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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괴담회 6회 (2) 공수부대 훈련 (괴담꾼 - 황제성)
    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4. 3. 20:57

    두 번째 괴담 '공수부대 훈련'

     심야괴담회 6회 두 번째 괴담 '공수부대 훈련'(괴담꾼-황제성)은 42살 회사원 신상민 씨의 사연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얘기에 앞서서, 상민 씨가 근무를 하셨던 부대라든지 지명, 이런 것들은 군사기밀이라서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을 양해를 구하더라고요. 때는 2002년 5월입니다. 상민 씨의 부대는 낙하산을 이용한 상륙 작전이 주임무인 공수부대였답니다. '기습 침투해서 적의 허리를 끊자!'라는 이런 사명감을 가진 부대였죠.

     

    '필승! 기습 침투해서 적의 허리를 끊자!'

    그래서 정기적으로 낙하산 훈련을 진행하는데, 그날도 마침 훈련을 하는 바로 전날이었대요. 낙하산 훈련 전날에는 부식창고, 그러니까 간식 창고가 아주 거덜이 난대요. 평소에는 잘 먹을 수 없었던 과자, 컵라면, 초코빵, 건빵 등 온갖 맛있는 것들이 막 그냥 쏟아지는 날인 거죠. 왜냐!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고...

     

    - 한승연

     뭘 그렇게까지...ㅠㅠ

    - 김숙

     아이, 왜에 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비행기나 헬기에서 뛰어내리는 낙하훈련은 언제든 돌발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훈련이잖아요. 그러니까 잘 먹고, 무사안전을 기원하는 의미로 이런 전통이 생긴 거죠. 그래서 이제 여느 때처럼 배가 터지게 먹고 잠자리에 들었대요. 근데 상민 씨는 이제 상병이라서 낙하훈련도 약 7회 이상 한, 굉장히 많은 경험을 보유했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처음 뛸 때보다 더 긴장이 되더래요. 그렇게 자는데 갑자기 가위에 눌리는 느낌이 싹 들더래요. 가위를 풀려고 발가락을 움직여봤는데 발가락이 꼼짝도 안 하는 거예요. 그래서 슬며시 눈을 떴는데...

     

    새하얀 정장을 입고 관물대 위에 앉아 있는 아이

    관물대 위에 새하얀 정장을 입고 하얀 구두에 하얀 중절모를 쓴 남자아이가 해맑게 웃고 있더래요. 그래서 상민 씨는 정말로 아이가 들어온 줄 알고,

     

     "야! 너 누구야! 꼬마야! 너, 여기 들어오면 안 돼!"

     "너, 내가 보여? 내가 보이는 거야? 히히."

     

    라고 물어보더래요. 

     

     "아니, 어, 어떻게 들어왔냐니까! 여기 부대 안에 들어오면 안, 안 돼! 너 어떻게 들어왔어!"

     "내일이면 알게 될 거야! 하하하하~"

     

    라는 말을 남기고 웃습니다. 그리고 상민 씨는 잠에서 깨요. 꿈을 꾼 거였죠.

     

    - 김구라

     아~ 기분(느낌) 안 좋네.

     

    시계를 보니까 새벽 1시 정도였는데, 상민 씨는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무슨 꿈을 꾼 건지 뒤숭숭한 기분이 들어서 담배를 하나 피려고 밖으로 나갑니다.

     

    담배를 피러 밖으로 나온 상민 씨

    이제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하는 그 순간, 

     

     "하하하하하~~"

     

    다시 이렇게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 김숙

     꿈이 아니잖아!

    - 허안나

     잠에서 깼는데?

     

    '어!' 하고 내려다봤더니, 이번엔 새까만 정장에 까만 구두를 신고 까만 중절모를 쓴 남자아이가 상민 씨를 보고 웃고 있더래요.

     

    상민 씨를 보고 웃고 있는 까만 정장의 남자아이

    상민 씨는 너무 놀라 가지고 손에 들고 있던 담배도 떨어뜨리면서, 

     

     "너, 너,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

     

    이렇게 물었더니,

     

     "하하하! 내일이면 알게 될 거야! 하하하~~"

     

    그 순간,

     

     "빰 빰 빰빰빰 빰빠라밤 빰 빰빠라밤 빰 빰빰빰 빰빠라밤!!"

     

    - 곽재식

     제일 무섭고 제일 싫어, 진짜! (질색 팔색)

     

    바로 일어나게 되는 이 기상나팔음이 들립니다. 그래서 상민 씨는 모든 잠에서 깨어났대요. 이 모든 게, 다 꿈이었던 거예요. 

     

    - 김숙

     꿈이야~? 꿈이야~?

     

    꿈을 깼다고 생각했던 것까지, 꿈이었던 거예요.

     

    - 김숙

     이중 꿈인 거네요.

    - 심용환

     신기하네.

     

    이 모든 게 정말 기이한 꿈이었잖아요. 애써서 계속 이 느낌을 무시하고, 훈련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근데 후임 한 명이 잠을 잘 못 잤는지 계속 눈을 비비더래요, 너무 피곤한 채로.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어봤대요.

     

     "아 저, 사실 어젯밤에 이상한 꿈을 꿨지 말입니다. 제 관물대 위에 하얀 정장이랑 하얀 구두랑 하얀 중절모 쓴 꼬마까지 앉아 가지고 막 웃으면서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지 말입니다."

     

    - 김숙

     똑같은 꿈을 꿨어!

     

    상민 씨가 너무 놀라 가지고,

     

     "야! 하얀 정장 입은 꼬마라고! 너 혹시 까만 정장 입은 애도 봤냐?"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상민 씨는 여기에 너무 놀라서 그날 아침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더래요. 왜 하필! 이 꿈이! 낙하산 훈련이 있는 전날 이상한 꿈을 꿨는지... 온갖 생각을 하면서 연병장에 다들 집합을 했대요. 곧 이어서 낙하산과 소대원들을 싣고 갈 군용 트럭이 왔고, 지시에 따라서 한 군용 트럭에는 낙하산을 실었고, 또 한 트럭은 소대원들이 탈 트럭이겠죠. 출발하기 전에 소대원들이 싹 모여서 웅성웅성거리고 있는데, (상민 씨가) 살짝 들었대요. 

     

     "뭐...? 하얀색 정장?"

     "뭐? 검은 정장?"

     

    이 얘기들로 웅성웅성거리는 거예요, 웅성웅성!

     

     "너도 봤다고? 너도 봤다고?"

     

    - 김구라

     아, 이게 뭐야?

     

     "야, 무슨 소리야? 너도? 너도? 너도?"

     

    계속 이러면서,

     

     "야, 나도 봤어!"

     "그래, 어린애, 어린애!"

     "뭐야, 이거!!"

     

    난리가 난 거예요! 알고 보니까, 같은 침상에서 자는 아홉 명 소대원 모두가 똑같은 꿈을 꾼 거예요!

     

    - 김숙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이러면은 이제 이야기가 달라지죠. 그냥 무시할 수가 없는 꿈이 되는 거죠. 그래서 상민 씨는 부대 간부인 행보관님을 찾아갑니다. 찾아가서 말씀을 드렸어요.

     

     "아... 죄송한데 저희가... 어제 이상한 꿈을 꿨는데 말입니다... 모두 같은 꿈을 꿨지 말입니다." 

     

    이렇게 행보관님한테 말을 했더니, 행보관님은 어떻겠어요?

     

     "그게 뭔 소리야! 이 자식들 빠져 가지고! 야, 너네 낙하산 타기 싫어 가지고 지금 뺑끼 부리는 거야? 어?"

     

    - 김숙

     안 돼, 안 먹히는 거야...

     

     "너네, 비행장까지 뛰어갈래, 아니면 그냥 갈래? 야, 잔말 말고 30분 안에 모든 트럭에 탑승한다, 실시!!"

     

    - 김숙

     그렇지, 얄짤 없지, 거기는...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찝찝한 마음을 안은 채 트럭을 탔습니다.

     

    찝찝한 마음으로 트럭 탑승

    낙하산을 실은 다른 트럭과 함께 이제 비행장으로 향하게 돼요. 모두 같은 꿈을 꾼 아홉 명의 소대원이 같이 탔으니 이 트럭 안이 얼마나 불안, 불안했겠어요. 그 후임 같은 경우에는 막 다리를 달달 떨고 손톱을 물어뜯으면서, 얼마나 무섭겠어요! 그래서 선임병한테,

     

     "신 상병님, 별일... 아니겠지 말입니다." 

     "아 뭐, 별일 있겠어? 괜찮을 거야."

     

    상민 씨도, '혹시 뭐가 잘못되는 건 아니겠지?' 이런 온갖 무서운 생각이 다 들고, 낭떠러지를 끼고 덜컹덜컹 올라가는 이 산길이, 그 당시 느낌으로는, 꼭 죽으러 가는 것 같았대요. 정말 너무 무서웠대요. 그렇게 한 5킬로 정도 이동했을 때, 갑자기 상민 씨가 탄 트럭과 낙하산을 실은 트럭이 멈추더래요. 그리고 행보관님이 다가오더니,

     

    "니들 다 같은 꿈 꿨다고 했지?"

     "야, 니들 다 같은 꿈 꿨다고 했지?"

     "맞습니다!"

     "아이 씨... 일단 알았으니까, 내려! 다 트럭 바꿔 탄다, 실시!"

     

    낙하산을 실은 트럭과 부대원들이 탄 이 트럭을 바꿔서... (탄 거죠)

     

    - 김구라

     훈련을 취소할 수 없으니까 그렇게라도...

     

    그렇게 상민 씨와 소대원들은 트럭을 바꿔서 탄 후에, 다시 비행장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점점, 먹구름이 밀려오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점점 내리기 시작한 비

    상민 씨는 안도의 숨을 쉬었대요.

     

     '휴~ 다행이다!'

     

    비 오는 날에는 낙하 훈련이 없거든요. 그제야 소대원들은 긴장이 풀렸는지 잡담도 하고 분위기가 어느 정도 풀어졌는데, 그 순간!

     

     "파바바박! 파바박!"

     

    - 김숙

     왜 왜 왜!

     

    상민 씨랑 소대원들이 방금 전까지 타고 있던 그 트럭이, 시동 꺼지는 소리와 함께 뒷바퀴가 헛돌면서 그대로 옆으로 쿵!

     

    - 김숙

     전복된 거야? 전복된 거야?

     

    낭떠러지로 전복된 트럭

    콰광 쾅쾅!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집니다.

     

    - 김숙

     갑자기?!

     

    실려있던 낙하산은 사방으로 날아가서 숲에 떨어지고, 나무에 걸려서 찢어지고... 상민 씨는 다리에 힘이 쫙 풀려서 거기 서 있을 수가 없더래요. 만약에 행보관님이 트럭을 바꿔 타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여기저기로 튕겨져 나간 그 낙하산, 나무에 걸린 낙하산의 모습이 상민 씨와 소대원들의 모습이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3일 뒤, 상민 씨는 휴가를 나왔어요. 자다가 목이 말라서 부엌으로 나갔는데, 거실 소파에 그때 그 새하얀 정장을 입은 아이가 또 앉아 있는 거예요. 그 아이는 상민 씨를 쳐다보며 해맑게 웃으면서...

     

    "거봐... 내가 알게 된댔지?"

     "거봐, 내가 알게 된댔지?"

     

    이렇게 말했답니다.

     

     


    <후後토크>

    - 김구라

     아... 결과를 얘기해주고 이제 사라졌군요...

     

    - 허안나

     검은 아이는 안 나오고요?

     

    - 황제성

     네.

     

    - 김구라

     이야~ 근데 정말 제일 기이한 게, 어떻게, 우리(패널들)로 말하면 다 같은 꿈을 꾼 거 아닙니까?

     

    - 김숙

     그렇죠! 말이 안 되는 거죠. 다행히 차를 바꿔준 게...!

     

    - 심용환

     아까 트럭이 굴러 떨어졌다고 얘기했잖아요? 보면, 운전자가 탄 데는 실제로 우리 자동차처럼 쇠 골조가 올라와 있는데 보통 군용 트럭은 뒤에 밑은 탄탄하지만, 위에는 다 나뭇대로 끼워 놓고 천막만... (쳐 놓죠) 그래서 한 번 구르면 완전히 죽는 거예요! 진짜 이거는 기적적으로 살아난 거예요!

     

    군용 트럭의 적재함은 위에 나뭇대를 끼워 놓고 위에 천막만 씌워 놓은 형태

    - 황제성

     상민 씨가 너무 놀라서, 19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을 하고,

     

    - 김구라

     대형참사가 날 뻔했네, 군에서...

     

    - 황제성

     그 후의 후일담도 전해주셨는데, 사고가 나서 부대로 복귀한 후에 행보관님이 소대원들 다 불러 가지고, '야, 내가 군생활 30년 하면서 별일 다 겪어봤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야. 꿈 사고 관련 얘기는 전역할 때까지 좀 함구해 줘'라고 하면서 신신당부를 하셨다고 합니다.

     

    - 김구라

     그게 또 악용될 여지도 있고 하니까...

     

    - 심용환

     맞아, 맞아!

     

    - 김숙

     보통 원래 꿈이, 애기가 나오면 조금 조심해야 하는 꿈이긴 해요. 동자가 나왔잖아요.

     

    - 김구라

     근데 동자가 나오면 안 좋은 꿈인데, 결과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거든요.

     

    - 한승연

     저는 이 친구들이 되게 좋은 존재라고 생각을 한 게, 어쨌든 어떤 알림을 줬다고 생각하거든요. 조심을 하라는 느낌들을 줬기 때문에 다음 날에도 트럭을 바꿔 탈 수 있었고...

     

    - 황제성

     그리고 우리가 또 주목해야 할 점이 어린아이들의 복장입니다. 이 애들이 구두에, 정장에, 중절모에... 드레스코드가 되게 특이하잖아요.

     

    구두 + 정장 + 중절모, 아이들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복장!

    - 허안나

     애기들이 입을 옷이 아니잖아요, 사실!

     

    - 황제성

     색깔도 두 개로 나눠져 있고, 흰색, 검은색으로...  

     

    - 심용환

     흔한 얘기는 아닌데 김시습이 쓴 <금오신화>라는...

     

    - 김구라

     금오신화! 그거 꿈 얘기잖아요.

     

    금오신화(김시습) - 조선 최초의 한문 단편 소설집

    - 심용환

     여기에 보면, 경주에 박생이라는 사람이 있어요. 굉장히 글도 많이 읽고 똑똑한 사람인데, 어느 날 책을 읽다가 잠이 든 거야. 꿈에 염라대왕을 만난 거야. 염라대왕이 '일로 와 봐', 얘기를 막 나눠 보니까 어우, 너무 똑똑해! 박생이 마음에 든 거야. 그래서, '야, 다음 생에는 네가 내 자리를 맡아라', '나는 너에게 물려주겠다' 이런 얘기를 하고 딱 꿈에서 깨는 일이 있었어요. 그러고 나서 세월이 흐른 다음에 실제로 죽게 되는데, 죽은 다음에 저승문 앞으로 가는데 앞에, 하얀 옷을 입은 백의 동자와 검은 옷을 입은 흑의 동자가 딱 나와 있는 거예요.

     

    - 김숙

     오오! 뭐야!

     

    - 심용환

     특이하죠? 그리고 각자가 책 하나씩을 딱 들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야, 근데 너네 손에 들고 있는 게 뭐니?' 이렇게 물어보니까, 하얀 옷을 입고 있는 친구는, '나는 착한 사람들의 명부를 갖고 있어', 검은색 옷을 입고 있는 아이는, '나는 나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갖고 있어'라고 하는,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이야기인데, 사실은 소설이긴 한데 저는 얘기(사연) 들으면서 사실 혼자 막 땀이 삐질삐질 나는 게...

     

    - 황제성

     존재하는 거 아냐, 진짜?

     

    - 심용환

     너무 이상하지 않아요?

     

    - 허안나

     그 친구들이 왔었나 봐~

     

    - 심용환

     검은 옷과 하얀 옷이 있었잖아!

     

    - 황제성

     그리고 마지막에 무슨 색깔이 나왔어요? 흰색이 나왔잖아요!

     

    - 김숙

     만약에 혹시라도 큰 사고를 당했으면 검은색 옷 입은 아이가 와서 '거봐, 알게 된다고 했잖아'를 했겠지!

     

    - 황제성

     어어! (소름)

     

    - 김구라

     어, 오늘 또 우연찮게 흰색과 검은색 옷을 입었네!

     

    우연치 않게(?) 흰색과 검은색 옷을 입고 온 제성

    - 황제성

     어어, 어어! (몸서리)

     

    - 한승연

     반반동잔가? 하하!

     

    - 김숙

     (베스트를 가리키며) 오늘 약간 검정인데?

     

    - 황제성

     (단추를 황급히 풀며) 어, 으어!

     

    - 김구라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그럼 바지도 벗어야 돼! (단호)

     

    - 일동

     하하하하! (박장대소)

     

    - 황제성

     (탁자 아래로 숨으며) 그냥 이렇게 있으면 되잖아... 아이, (바지) 벗을 뻔했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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