 일어나게 돼요. 친구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아, 꿈이었나 보다...
- 김숙
맞아, 헷갈릴 수 있어.
그랬는데 한 친구가,
"어우, 야, 어제 잘 때 누가 무대에서 그렇게 뛰어다닌 거야?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잤네."
라고 얘기를 하는 순간, 명훈 씨는 그 자리를 뛰쳐나가 버립니다.
'진짜다!'
학교에서 가장 오래 근무하신 선생님을 찾아가게 돼요. 그 선생님한테 여쭤봅니다.
"선생님, 혹시 저희 체육관에서 화재가, 불이 난 적이 있습니까?"
"쓰읍, 체육관에서 우리가 불 난적은 없는데...? 맞다, 이 체육관이 생기기 전에 이곳에 오두막이 하나 있었어."
그 오두막에는 한 가족이 살고 있었대요. 근데 가족이 모두 집을 비운 사이 불이 난 거예요.
가족이 모두 집을 비운 사이 일어난 화재 근데 그 집에 홀로 집을 지키고 있던 어린아이가 하나 있었던 거죠. 그 아이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화재로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근데 그 불도, 누군가의 소행에 의해서 불을 지른 방화, 방홥니다. 그 아이는 밤마다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그 불을 지른 방화범을 찾고 있는 게 아닐까요?
<후後토크>
- 김숙
어우, 그러니까 얼굴을 본 거구나!
- 허안나
그래서 본 거야, (방화범이) 맞나 아닌가...
- 홍윤화
와, 나 오늘 털 다 밀고 온 줄 알았는데 남아 있네요. 섰어요, 털이! 와...
- 김숙
와, 계속 소름이 돋았어...
- 황제성
근데 제가 조금 더 부연을 해드리자면, 명훈 씨가 파라과이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직접 겪은 일이라고 말씀을 해주시면서, 실제 그때 생활하시던 사진을 보내주셨어요. 지금 보시면, 맨 뒷줄에 계신 안경 쓰신 분 있죠, 선글라스 쓰신 분 뒤에? 이 분이 명훈 씨예요.
파라과이 친구들과.jpg - 심용환
진짜 흑인이 별로 없네요, 사진에.
- 황제성
맞아요. 체육관 사진도 있거든요. 이곳이 그 아이를 봤던 바로 그 체육관입니다.
그 시절 그 아이를 만났던 그곳.jpg - 김숙
이, 이거 여기 커튼 내려가 있는데, 여긴가 보다!
- 황제성
그쪽이 공연 무대가 설치됐던 곳이에요.
- 김숙
근데 이게, 나무 바닥으로 되어 있으니까 그 쩍쩍 거리는 소리가...
- 황제성
원래 쿵쿵쿵 나야 하는데 발소리가 다르게 들렸다는 거죠.
- 김구라
그런데 이게 많은 분들이 놀랐던 게, 쩍쩍거리면서 아이의 얼굴이 기괴하게 커튼 밑으로 떨어졌을 때, 그 부분에 많은 분들이 놀라지 않았을까 하는데...
- 황제성
사실 제가 이 사연을 처음 받아 봤을 때, 그 아이의 얼굴 형태를 추측하고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서 명훈 씨에게 본인이 추측한 버전을 그림으로 좀 부탁을 드렸더니 보내주셨거든요.
- 김숙
어우, 안 볼래!
제보자 추측 버전 1 제보자 추측 버전 2 제보자 추측 버전 3 - 황제성
바로 이겁니다. 머리는 거꾸로 뒤집혀 있고, 아까 제가 말씀드린, 이렇게 다리 사이로 내려왔을 때 이쪽이 입이고... 근데 이게 사람은 될 수가 없는...
- 김구라
저는 그래서 사실은, 아까 제가 생각한 게 있는데, 아마 제가 봤을 때는 2인 1조로... 아크로바틱을 한 게 아닌가...
- 일동
(웃음)
- 황제성
그 시간에 하필이면 작업이 늦어서 자고 있는 친구가...
- 심용환
(곽재식에게) 빨리 비판해, 비판해!
- 김구라
우리가 WWE 같은 데 보면 그런 기술 나오거든요. 그거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 곽재식
누가 일부러 놀래키려고 그렇게 했다 그러면, 뭐 가면이라던가, 탈이라던가 아니면 다리 모양만 있는 그런 소도구 같은 걸 이용했겠죠. 무슨 아크로바틱을ㅋㅋㅋ
- 황제성
박사님도 학을 떼네요!!
- 김구라
나는 누구를 의식하고 이런 얘기를 하진 않습니다. 그러니깐 더 무서운 거죠.
- 황제성
아하하하, 진짜 무서운 분이셔.
- 곽재식
저는 그 얘기를 듣고 뭐가 생각이 났냐면, 해외에서 유명한 도시전설 중에 'MAN WITH UPSIDE DOWN FACE'라고 해가지고, 거꾸로 된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고 하는 도시전설이 해외 인터넷에선 유명한 편입니다. 보통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많이 돌아다니냐 하면, 이상한 장소의 사진을 찍었는데 엉뚱하게 사람의 형체가 거기에 나와있는데 얼굴이, 그냥 지나가던 사람 찍힌 거면 바로 되어있어야 하는데, 거꾸로 되어있는 얼굴이 찍혔다 그런 식의, 그리고 얼굴이 좀 기괴한 형태로 거꾸로 되어있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돌고 있거든요. 그래서 상당히 좀 이런 게, 어떤 쪽에서는 좀 알려져 있는 형태의 이야기인데 저는 이 제보자분이 그 이야기를 직접 들으셨을 것 같지는 않거든요. 근데 공교롭게도 비슷한 걸 봤다는 게 참 기억에 좀 남네요.
'MAN WITH UPSIDE DOWN FACE', '거꾸로 된 얼굴을 가진 사나이' - 김숙
아니 그, 물과 관련된 귀신은 물귀신... 은 우리가 너무 익숙한데 불에 관련된 귀신은 들어본 적이 없지 않아요? '불귀신'은?
- 심용환
불귀신은 옛날로 올라갈수록 많아요. 왜냐하면 옛날엔 화재 자체를 진압을 못하니까 고대 문헌, 막 메소포타미아 이런 데 가면 '안주' 같은 불을 내는 괴물 새 같은 게 있어요.
불을 뿜어내는 새 '안주' - 김구라
아, 배화교도 있지 않습니까?
불을 섬기는 '조로아스터교' (배화교) - 심용환
그렇죠. 심지어 조로아스터교(배화교)는 불을 막 섬기니까. 근데 이제 근현대로 오면서는, 소방시설 같은 게 갖춰지고 인명피해에 대해서 국가가 관리를 하니까, 여기에다 귀신 얘기를 넣는 것을 굉장히 불쾌하게 여기게 되면서 이렇게 (이야기의 비율이) 떨어지게 된 거... 그렇게 보면 돼요.
- 곽재식
사실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유명한 불귀신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지귀'라는 사람이 있었대요. 남잔데, 그때 당시 마침 신라를 다스리던 임금님이 선덕여왕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지귀라는 이 사람이 선덕여왕에 대한 사모의 마음으로, 아주 막 상사병이 들어가지고, 한 번만이라도 얼굴을 가까이서 봤으면 좋겠다... 임금님이 유명한 절 같은 데 가끔 행차를 나오실 때가 있으니까, 그런 데 가 가지고 밤이나 낮이나 기다리고 있었대요. 그러다가 잠이 살짝 들었던 것 같아요, 너무 오래 기다리다가. 그런데 마침 그때 선덕여왕께서 거길 행차하시더래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남자가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가 잠들어 있으니까, 얜 도대체 누구냐, 왜 이러고 있냐 물어봤겠죠. 그러니까, 임금님 얼굴 한번 보려고 있다가 잠들었다 그러니까 선덕여왕께서 너무 불쌍해가지고 팔찌를 벗어서 그 사람 가슴에다 올려두고 가셨대요.
- 황제성
그때 일어났어야 됐는데!
- 김구라
은사를 내리셨네요.
- 곽재식
이 사람이 일어나 보니까, 선덕여왕님 팔찌는 있는데 (여왕님은) 가시고 없는 거야. 그래서 너무 애타고 분노스러워가지고,
- 심용환
그, (차라리) 주질 말지~
- 곽재식
그때 그 자신의 울화의 기운이 불로, 가슴속에서부터 뻗쳐 나와가지고...
- 황제성
태양인이네, 태양인. 몸에 열이 많아서 그래...
- 곽재식
불타는 귀신처럼 되어가지고, 돌아다니면서 주변에 불을 일으키고 다녔다...
'지귀' 전설 - 홍윤화
원래 사랑으로 시작된 거 아니에요?
- 곽재식
그렇죠, 사랑이라면 뭐... 어떻게 보면 스토킹이고.
- 허안나
아니 그래서 제가, 선덕여왕 드라마를 봤거든요? 비담이 나오잖아요, 거기, 김남길 씨가! 근데 그게 실존인물이기도 하고, 너무 선덕여왕을 사랑해서 사람 죽이는 것도 불사하고... 근데 그게 '지귀'에서 따 왔다고 하던데.
비담 - '지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말이 있음 - 홍윤화
맞아, 드라마 시작에서는 사랑으로 시작하는데 나중에는 안 좋게 끝나잖아요.
- 김구라
그래? 나중엔 원수가 되는구나.
- 심용환
전형적인 역사왜곡이죠.
- 홍윤화, 허안나
아, 그래요? (웃음)
- 김구라
비담은 실제 인물이에요?
- 심용환
비담은 실존인물이고, 선덕여왕과는 대척점에 있었던 사람이고, 작가가 이렇게 사랑을 버무려서 만든...
- 일동
아~~~
- 심용환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역사는 역사입니다!
- 허안나
내 로맨스까지 깨버렸어!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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