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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4회 (1) 인과응보 (괴담꾼 - 김숙)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3. 26. 16:02
첫 번째 괴담 '인과응보' 심야괴담회 4회 첫 번째 괴담 '인과응보'(괴담꾼-김숙)는 평택에 사는 50대 박상범 씨가 보내준 공모작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때는 1985년, 상범 씨가 중학생이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왜, 그 시절에는 집이 본채가 하나 있고, 별채가 하나 있고, 밖에 화장실 있고, 근데 이게 한 채인, 대문은 하나 있고 이런 집 있잖아요?
본채, 별채, 화장실이 떨어져 있는 구조의 집 우리 상범 씨의 집도 그런 집이었는데, 평소에 어머니랑 잘 알던 분이 사글세를 전전하는 걸 보고 어머니가 안타까운 마음에 여기 별채에 들어와서 살라고 하셨대요. 상범 씨는 그 집 형을 잘 따랐는데, 그 형이 동네에서는 정말 딱지치기로 최고봉을 찍은 사람이에요. 그 형을 이길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형 별명이 딱지형이었대요. 그런데 그 형네가 이사 온 이후로 불길한 일들이 계속 생겨나게 됩니다. 가족들이 모두 자고 있던 어느 늦은 밤에,
"아아악!!"
- 허안나
어우 C, 깜짝이야!
- 황보라
어우, 놀랬잖아요!
온 집안에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다들 너무 놀라서 정신없이 뛰쳐나가 봤더니 아버지가,
비명을 지르는 아버지 "으아, 으아, 으어, 으아악! 으아, 아, 아아, 악!!"
"여보, 여보, 여보! 왜, 왜, 무슨 일인데?"
"아버지, 왜 그러세요? 어디 다치셨어요?"
무슨 일인가 싶어 다급하게 물어봤더니,
"으어어, 따, 딱지네 아버지가 나 봤어!!"
"네?!!"
"으으으, 딱지네 아버지가... 저기서 날 보면서... 몸에 꼰 새끼줄을 쪽쪽 빨면서 웃고 있었어!"
- 황보라
꼰 새끼줄?
- 황제성
와, 기괴하다...
사실 딱지형네 아버지는 몇 년 전 술을 잔뜩 드시고 돌아오시는 길에, 마을 입구에 다리가 있었어요, 거기서 떨어져서 돌아가셨거든요.
- 김구라
실족사하셨구나... 옛날에 그런 경우가 많았어요.
딱지형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술도 많이 드셨지만 정신이 온전치가 않아서 몸에 새끼줄을 베베 꼬고 동네를 돌아다니곤 하셨는데, 아버지가 별채 앞에 있는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그 모습을 보신 거예요. 그날 이후에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 그 어드메쯤에서, 북소리랑 징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어요.
- 황제성
이게 뭐야...
처음에는 상범 씨네 가족들도 긴가민가 했어요. 근데 이웃주민들도 그 소리가 들린다는 거야. 그래서 결국 부모님이 그 딱지형네 어머니를 찾아가서, 새벽마다 이게 뭔 소리냐 따졌어요.
"새벽마다 이게 뭔 소리야?" 딱지 엄마가 이렇게 얘길 하는 거예요.
- 황보라
뭐라고?
"사실 딱지 아버지가 그렇게 가고, 그다음 해에 신기가 생겨서... 내가 신내림을 받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집 안에 신당이 있는 거예요, 지금.
신내림을 받은 딱지형네 어머니 어머니는 길길이 날뛰셨고 동네가 떠나가라 큰 소리로 두 분이 싸우셨어요.
"아니, 하루이틀이 아니니까 그렇죠! 저도 봐줄 만큼 봐줬다구요!"
딱지형네 어머니는 결국 어머니와 연을 끊고 읍내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 김구라
느낌이 안 좋은데...
진짜는 이제부터입니다.
- 허안나
잉? 떠났는데 왜? 떠났잖아요?
상범 씨가 갑자기 앓아눕기 시작한 거예요. 어머니가 상범 씨를 들쳐업고 막 읍내 병원까지 뛰어가가지고 물어봤는데도, 병원에서는 전혀 원인을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발 열이라도 좀 내리게 해 달라고 약을 겨우 가져와서 먹이고, 겨우 잠이 들었어요.
갑자기 앓아누운 상범 씨 근데,
"이히히히히, 이히히히히히히"
귓가에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이게 꿈인지 생신지, 귓속에 울려 퍼지는 이 소름 끼치는 목소리에 눈을 번쩍 떠 봤더니, 파란색 불덩이가 천장에 미친 듯이 원을 그리면서 돌고 있는 거예요!
천장을 도는 파란색 불덩이 그러면서,
"너! 가방 잘 챙겨! 내가 가져가면 그 속에 니 목숨줄까지 챙겨갈 거야!!"
- 황제성
가방?
- 황보라
불덩이에서?
그러더니 갑자기 불덩이가,
상범 씨 가슴 쪽으로 쑥 내려온 불덩이 가슴 쪽으로 쑥 내려오는 거예요. 근데 갑자기 상범 씨가 정신없이 일어나서 머리맡에 있던 담요를 갖다가 어머니한테 막 안겨 주더니, 앉은 상태로 안방을 막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거예요. 어머니가 얼마나 놀랐겠어요. 주무르면서 막 애를 진정시키려고 엄청나게 애를 쓰셨대요. 그래서 고비를 넘겼다고 했는데 그다음 날, 상범 씨의 이상한 행동이 또 시작됩니다.
- 황보라
아... 약을 먹였는데도?
전날 들었던 그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또 귀에 들려오는 거예요.
귓가에 들리는 소름 끼치는 목소리 "넌 평생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혀가 무거워지고 혓바닥이 길어져서, 그게 니 목을 조를 거야!!"
익숙한 느낌에 다시 눈을 번쩍 떴더니, 이번에는 방바닥에 찰싹 달라붙어서 일어날 수가 없었대요. 놀란 상범 씨가 온몸을 막 버둥거리면서 몸을 일으키려고 하니까,
갑자기 늘어나는 혀! 급기야 이만큼, 혀가 이만큼 늘어나서 방바닥에 질질 끌리는 거예요! 일어날 수가 없어요. 일단 혀를 다시 넣으려고 막 했는데, 방바닥에 축 늘어져있던 그 혀끝이 갑자기 뱀처럼 스윽 목을 감싸면서 목을 조르기 시작한 거예요.
- 허안나
웬일이야!
- 황제성
진짜로 그렇게 됐네...
"끄윽, 살려주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
상범 씨가 계속 외치는데도 목이 조여 오는 거예요. 나중에 어머니 말을 들어봤더니, 잘 자고 있던 상범 씨가 갑자기 입을 손으로 막 때리다가 입술을 양손으로 잡아 뜯으면서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껑충껑충 뛰었다는 거야. 그러니까 그 모습이, 마치 무당이 접신했을 때처럼 껑충껑충 막 뛰는 거예요.
- 허안나
굿할 때처럼...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어김없이 상범 씨의 발작은 시작이 됐습니다. 이번에는 그 목소리가 이렇게 속삭였대요.
"힘들지? 살고 싶지? 이히히히히히히"
"니가 너를 잡아먹을 거야! 니 입 속으로 니 몸이 들어갈 거야!"
그 말에 상범 씨가 눈을 까 뒤집더니, 있는 대로 입을 쫙 벌리고 손발을 입 속으로 막 넣으려고 버둥버둥 거리는 거예요!
손발을 입 속에 넣으려는 상범 씨 곁에 있는 부모님이 말리지 않았다면 진짜 입을 찢을 기세로... 결국 이대로면 아들을 잃겠다 싶어서, 신내림을 받았었던 큰 이모님이 계셨대요. 그분한테 이제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다 설명을 한 거예요. 근데 그 이모님이 가만히 한참을 듣더니 이렇게 얘길 했대요. 너희 집 주변, 특히 굴뚝 밑이나 우물가 쪽을 파내면 뭔가 나올 건데 그거를 아무도 모르게 불태워라라고 얘길 하더래요. 그리고 이 한마디를 더 보탭니다.
"그 못된 것이 너한테 앙심을 품고 살을 놓고 갔구나!"
그날 밤 온 집안을 샅샅이 뒤지던 부모님은, 결국 안방 굴뚝 밑에 그 아래 땅을 판 흔적을 발견하게 돼요. 그곳에서 한 3살짜리 (아이의) 색동저고리가 파묻혀 있는 거예요. 근데 그 색동저고리를 펼쳤더니, 그 안에 바늘 뭉치랑 부적 한 장이 들어있었던 거예요.
색동저고리 속의 바늘 뭉치와 부적 한 장 - 황제성
와~ 저주네, 저주네!
어머니는 그걸 들고나가서 천지신명님께 기도드리면서 그걸 불태웠어요. 그리고 이튿날, 상범 씨를 며칠 동안 괴롭히던 그 고열, 그 이상 행동 같은 거 있죠? 씻은 듯이 사라졌어요.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 황제성
반전이 뭐가 있구나...
이 일이 있고 몇 년 뒤에, 상범 씨랑 어머니가 5일장엘 갔어요. 상범 씨가 어머니를 막 졸라가지고 100원만 달라고 해서 뻥튀기 먹으려고 막 달려가는데,
"너... 상범이 아니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거예요. 그래서 딱 봤더니, 그 딱지형네 어머니가 서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 딱지형네 어머니가 스윽 다가오더니 더듬더듬 상범 씨의 손을 잡았어요.
상범 씨 손을 잡는 딱지형네 어머니 "어린것한테 내가 그 못된 짓을 했으니... 신을 모시는 것이 못된 마음을 먹어서 신벌을 받았어... 이제라도 나를 용서해주렴! 미안하다, 미안해..."
상범 씨쪽을 바라보는 딱지형네 어머니의 눈에는 초점이 하나도 없었어요.
눈에 초점이 없는 딱지형네 어머니 초점이 없었어요.
- 황제성
눈이 멀었다는 건가...?
어머니와 크게 싸우고 이사를 갔잖아요. 근데 저주를 퍼부으면서 저주 주술을 놓고 가신 거예요. 그 후, 이사 간 지 1년도 채 안돼서 원인 모를 고열에 시달립니다, 이 어머님이. 병환으로 실명을 하게 된 거예요. 몇십 년이 지난 이야기이지만, 그때 일어난 일들은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다 기억을 하고 있어서, 저희에게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후後토크>
- 황보라
이거 실제 사건이에요?
- 김숙
실제 사건입니다.
- 황보라
아니,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어!
- 김구라
이게 실제 사건이라고 하는데 믿는 것은 여러분들의 자윤데, 이 분이 저랑 비슷한, 아니면 저랑 동년배이지 않나...
- 김숙
어! 비슷해요. 이 분이 올해 쉰 살입니다.
- 김구라
그럼 저보다 1살이나 2살 어린 분이시지 않나 생각을...
- 김숙
그런데 지금까지 사연 보내주신 분들 중에는 가장 연장자입니다.
Q. 지금 상범 씨는 어떻게 지내시는지?
- 김숙
제작진이 직접 통화를 해봤거든요?
- 김구라
어떻게 지내세요, 이분?
- 김숙
지금 평택에서 운수업을 하고 계시고, 아주 뭐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본인이 어릴 적에 겪었던 일이라고 굉장히 강조를 하셔서 이야기를 하셨대요.
- 김구라
보라 씨는 어떻게 들었어요, 이 얘기?
- 황보라
하, 저는 솔직히 믿기지가 않아요. 이게 무슨 소설 속에 나오는 것 같이, 혀가 막 나오고 이런 게...
- 김구라
근데 굉장히 몰입하고, 굉장히 놀라던데?
- 허안나
제일 무서워하던데요?
- 김구라
그러면서 본인의 혀를 자꾸 확인하지 않았어요?
- 김숙
아하하하하~
수시로 혀 체크하던 황보라 - 황보라
제가 이런 거 믿진 않지만, 제가 처음으로 점을 보러 갔던 때가 기억이 나요.
- 김숙
너무 앞뒤가 안 맞지 않아요?
- 김구라
점 정도는 볼 수 있잖아, 우리나라에서!
- 황보라
(점을) 보러 갔는데, 좀 늦게 갔어요. 너무 캄캄해요, 불이 다 꺼져있는 거예요. '이 집은 좀 이상하다, 불도 안 켜 놓구?' 막 좀 쎄 했어요. 쎄 했는데 저한테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도와주시는 분이 마지막에 딱 들어왔는데, '엄마야, 불을 안 키고 했네' 이러는 거예요. 알고 보니까 이 사람이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이었던 거예요. 이제 돈을 꺼내려고 하는데, '아마 복비가 없을 낀데?' 이러는 거예요, 저한테. 진짜 찾으려고 막 보니까 돈을 잃어버린 거예요, 오다가!
- 황제성
그걸 맞췄어?
- 황보라
예, '됐다, 들고 오지 마라, 가라' 이러는 거예요, 저한테! 그래서 그때 너무 신기했어요.
Q. 사연 속 저주, 정말 가능한 일일까?
- 김숙
근데 여러분들이 잘 모르는 게 있습니다. 제 친한 무당 언니들이 있어요.
- 황보라
어, 그래요?
- 김숙
지금도 손님들이 와서, 저주를 내려달라고 하시는 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 황보라
아, 못됐다! 왜, 왜 저주를 내려?
- 황제성
실존합니까?
- 김숙
실존으로! 나 괴롭히는 상사 좀 괴롭혀 달라. 그리고 남편이 바람이 났는데, 그 여자랑 남편이랑 저주를 좀 해 달라.
- 황보라
그게 가능해요? 저주가 내려져?
- 김숙
근데, 할 수 있대요!
- 황제성
할 수 있대요? 근데, 해 줘요?
- 김숙
할 수 있대요. 거기에 대한 부적도 있고 할 수 있지만 안 하는 게, 이 분처럼 역살을 맞는다고 합니다.
- 황제성
아, 그거구나! <곡성>에서 황정민이 살 날렸다고 얘기하고... 그게 거꾸로 돌아오면 역살인 거네요?
- 김숙
그렇죠. 그런데 결국은 살을 날리면, 그 살은 돌아온다고 얘길 해요.
- 김구라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되꾸빠꾸' 당한다고 하죠? 그런 거라고 보시면 되고... 아니 근데 사실 우리가, 무속의 역사가, 진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오래됐습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신당동도 사실, 무당하고 관련이 있다는 그런 얘기가 있네요.
- 황제성
어? 신당동의 신당이 그 신당이에요?
- 김구라
떡볶이 먹으러 많이 갔었는데 말이야!
- 황보라
신당? 신당을 모신다고?
- 김숙
그 떡볶이가 유명한 데가 아니에요~
- 심용환
신당동이 이제, 한자가 바뀌었어요. 새 신(新) 자로 바뀌었고, 옛날에는 진짜 귀신 신(神) 자를 썼다고 하고...
한자가 바뀐 신당동 - 황보라
어! 난 몰랐어!
- 심용환
사대문 안에서 사람이 죽으면 시신이 나가는 통로, 마을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그런 활동들을 많이 했다고...
무당들이 망자의 한을 달래주기 위해 모이다 보니 마을 이름에까지 무당과 관련된 지명이 붙게 되었다... - 김구라
그러니까 염(殮)도 하고 제(祭)도 하고?
- 심용환
맞아요, 맞아요. 그래서 신당동이 그런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해서 너무, '아, 여기 안 갈래! 여긴 귀신 있어!' 이럴 필요는 없습니다.
- 황제성
왕권 시대 때 그런 거죠, 뭐.
- 황보라
와, 여기 교육적인 프로그램이네요, 프로그램이?
- 김구라
우리가 지금은 사실, 무당이나 그런 것들을 안 믿는 분들도 많은데, 스트레스나 그런 것들도 그런 데 가서 해소하기도 하고, 그냥 얘길 듣기도 하고 이런단 말이죠...
- 김숙
상담 같은 것도 많이 하시고!
- 김구라
예, 그리고 사실 또 우리의 역사의 일부분 중의 하나가 그런 것들이 이어져 온 거니까, 우리가 너무 또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고, 너무 또 맹신할 필요도 없고, 이렇게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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