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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괴담회 12회 (3) 얼룩진 원피스 (괴담꾼 - 괴스트 보나)
    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5. 16. 00:35

    세 번째 괴담 '얼룩진 원피스'

     심야괴담회 12회 세 번째 괴담 '얼룩진 원피스'(괴담꾼-괴스트 보나)는 2013년 구제 패션이 열풍일 때, 역시 구제의 매력에 빠져들었던 선화(가명) 씨가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여러분, 일명 빈티지 원피스라고 불리는 구제 패션 다들 경험 있으시죠?

     

    - 허안나

     많이 입죠.

    - 김숙

     너무 예쁘죠!

     

     13년도쯤 '무한도전'에서 지드래곤 님이랑 정형돈 님이 동묘 구제시장에서 쇼핑을 했었잖아요. 그 당시의 패션피플들이 다 빈티지 옷만 살 정도로 난리가 났고 구제 열풍이 시작됐었는데요. 저희에게 사연을 보내주신 선화 씨도 그 당시 구제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 거죠. 이날도 역시나, 컴퓨터를 켜고 제일 먼저 구제 옷 사이트에 들어가서 폭풍 검색을 시작했죠. 이때, 선화 씨의 눈에 확 들어온 옷이 하나 있었는데요. 베이지 색깔의 롱 원피스였는데, 왠지 모르게 이 옷에 끌린 선화 씨는 바로 사이트에서 구매를 눌렀고, 며칠 뒤 바로 옷을 받아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구매한 베이지색 원피스

     근데 실제로 받아서 보니까... 옷이 더 예쁜 거예요! 

     

    - 김숙

     아~ 놀래라!

    - 황제성

     아, 깜짝이야!

    - 허안나

     예쁘다는 얘기를 되게 무섭게 하네ㅎㅎ

     

     상태도 괜찮은 편이었고, 일단 구제 옷이니까 한번 빨아서 입어야 되잖아요. 그래서 세탁기에 안 돌리고 직접 손빨래를 하기로 합니다. 조심스럽게 문질문질 비누칠을 하고 있는데, 

     

     "아! 뭐야~ 이런 걸 숨기고 판 거야?"

     

    원피스 안쪽에서 발견한 갈색 얼룩

     가슴 안쪽 부분에 갈색 얼룩 같은 게 있는 거예요.

     

    - 허안나

     갈색이면 피...?

     

     "짜증 나, 이걸 숨기고 판 거야?"

     

     괜히 좀 찝찝한 느낌이 들긴 했는데,

     

     '아유, 그래, 구제인데 뭐'

     

     옷이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들었던 나머지, 선화 씨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대요. 그리고 다행히 그 베이지색 원피스는 선화 씨한테 완전 찰떡이었던 거예요.

     

    - 허안나

     너무 잘 샀다!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 어디서 샀어?" 물어보고, 선화 씨는 거의 매일 입고 다녔던 거죠. 근데 어느 날부턴가, 이 옷만 입으면 그날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거예요. 

     

    - 김숙

     아... 뭐야...!

     

    하루는 외출하려고 그 원피스를 입던 중이었는데, 분명 보이지 않았던 옷핀이 원피스에 있어서, 팔이 다 긁힌 거예요.

     

    보이지 않던 옷핀에 상처를 입은 팔

    - 허안나

     그동안 (계속) 입었는데?

     

     피가 너무 나서 그날은 약속도 취소하고 집에서 쉬었어야 했대요. 그리고 또 다른 날은 그 원피스를 입고 남자 친구를 만났던 날이었대요. 그런데 그날따라 어깨 쪽이 계속 따끔따끔 아픈 거예요. 자세히 보니까, 누군가가 찍 긁은 손톱자국이 피부에 올라와 있더래요.

     

    누군가 손톱으로 긁은 듯한 의문의 어깨 상처

    - 심용환

     어떻게 그래?

     

     너무 놀란 남자 친구가 약을 사 와서 발라줬고, 선화 씨는 묘한 기분이 들어가지고 그날은 바로 집으로 가서 안정을 취했다고 해요. 그리고 며칠 후, 선화 씨가 혼자 집에 있다가 막 잠이 들려고 할 때였대요. 근데 방안 어딘가에서 휘적휘적 뭔가를 찾는 소리가 계속 들리더래요. 

     

    - 김숙

     아흐... 무서워...!

     

     그래서 선화 씨가 눈을 비비면서 일어난 거죠. 소리가 나는 쪽을 쭉 둘러봤는데... 선화 씨가 누워있던 침대 맞은편에 옷을 걸어둔 행거가 있었거든요. 거기서 소리가 나는 거예요. 그 밑으로... 뭔가가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는 거예요.

     

    무언가를 찾는 듯 옷을 파헤치는데

     검은 형체가... 뭔가를 찾는 듯이 뒤적뒤적 옷을 파헤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가 뭔가를 쭉 늘어 잡아당기더니... 툭! 떨어트리는 거예요. 그게 뭔지 아세요? 

     

    - 황제성

     뭐야...

    - 김숙

     원피스?

     

     바로 옷걸이에 걸려있던 그 구제 원피스인 거예요! 선화 씨는 너무 무서워서, 기절하듯 바로 잠이 들어서 그다음 일은 아무 기억이 없는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소름이 쫙 돋은 거예요. 행거 밑에 원피스가 떨어져 있는 거죠.

     

    행거에 걸어 둔 원피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

    - 김구라

     꿈이 아니야? 어우, 실제...

     

     어젯밤 그 검은 형체는 뭔지, 왜 하필 그 옷을 잡은 건지, 선화 씨는 마음이 심란했는데, 그냥 불길한 꿈을 꿨구나, 기분이 나쁜 꿈을 꿨구나 생각하고 넘어간 거죠. 근데 이상했던 것은 선화 씨가 또 홀린 듯이, 원피스를 주섬주섬 입기 시작하는 거예요. 근데 그날은 평소엔 잘 안 하던 장미 브로치까지 달고 원피스를 또 입고 나간 거죠.

     

    그렇게 선화 씨는 남자 친구를 또 만나러 가요. 둘이 같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선화 씨의 원피스에 달려있던 장미 브로치가 길가로 툭 떨어진 거죠. 선화 씨는 그 장미 브로치를 주우려고 본인도 모르게 길가로 한 발, 두 발 나갑니다.

     

    본인도 모르게 길가로 나가는 선화 씨

    그때 승용차가 경적을 빵! 울리면서 너무 빠른 속도로 선화 씨 쪽으로 오는 거죠. 그 순간! 남자 친구가 확 선화 씨를 낚아채서 겨우 큰 사고를 면할 수 있었대요.

     

    선화 씨를 낚아 챈 남자 친구

     "야! 너 이렇게 차가 많이 다니는데 그쪽으로 가면 어떡해!"

     

     남자 친구가 막 뭐라고 다그치는데, 힘이 풀려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대요.

     

    - 김숙

     홀렸나 보다...

     

     선화 씨는 순간적으로 정신이 퍼뜩 들더래요. 아, 이거 원피스 때문이구나... 싶었던 거죠.

     

    '구제 원피스 때문이구나...!'

     자꾸 다치고, 이상한 게 보이고... 오늘은 정말 죽을 수도 있었던 거였잖아요. 이 원피스를 입고 일어났던 일들이 하나하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고, 지금 생각해보니

     

     '아, 그 검은 형체가 이 옷 때문에 나를 죽이려 드는구나!'

     

    싶더래요. 선화 씨는 그날 집으로 바로 돌아와서 그 원피스를 내다 버렸대요. 그렇게 불길한 마음을 어느 정도 가라앉히고 간신히 잠이 들게 된 거죠. 그런데 그날 밤! 선화 씨가 한참 잠을 자는데 도중에 눈이 번쩍 뜨이더래요. 그 순간, 발 밑으로 뭔가가 스르륵 만져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 거죠.

     

    - 김숙

     발 밑에?!

     

     숨을 죽이고 내려다본 선화 씨의 발 밑에는, 사람 머리카락 같은 것들이 잔뜩 깔려있고,

     

    - 김숙

     여자다, 여자다...

     

    조금이라도 소리를 내면 난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입도 뻥끗 못한 채 벌벌 떨고 있었던 거죠.

     

    선화 씨 발 밑에 느껴진 무언가

     선화 씨는 안 되겠다 싶어서 조금이라도 움직여 보려고 시도를 했대요. 가위에서 깨 보려고 한 거죠. 근데 안 깨는 거야! 근데... 이 행동이 이 여자를 더 건드린 느낌이 들더래요.

     

    - 허안나

     자극을 했구나!

     

     이번에는 그 여자가 선화 씨가 누워있는 침대로 스르륵 올라오더니, 발목 탁 하고 움켜 잡아 버린 거예요. 

     

    선화 씨의 발목을 움켜 잡은 그 여자

     거의 발목이 끊어질 듯한 고통이 느껴지더래요. 그리고 그 여자는 선화 씨의 발목을 잡은 채로... 서서히 몸을 더 일으키는데요, 입이 찢어질 듯이 웃고 있는 얼굴이 보이더래요.

     

    입이 찢어질 듯 웃고 있는 얼굴

     근데 그 여자가 입고 있던 옷이... 

     

    - 김숙

     아악!! 악! (설마...)

     

    바로 그 구제 원피스였던 거예요!

     

    - 황제성

     너무 무섭다, 너무 무섭다!

     

     선화 씨는 이 지옥 같은 가위에서 깨고자 했지만, 그럴수록 그 여자는 발목을 더 세게 움켜 잡더래요. 마치 선화 씨의 고통을 즐기는 듯한... 그런 기쁨의 표정으로 웃고 있었대요. 그래서 선화 씨는 결국 그대로 기절하고 말아요. 그다음 날, 남자 친구는 하루 종일 선화 씨가 연락이 없으니까 집으로 찾아왔대요. 

     

     "야, 선화야! 선화야! 정신 차려 봐, 선화야! 눈 좀 떠 봐!!"

     "헉... 아아악!!! 오빠!"

     

    뭔가를 발견하고 기겁하는 선화 씨

     분명히 내다 버렸던 그 원피스가...

     

    - 김숙

     아...! 안 돼, 안 돼, 안 돼...

     

     눈앞의 행거에 걸려있더래요!

     

    다시 행거에 걸려있는 원피스!

    - 황제성

     아니,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

     

     "오빠! 저 옷 좀 치워줘!! 날 죽일 거야!! 분명 날 죽일 거야!!!"

     "어, 괜찮아, 괜찮아. 선화야, 우리 저거, 당장 갖다 버리자!! 귀신 붙은 게 분명해!!"

     

     선화 씨는 더 이상 괴로움에 시달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가까운 공터로 가서 그 옷을 불태워버렸던 겁니다.

     

    선화 씨를 괴롭히던 그녀는 원피스의 주인이었던 걸까...?

     

     


    <후後토크>

    - 황제성

     마지막에 너무 충격적이다! 어떻게 (옷이) 다시 왔지?

     

    - 허안나

     아니, 널브러져 있는 것보다 옷걸이에 곱게 걸려있는 게 더 무서워요!

     

    - 김숙

     왜 있는 거야? 버렸는데! 

     

    - 황제성

     나는 근데 제일 무서웠던 게, 김구라 씨 추임새가 너무 무서웠어요!

     

    속삭임 같지만 모두에게 들리는 구라 추임새
    본의 아니게 웃음 참기 대결

    - 황제성

     아니, 너무 몰입을 하고 있었는데~ 

     

    - 김구라

     아니, 아냐! 여러분들! 우리 어둑시니분들! 근데, 나는 여태까지...

     

    - 보나

     무서운 포인트였는데~~ㅠㅠ

     

    - 김구라

     ... 그 어떤 괴담 중에서 무서움의 어떤 디테일한 묘사는 이게 최고였던 것 같아!


    - 김구라

     요즘 구제는 마켓이다 해 가지고 일상생활이 됐는데...

     

    - 김숙

     지금 옷장에 구제 옷 없는 사람 없을 걸요?

     

    - 김구라

     그러니까 더 무섭네! 더 무서워!

     

    - 황제성

     구제가 옛날에 괴담들이 있긴 있었어요. 전 주인을 모르니까, 전 주인이 무슨 일 때문에 내놓은 건지 모르니까 그것 때문에 한참 괴담들이 돌았는데...

     

    - 보나

     저는 그 얘기도 들어봤어요. 구제 바지를 샀는데 학생증이랑 증명사진 같은 게, 엄청 오래된 게 나오더래요. 90 몇 년도 이렇게 나와 가지고.

     

    - 김구라

     오오, 그걸 알고 있어?

     

    - 황제성

     오, 얘 장난 아니다!

     

    - 보나

     유명한 거죠? (순수) 그걸 봤더니, 파출소를 갖다 줬는데 실종 신고가 된 사람이었던 거예요.

     

    - 일동

     으아아~~ (소름)

     

    - 허안나

     그러면 그 옷을 입고 실종이 된 거예요?

     

    - 곽재식

     누가 판 거야~? 어떤 놈이 판 거야, 그거를?

     

    - 김구라

     아니 그게 아니라, 사실은 그 얘기를 황제성이 하려고 그랬는데!

     

    - 보나

     아, 그래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편집해 주세요!!

     

    - 황제성

     아, 나 그거 결론까진 몰랐어! 나 안 할래!! 그 얘기 소개 안 할래!!

     

    보나 - 죄송해요!

    - 김구라

     황제성 얘기는 거기서 그게(신분증) 나왔다는 건데, 그게 실종된 사람이란 얘기는... 와~~

     

    - 황제성

     제 얘기의 결론이 보나 씨가 한 것일 수도 있어요. 전 몰랐어요, 거기 까진.

     

    - 보나

     진짜요?

     

    - 황제성

     네. 난 진짜 너무 무서워! 내 분량이 다 날아갔어!

     

    빵 터짐

    - 보나

     죄송해요! 편집해 주세요!

     

    - 김구라

     이걸 써야지 무슨 얘기야!

     

    - 황제성

     제가 봤을 때 변형된 걸 수도 있어요. 결론이 붙여진 거고.

     

    - 김구라

     괴담은 항상 변형이 됩니다. 더 무서운 쪽으로요.


    - 김숙

     안쪽에 얼룩이 묻어있었다고 했잖아요. 그게 나는 사연이 있을 것 같아서 궁금하네요.

     

    - 허안나

     원래 피가 좀 마르면 갈색이 되지 않아요?

     

    - 김구라

     피는요, 근데 지워집니다. 좋은 세제로 하면.

     

    - 황제성

     피가요? (잘못 들었나..?)

     

    - 김숙

     잘 안 지워지죠.

     

    - 김구라

     잘 안 지워지는데 지워져요. 저는, 제가 봤을 때는, 프로폴리스다!

     

    프로폴리스가 묻은 게 확실

    - 허안나

     목이 아픈 어떤 사람이?

     

    - 김구라

     프로폴리스는 절대 안 지워져! 그거는 진짜 못 지워!

     

    - 황제성

     아니 성대에 뿌리지 않는 한...

     

    - 김구라

     스포이드로 하다가 이렇게 들어갈 수 있는 거지!

     

    김숙 - ㅋㅋㅋㅋ (재밌는 오라버니로세)

    - 김구라

     제가 프로폴리스를 뿌리다가 옷에 묻은 거야. 그래서 우리 스타일리스트가 "오빠, 이건 안 지워져서 오빠가 그냥 사셔야 돼요."

     

    - 보나

     잠깐만, 잠깐만! 일단 그럴 수도 있잖아요. 사고가 난 다음에 빨지 않은 옷일 수도 있잖아요. 

     

    - 김구라

     그럴 수도 있죠.

     

    - 보나

     그렇죠. 무섭게 가요, 우리~ (내 소듕한 괴담인데...)

     

    - 황제성

     근데 오래된 핏자국은 진짜 잘 안 지워져요.

     

    - 김숙

     안 지워져요. 오래된 건 안 지워져요. 절대로. 

     

    - 황제성

     가슴 여드름도 한번 생각해 볼 수도 있죠.

     

    - 김숙

     아니, 피가 그렇게 많이 난다고?

     

    - 황제성

     누구라곤 얘기 안 하겠지만,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뻘쭘)

     

    - 김숙

     아이... 저, 보나 씨 처음이에요~ 오늘 사연 처음 읽었는데 가슴 여드름은 좀...

     

    보나 - (속상)

    - 김구라

     왜냐하면, 너무 사연이 무서워서, 여기 있는 우리 선배들이 일부러 딴짓하는 걸 수도 있어. 너무 무서운 사연이었어요! 정말로, 정말로!


    - 김숙

     사연자분이 원래 귀신 불신자였는데, 이 일로 생각이 확 바뀌었대요. 그리고 제가 아까 들었는데, 우리 조연출 중에 한 분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더라고요. 

     

    - 허안나

     구제 옷?

     

    - 황제성

     우리 식구 중에, 진짜?

     

    - 김숙

     예. 구제 시장에 가서 구제 옷을 산 거예요. 그래서 옷을 잘 걸어놓고, 밤에 잠을 자다가 딱 깼는데... 머리맡에 웬 남자가 그 옷을 입고 고개를 푹 숙이고 쳐다보고 있더래요. 위에서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쳐다보고 있던 의문의 남성

     내가 보면 이렇게 보이는(누워서 올려다 보이는) 거죠. 그래서 아, 뭐야... 그러고 잔 거예요. 근데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고개가 점점 내려오는 거예요! 점점! 그래서 나중에는 얼굴이 닿을 정도로 다가와 있더래요. 너무 소름 끼치잖아요. 그래서 그걸 할머니한테 얘기한 거야. 그러니까 할머니가 막 혼내면서, 이걸 왜 들고 왔냐고, 당장 태우라고 막 혼을 냈대요. 그래서 그 옷을 바로 태웠거든요. 그다음부터는 안 나타납니다. 그래서 조연출분이 이 사연을 보자마자 '아, 이거 태워야 되는데!'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네요.

     

    "안녕하세요 심야괴담회 조연출입니다"

    - 조연출 인터뷰

     안녕하세요. 저는 심야괴담회 조연출입니다. 처음에 회의 때 이 사연을 듣고, 되게 저랑 많이 비슷한 일인 것 같다, 사연인 것 같다 생각해서 제가 PD님들한테 말씀을 드렸습니다. 초반에는 그냥, 가위를 한 번도 안 눌려봤으니까, 가위를 나도 눌리는구나 신기했지만, 그 사람이 점점 내려오는 걸 느꼈을 때는 '아, 내가 이 사람한테 무슨 일을 당할 수도 있겠다' 제 꿈에 나왔던 그 사람이 입던 옷인 것 같아서, 그래서 꿈에 나왔지 않았나...

     

    - 황제성

     겪지 않고는 진짜 모른다니까요!


    - 김구라

     사실 그 구제라는 게, 의미 자체가 우리 역사랑 좀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 심용환

     그렇죠, 그렇죠. 사실은 이게 또 가슴 아픈 가난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게 되는 건데, 1950년대 때, 해방됐을 때도 되게 가난했잖아요. 그리고 또 한국전쟁이 일어나니까...

     

    1945년 해방 이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했지만

    - 김구라

     그래서 '기브미 초콜릿', '부대찌개' 이런 게 다 나온 거잖아요~  

     

    1950년 6월 25일 한국 전쟁으로 인해 미군 보급품에 의존하며 생활

    - 심용환

     그렇죠, 그렇죠. 결국은 미군 보급품에 의존해서 50년대를 생활했기 때문에, 아마 기억하실 거예요. 어렸을 때 저희 아버지가 미군 군복 염색해 가지고 점퍼로 입고 다니고, 아마도 그런 기억 있을 거예요. 

     

    - 김구라

     그래요! 맞아요. 우리가 사실 대학교 가면, 항상 우리 예비역들은 바지가 사실 편안하게 입고 다니면서도 활동성도 있고 그래야 되니까, 항상 뭐 흔히 우리가 얘기하는 양키 시장이라고 하는 (곳에서), 미군 군복을 염색해서... 그게 최고의 바지였었죠. 

     

    구제의 기원은 1950년대 군복패션

    - 심용환

     맞아요, 맞아요. 그래서 미군 군복을 갖다가 염색해서 활동복으로 입는 게 되게 흔했었고, 심지어 이건 좀 재밌는 사례인데, 화면 보이시나요?

     

    겉보기엔 평범한 코트 같지만

    - 김숙

     이게 뭐예요?

     

    - 심용환 

     이건 코트잖아요. 코튼데 이게 뭐냐면, 군용 담요를 갖다가 코트로 새로 재단을 해서...

     

    미군 군용 담요를 활용해서 만든 코트

    - 황제성

     이쁜데?

     

    - 보나

     예쁘다~

     

    - 허안나

     우와~

     

    - 김숙

     느낌 있는데!

     

    - 심용환

     근데 재밌는 건 이게, 군용 담요에 애초에 'USA' 마크가 새겨져 있는데, 이걸 바꿔놔도 문양이 남아 있는 거예요. 그래서 대학생들이 입고 다니면, "야, USA!" 이런 식으로 부르고 짓궂게 농담했던 그런 시절의 이야기도 있고요...

     

    - 곽재식

     좀 덧붙이자면, 그래서 '구제'라는 말의 의미도 좀 바뀌었었죠. 과거에는 '구호물자', 구제(救濟)를 위한 목적으로 나온 그런 제품을 어떻게 저렇게 활용해 가지고 입는 옷이다는 그런 의미였다가, 요즘에는 그냥 옛 구(舊) 자를 써 가지고 옛날에 나온 옷을 재활용한다(舊製) 그런 뜻으로 바뀐 것 같아요. 

     

    과거에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의미 '구제(救濟)'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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