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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4회 (2) 중국 파견근무 (괴담꾼 - 황제성)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3. 27. 16:29
두 번째 괴담 '중국 파견 근무' 심야괴담회 4회 두 번째 괴담 '중국 파견근무'(괴담꾼-황제성)는 51살 김시영 씨의 공모작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때는 2018년, 중국 서안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해요. 당시에는 중국에서 한 제조공장의 안전팀장으로 근무를 하셨대요.
중국 제조공장의 안전팀장으로 근무하던 시영 씨 그러면 아파트가 하나씩 숙소로 나온대요. 방이 3개였고 여기서 남자 3명이서 사는 그런 숙소였는데...
- 김숙
셰어하우스였네요.
몇몇 직원들은 이게 불편하면 개인의 사비로 다른 숙소를 구해서 지내기도 했는데, 시영 씨 후배 호균 씨도 사비를 들여서 따로 숙소를 구했다고 합니다. 무려 그 숙소는 34평!
- 김숙
어유, 넓은 데로 갔네!
- 김구라
오, 여유가 있는 분이네.
굉장히 혼자 쓰기에는 넓고, 심지어 지어진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그리고 고층 아파트에 시세도 훨씬 저렴하게 잘 구했어요.
완벽한 모든 조건을 갖춘 호균 씨의 숙소 - 김숙
아, 수상한데... 저렴하게 구했으면...
그래서 그 집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두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흐르게 됩니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 호균 씨가, 뭔가 좀 달라 보이는 거예요. 그전에 내가 알던 그 호균이가 아니었어요. 키가 184에 몸무게가 85 정도 됐으니까 굉장히 호리호리한 체격이었는데, 두 달 사이에 적어도 10킬로 정도는 빠져 보이더래요. 그리고 왠지 모르게 조용해진 거예요, 사람이 차분해지고, 어둡고 그리고 얼굴에 생기가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호균아! 너, 뭐야, 어디 아픈 거야? 왜 이런 거야? 왜 이렇게 살이 많이 빠졌어?"
이렇게 얘길 했는데 호균 씨가,
"자, 잠을 잘 못 자서요..."
그러고 그냥 얘기를 툭 던지고 갑니다. 요즘 좀 일이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고 생각을 하고, 담에 밥이나 한 끼 하자 하고 헤어졌죠. 이렇게 계속 찝찝한 상태로 있는데 호균 씨한테 마침 전화가 오게 됩니다.
"별일 없으면 소주나 한잔 하시죠."
라고 전화가 어느 날 걸려오게 돼요. 걱정하던 차에 잘 됐다 싶어서,
"어어, 그래! 안 그래도 숙소 같이 쓰는 기주랑 한잔 하기로 했는데 그때 같이 보면 되겠다!"
그러고 이제 약속을 정했대요.
오랜만에 만난 세 사람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얼마나 반갑고 얼마나 할 얘기가 많겠습니까.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런 재미난 이야기를 막 하고 있는데, 유독 호균 씨만 아무 말 없이 술만 계속...
- 황보라
뭔 일 있나? 뭔 일 있겠다.
- 허안나
호균 씨 때문에 만났는데...
술잔만 말없이 계속 비우는 거예요. 이제 그래서 분위기도 전환할 겸,
"복작복작하게 같이 지내다가 좋은 집에서 혼자 사니까 너무 좋지?"
하는데 호균 씨는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사실 다시 숙소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지금은 집에서 나와서 호텔에서 지내고 있어요."
이렇게 말을 하는 거예요.
- 김숙
어? 그 집을 비워뒀다는 건가?
두 사람은 호균 씨에게 굉장히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돼요. 이사를 한 첫날부터 밤마다 가위를 눌리기 시작합니다.
이사 첫날부터 가위에 눌린 호균 이게 단순한 가위가 아니에요. 어떤 존재가 나타나서... 목을 조르기 시작합니다.
- 김숙
아아, 그 못 살아!
근데 더 기괴한 건, 손으로 조르는 게 아니에요.
아주 긴 머리카락으로 목을 휘감는 어떤 존재 아주아주 긴 머리카락의 얼굴 없는 여자가 머리카락을 막 목에 휘감는데, 매일 밤 죽을 것 같다는 거예요. 근데 특이한 건... 여러분, 어릴 때 네모난 건전지 혀에 대 보셨어요?
- 김숙, 심용환
예, 예! 찌릿한 거!
그 찌릿하고, 되게 비릿한 쇠맛! 그리고 쇠 냄새! 그 여자의 머리카락에서, 그 쇠 냄새가 계속 나는 거예요! 얘기를 들은 시영 씨가 황당하기도 했지만, 얼굴을 보니까 겁에 질린 호균 씨의 모습이 너무 리얼하니까... 이게 진짠가? 긴가민가 했대요.
"제가 내일 그 집에서 이삿짐을 좀 가지고 나오려고 하는데 도저히 맨 정신으로는 못 들어가겠더라구요... 그래서 사실, 술 한잔 하자고 한 겁니다."
이렇게 솔직하게 말을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막내 기주 씨가,
"오늘 형 집에서 우리 셋이 같이 잠을 자고, 내일 짐을 같이 빼오면 되지 않겠어요?"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시영 씨도 얘기를 듣고 살짝 겁이 나긴 했지만 세 사람이 함께 가게 됩니다. 이 넓은 거실에서, 셋이 둘러앉아서 술을 마시기 시작합니다.
호균 씨의 집에서 술을 먹게 된 세 사람 근데 호균 씨가, 집에 들어와서 술을 마시는 도중에도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계속 안절부절 못 하는 거예요, 계속. 어느 정도 이제 술기운이 올라오고, 호균 씨가 갑자기,
"그 여자가 올 때가 됐어!"
"아이, 무슨 말 하는 거예요? 하하."
"뭐? 누가 와, 이 시간에!"
"그 여자가 올 때가 됐다고! 빨리 나가야 돼, 빨리 나가자!"
급기야 쓰러진 호균 씨 호균 씨의 이 돌발행동에 두 사람은 참 놀라게 돼요. 그래도 이렇게라도 진정된 게 어디냐 생각을 하면서, 호균 씨를 들어서 침대로 갖다 눕힙니다. 그리고 기주 씨는 남은 방에서 자게 되고 시영 씨는 거실에서 자게 됩니다.
- 허안나
어우, 같이 있어야지...
아까와는 달리, 이제 집이 고요하게 정적에 휩싸인 이 거실에서 시영 씨는 잠이 들게 되는데, 방금 전에 호균 씨의 그 이상한 행동과 호균 씨에게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 이런 것들 때문에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져 가지고 간신히 잠이 들었어요, 간신히.
쉽사리 잠자리에 들지 못하던 시영 그런데 그 쇠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너무 냄새가 진하니까 놀라가지고 눈을 살짝 떠 보니까, 베란다 창문 쪽에 희미하게 뭔가 보이는 거예요. 그때 갑자기, 머리카락을 정말 길게 늘어뜨린 그 여자가 바닥에 엎드린 채로 계속 기어 오는 거예요!
기어 올라오는 여자 그걸 딱 보자마자,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숨이 막혀 죽을 지경이었대요.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순간 그리고 머리카락이, 목을 감아서 계속 목을 졸라요.
머리카락이 목을 감아서 계속 조르는데... 시영 씨는 기절을 합니다. 다음 날 잠에서 깬 우리 시영 씨는, 어젯밤 그 기억들이 너무 생생하고 선명해서 소름이 너무 끼친 나머지, 동생들을 두고 먼저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2주쯤 지났을 때 막내 기주 씨가 갑자기, 돌연 병가를 내고 한국으로 돌아가 버린 거예요.
- 허안나
어머!
- 김숙
잠은 잘 잤잖아요, 그날?
그렇죠. 잘 잤는데, 갑자기 병가를 내고 한국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그렇게 몇 달이 또 흐르게 돼요. 시영 씨가 휴가를 받아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기주 씨에게 한통의 전화가 옵니다.
"죄송한데, 소주 한잔 할 수 있을까요?"
라는 전화를 받게 돼요. 그렇게 만나서 둘은 안부를 나누다가 기주 씨가,
"형, 그, 우리 셋이 호균이형네 집에서 잤던 날 있잖아요? 형 뭐 본 거 없어요? 못 봤어요?"
이렇게 물어보더래요. 그런데 왠지, 왠지 그날 일을 입으로 꺼내면 안 될 것 같아서 아무렇지 않은 척했답니다. '뭐 특별한 거 나는 없었는데'라고 넘어갔다고 해요. 근데 기주 씨가 하는 얘기가,
"형, 제가 그날, 자다가 목이 말라가지고 일어났는데..."
왔다 갔다 온 집을 헤집고 다니는 머리카락 "머리카락이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계속! 온 집을 헤집고 다니는 거예요!"
그래서 기주 씨는 그날 밤 이후로, 이게 예삿일이 아니다 싶어서, 겨우 수소문을 통해 굉장히 소름 끼치는 진실을 알게 됩니다. 호균 씨가 이사 가기 전, 그 집에는 서른 살 정도 되는 여자가 살았다고 해요.
그 집에서 지냈던 오랜 투병 중이던 여자 근데 그 여자는 오랫동안 투병 중이었는데 병세가 악화되면서 머리가 다 빠진 거죠. 머리가 다 빠지고, 그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하던 어머니께서 칠흑 같이 까맣고 윤기가 나는 가발을 사줬는데, 결국 얼마 가지 않아서, 그 여자가 그 집에서 죽게 됩니다. 근데 죽는 그 순간까지, 그 가발이... 계속 자라고 있었습니다...
<후後토크>
- 김구라
귀신이 우리가 생각하는 고정적인 게 있는 것 같애. 머리가 항상 이렇게 길고, 산발을 하고...
- 황보라
맞어, 맞어! 난 근데 제일 무서운 게,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는데, 막 머리가 이렇게 떨어지잖아요. 근데 내 머리카락보다 많이 떨어지면, 위에서 귀신이 떨어트린다 이런 얘기도 있잖아요.
- 김숙
꺄아아악~
- 김구라
아네, 또 그런 것도?
- 황보라
아니, 어디서 또 주워 들었어요^^
- 허안나
그런 것도 있잖아요, 왜, 잘 때 머리를 위로 해서 벽에 붙게 자면, 귀신이 그 벽에서 머리를 다 하나씩 세고, 다 세면 데려간다! 이런 얘기가 있죠.
- 심용환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은데...(다 세려면)?
- 황제성
저희 코미디 할 때 가발 쓰잖아요, 가끔. 근데 가발이 이상하게, 그 원래 나일론으로 대부분 돼 있어요. 근데 이게 가끔 가다가 인모가 한 번씩 와요. 그러면 진짜 이상하게 그 가발은 좀 차가워요! 유난히 좀 서늘하고, 썼을 때 좀 시원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 김구라
보관을 잘해서 그런 거 아냐?
- 황제성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냉장 보관을 하나?
- 허안나
인모의 특징이 조금 더 무서운 게, 가발 보다 보면 흰머리가 한가닥씩 있어요. 그게 전 또 무섭더라고요.
- 김구라
머리카락 하면 저는 이제 옛날에 삼손도 생각나고, 메두사가 머리카락이 뱀 아닙니까? 그런데 시커먼 머리카락으로 공격했다... 뭐 이런 게, 전설이라든가 민담 같은 게 좀 있나요?
- 심용환
일본에 사실 이제 귀신계의, 요괴계의 스타가 있거든요. 그 유명한 가미오니라고 해서, 머리카락 귀신이에요, 쉽게 말하면.
일본의 <백기주연장>에 기록된 머리카락 귀신, 가미오니 - 김구라
그래요? 오오오.
- 심용환
예. 저는 여기서 사실은, 이 이야기 중에서 보면 뱀 같은 머리카락 뭐 이런 얘기가 나왔잖아요? 가미오니의 좀 독특한 부분은 머리카락 자체에 요괴가 깃들어서 자기를 공격하기도 하고, 타인을 공격하기도 하고... 그래서 이게 왜 생겼는가를 볼 적에, 어떤 버려진 머리카락들이 뭉쳐서 원혼이 되어 생겼다는 설도 있고 한데, 이런 이야기가 사실 저는 생각이 났어요.
- 김구라
대충은 머리 때문에 생긴 어떤 그런 원한, 이런 건 알겠는데 그 쇠 냄새는 뭔지 좀 궁금하네요?
- 곽재식
복사기나 레이저 프린터 같은 거 사용해보시면, 약간 이상한 무슨 비릿한 냄새 같은 이런 거 나는 거...
- 황보라, 김숙
맞아요, 나요, 나요!
- 황제성
복사기 냄새 알아요!
흔히 모터에서 맡을 수 있는 비릿한 냄새 - 곽재식
블렌더 돌릴 때나 선풍기 같은 거 돌릴 때, 모터 세게 돌아갈 때 약간 이상한 비릿한 냄새, 전기 냄새라고 불러야 될까, 그런 이상한 냄새나는 그런 거 한 번씩 경험해보셨죠?
- 황제성
그게 쇠 냄새예요.
- 곽재식
주요 원인으로 사람들이 지목하는 물질 중의 하나가 바로 오존입니다.
- 심용환
오존?
- 곽재식(괴심 파괴)
오존의 가장 전형적인 증세 중의 하나가 호흡기 계통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오존 때문에 어떤 호흡의 어려움을 느꼈던 것이 그런 식으로 꿈결에 느껴졌을 가능성이 있겠죠.
- 황보라
그럼 이 아파트 사람들은 다 그렇겠네요?
- 황제성
아주 날카로운 나이스 멘트! 아주 날카롭습니다.
- 심용환
이야, 진짜 정확하게 찔렀다!
- 곽재식
근처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황제성
감히 괴담에 오존을 뿌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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