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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괴담회 8회 (4) 안개꽃 (괴담꾼 - 허안나)
    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4. 16. 23:24

    네 번째 괴담 '안개꽃'

     심야괴담회 8회 네 번째 괴담 '안개꽃'(괴담꾼-허안나)은 고양시에 사시는 33살 회사원 최지운 씨의 사연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이 이야기는 무려 27년 전, 1994년, 지운 씨가 6살이 되던 해에 있었던 일이에요. 너무 오래된 일이라서 어머니께 얘길 좀 물어보고 사연을 보내주신 거예요. 당시 지운 씨 외가 쪽 이모님이 좀 안 좋게, 젊은 나이로 돌아가시게 된 거예요. 지운 씨 가족들은 두 번 정도 얼굴을 본 사촌분이었대요. 지운 씨를 옆집에 맡기고 장례식장에 가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지운 씨가 가겠다고 떼를 쓰는 거예요. 어쩔 수 없이 지운 씨의 부모님과 지운 씨는 차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떠납니다. 도착한 장례식장에는 외할머니와 외가 삼촌들, 가족들이 다 모여있는 거예요. 근데 너무 갑작스러운 죽음이라 장례식장 분위기는 굉장히 숙연했어요.

     

    매우 숙연한 장례식 분위기

    6살이던 지운 씨는 친척들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 거예요. 그래서 할머니 앞에 가서 막 까르르까르르 웃으면서 재롱을 피우고 있었던 거예요. 

     

    - 김구라

     애가 뭐 장례식장인 줄 아나, 뭐.

     

    그 순간, 지운 씨 눈앞에 번쩍하고 별이 보이더니 벌러덩 뒤로 확 자빠져버린 거예요.

     

    - 황제성

     갑자기?

     

    갑자기! 그리곤 지운 씨 눈앞에 생전 처음 보는 표정의 아버지가 서 계셨대요.

     

    처음 보는 표정으로 서 계신 아버지

    아버지가 6살짜리 아들 뺨을 때린 거예요! 너무 놀란 지운 씨는 눈물이 나지도 않았대요. 그런 지운 씨한테 아버지가,

     

     "조용히 해야지! 여기서 왜 떠들어! 조용히 안 해?"

     

    화를 내신 거죠.

     

     "당신 왜 그래? 미쳤어?"

     "조용히 해! 조용히 해야지!"

     

    장례식장은 난리가 났어요. 그런데 아버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지금부터였어요. 아들의 뺨을 때린 후에 말리는 사촌들을 뿌리치더니 영정 사진 앞으로 무릎을 꿇은 뒤, 아버지가 통곡을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갑자기 통곡을 하는 아버지

    근데 아까 얘기했잖아요. 아버지는 얼굴을 두 번 정도 본, 왕래가 별로 없었던 가족이잖아요. 

     

    - 김숙

     술을 많이 드셨나...?

    - 김구라

     무슨 추억이 있었나...?

     

    근데 얼마나 눈물을 많이 흘리는지, 외가 쪽 가족들이 그걸 보고, 사람이 저렇게까지 눈물을 흘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울더래요. 이 상황이 되니까 장례식장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해졌대요. 아버지는 한참을 그렇게 통곡을 하시더니, 벌떡 일어나서 지운 씨 어머니한테 막 달려가시더래요. 

     

     "안개꽃 사 와야 돼, 안개꽃! 지운이 엄마, 안개꽃 사 와야 돼!"  

     

    지운 씨 어머니의 팔을 잡고, 막 끌고 나가시는 거예요!

     

    어머니 팔을 잡고 밖으로 끌어당기는 아버지

    놀란 어머니는 팔을 뿌리쳤대요. 작은삼촌과 큰삼촌도 뛰어와서 아버지를 말리기 시작하죠. 그렇게 한참을 삼촌들이 아버지를 달랜 거예요. 시간이 좀 지나니까 아버지가 진정이 좀 되는 것 같았대요. 그리고는 화장실에 다녀온다며 밖으로 나갔어요. 

     

     "아악!! 아, 누구세요?!"

     

    화장실에서, 여자 비명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어른들은 화장실 쪽으로 막 달려갔죠. 그랬더니 글쎄, 지운 씨네 아버지가 여자 화장실 안에서 막 여자들이 소리를 지르는데도 안 나오고 있더래요. 

     

    여자 화장실 안에서 나오지 않는 아버지

    - 김숙

     아... 뭐가 이상하다...

     

    목소리가 좀 이상하지 않아요? 분명히 아버진데, 여자 목소리가 났대요. 

     

    - 일동

     아, 정말? (경악)

     

     "난 안 나가!! 난 절대 안 나가!"

     

    그리고는 말리는 삼촌 중의 한 명의 목을 조르기 시작하는 거예요! 삼촌 두 명이 제압을 하는데도 제압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씨름을 하던 삼촌 친구도 와서 아버지를 뒤로 눕히려고 했대요. 막 눕히려고 뒤로 누르는데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허리가 뒤로 넘어가지 않고, 다시 똑바로 서시는 거예요. 

     

    뒤로 넘어가지 않는 아버지의 허리

    이 모습을 본 할머니는,

     

     "저거 저대로 두면 안 돼! 삼 베 한 장 가져와, 삼베!"

     

    - 심용환

     삼베?

     

     "내가 본 게 있어서 그래. 그 완장!"

     

    - 김숙

     어, 완장, 완장! 삼베!

     

    큰삼촌이 팔에 차고 있었던 그 완장을 확 뜯으시더니 불에 태워서, 아버지의 입을 억지로 벌려서 막 쑤셔 넣으시더래요.

     

    불에 태운 삼베 완장을 물과 섞어 아버지에게 먹이는데

    아버지가 잠시 후, 몸에 힘이 축 빠지시더니,

     

     "내가 왜 여기 있어...? 처남, 여기가 어디야?" 

     

    - 김숙

     기억을 못 하는 거야?

     

    자기 6살 난 아들 뺨을 때린 것도, 통곡한 것도, 몸싸움을 한 것도 전혀 기억을 못 하는 거예요. 

     

    - 김숙

     이게 무슨 일이야 ㅠㅠ

     

    어쨌든, 다시 장례식장으로 돌아와서 한숨 돌리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장례식장 분위기가 싸해지더래요. 근조화환이 계속 들어오고 사진 옆에는 국화가 점점 쌓여가는데, 이 국화가 1시간도 안 돼서 축 시들어 버리는 거예요.

     

    1시간도 안 돼서 시드는 국화꽃...

    - 김숙

     어? 며칠 가는데 그거?

     

    지운 씨는 넋 나간 아빠를 곁눈질로 한번 쳐다봤대요. 아버지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는 거예요. 

     

    - 황제성

     아, 뭔가 또 시작이다, 또 시작이야...

     

    뭔가 이상함을 느낀 지운 씨 가족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기로 해요. 

     

     "아아악!! 여보오!!!"

     

    갑자기 비명을 지르는 어머니

    지운 씨 아버지가 운전을 하시는데,

     

     "앞이 안 보여! 앞이 하나도 안 보여!!"

     

    눈을 뜨고 계시는데 앞이 안 보인다고 하시는 거예요! 지운 씨는 너무 무섭고 온몸이 굳어버려서, 안전벨트를 꼭 잡고 의지를 하고 있었대요.

     

     "여보, 여보, 오른쪽으로!"

     

    지운 씨 가족의 차는 어머니 목소리에만 의지한 채, 다행히 갓길에 무사히 세울 수 있게 됐어요.

     

    - 김숙

     아, 다행이다, 다행이다!

     

    근데 차에서 내린 지운 씨 아버지가, 시력이 돌아오질 않는 거예요. 운전면허가 없던 어머니는 아버지 대신 운전을 할 수 없어서 119에 신고를 한 거죠.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향한 지운 씨 가족

    아버지를 모시고 응급실로 찾아갔을 때, 불행인지 다행인지 병원에서는 아버지 시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더래요.

     

    - 황제성

     그럼, 뭐야...?

     

    그 이후, 아버지의 시력은 점차 돌아왔지만 어머니와 지운 씨는 그날의 정말 끔찍한 악몽 같던 그 하루를 잊을 수가 없었는데, 아버지는 모든 기억을 다 잃으신 거예요. 

     

    - 김숙

     아우, 왜 그러지? ㅠㅠ

     

    그런데 그 뒤로, 아버지가 이상한 행동을 가끔 하실 때가 있다고 합니다. 

     

    - 김숙

     안 끝났어, 안 끝났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평소엔 입에 담지 않는 욕설을 막 퍼붓든가, 평소엔 누린내가 난다고 절대 입에도 안 대던 돼지고기의 내장을 그렇게 드신대요.

     

    냄새 때문에 먹지 못하던 돼지 내장을 드시는 아버지

    - 김숙

     와... 이렇게 바뀔 수가 없는데...

     

    그리고 또 이상한 건, 퇴근할 때 가끔 '이걸' 사서 오시는데요,

     

    - 김숙

     뭐요?

     

    이게 바로 안개꽃...

     

    퇴근할 때 가끔 사오시는 '이것', 안개꽃...

    안개꽃을 가끔 사 오신대요.

     

    - 김숙

     그걸 왜 사 오는 거예요?

     

    이 (돌아가신) 이모님이 좋아하시던 꽃이 안개꽃이었대요.

     

    - 일동

     (경악)

    - 김숙

     그럼, 뭐야!

     

    그뿐만 아니라, 음식 있죠, 좋아하시던 음식. 음식도 이모가 좋아하시던 음식이래요. 그리고 정말 신기한 건, 왕래가 정말 없었는데 이 이모님의 집안 사정에 대해서 훤히 알고 계시더래요. 그래서 외가 쪽 가족분들은, 왜 하필이면 아버지한테 씌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고 합니다.

     

     


    <후後토크>

    - 김구라

     그러니까 이게 초자연적인 현상인데, '빙의' 뭐 이런 거랑 관련이 있는 건데...

     

    - 김숙

     근데 사연 속에서는 할머니가 왜 (삼베 태운 물을) 마시게 했을까요?

     

    - 허안나

     이걸 또 제가 아는 선생님(?)한테 여쭤봤거든요.

     

    - 김숙

     선생님들이 너무 많아~

     

    - 황제성

     선생님이 있어요, 또?

     

    - 김구라

     자문이네!

     

    - 허안나

     자문 위원처럼! 아무래도 귀신을 쫓을 때는 토하게 만든대요. (※ 확인되지 않은 사실 ※)

     

    - 김구라

     아, 들어간 게 나오라고?

     

    - 허안나

     네, 토하면 귀신이 나온다라는 그런 얘기가 있어서 태운 잿물을 마시게 한 게 아니냐는 자문을 또 해 주셨어요. 

     

    - 김구라

     근데 그게 왜 삼베지, 그게? 뭐 부적은 종종 봤는데.

     

    - 곽재식

     어디까지나 제 짐작입니다만, 예전에 우리나라에 표백제가 없던 시절에는 깨끗하게 옷감을 세탁할 때 '잿물'이라는 걸 사용했거든요. 식물을 보통 태워 가지고 거기서 나오는 재를 물에다 개어 가지고 (쓰고), 그게 나오다가 현대에 개발된 것이 바로 '양잿물'이죠. 서양에서 들어온 잿물이라고 해 가지고. 아마도 그런 잿물이 뭔가를 깨끗하게 한다, 표백을 한다 그런 느낌 때문에, 뭔가 사악한 것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삼베를 태운 물을 먹이는 방법을 생각하시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서양에서 들어온 잿물, 양잿물(수산화나트륨 NaOH)

    - 김구라

     빙의가 되면 나타나는 현상 같은 게 있나요, 증상이라든지?

     

    - 허안나

     몇 가지가 좀 있대요. 방법이 있는데, 눈을 안 마주친대요, 귀신인 걸 들킬까 봐. 그리고 무슨 질문을 하면 거기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 동문서답을 한대요. 말도 안 되는 대답을, 헛소리를 하는 거죠. 그리고 아까 아들분을 때렸잖아요. 이렇게 가끔 폭력적으로 변하시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 이세영

     욕 하고!

     

    - 허안나

     네, 욕하고.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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