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심야괴담회 파일럿 2회 (1) 잡아당기지 마세요 (괴담꾼 - 박나래)
    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2. 13. 20:43

    첫 번째 이야기 '잡아당기지 마세요'

     심야괴담회 파일럿 2회 첫 번째 괴담 '잡아당기지 마세요'(괴담꾼-박나래)는 진주시에 사는 김은하 씨의 공모작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은하 씨 가족이 은하 씨 중학교 땐가, 지은 지 40년이 넘은 옛날 복도식 아파트로 이사를 간 거예요.

     

    - 신동엽

     아, 복도식 아파트.

     

    여러분 복도식 아파트 어떻게 생겼는지 아시죠?

     

    복도가 길게 이어진 아파트

    긴 복도에 문들이 쫘자작 있고 복도 끝에는 엘리베이터가 있고, 딱 그 구조였던 거죠. 그런데 은하 씨가 이사 간 그 집은, 그 와중에 엘리베이터 정 반대에 있는 가장 먼 끝 집이었던 거죠. 아파트가 40년이나 되었으면 얼마나 낡았겠어요. 그런데 또 하필이면 은하 씨의 방이 복도로 창문이 나 있는 방이었어요. 그러니까 '작은 방'이죠.

     

    - 신동엽

     그 방이 항상 있죠.

     

    그래서 그 방은, 사실 사람들이 지나다니면 좀 보여요. 어른거리죠. 하루는 집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는데, 그날따라 유독 아버지가 아무 말 없이 늦으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다리는 은하 씨는 걱정이 되지.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는데, 문득 시간을 보니까 거의 새벽 1시인 거예요.

     

    - 김숙

     많이 늦으시네...

     

    그런데 그 순간, 창문에... 복도의 빛이 깜박, 깜박 보이더래요.

     

    복도에 빛이... 깜박... 깜박...

    - 황제성

     누가 오는 건데...

     

    복도에 센서등이 달려있어서 사람이 지나가면 깜박, 깜박 켜지는 건데, 그 센서등이 멀리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켜지면서 다가오는 게 느껴지는 거지. 그래서,

     

     '이제 아버지가 오시나?'

     

    하고 쓱 봤는데, 아무도 없어요. 인기척도 안 느껴지고. 그리고 조금 있다가 또 그 불이 깜박, 깜박하면서 켜져요. 은하 씨가 속으로 '뭐지?' 하다가 그때 문득 생각이 난 거예요. 

     

     '우리 집은 맨 끝 집이라 여기까지 굳이 올 사람이 없는데...'

     

    - 황제성

     그렇지! 맞네~

     

    그런데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천천히 켜졌던 복도 불이 깜박! 깜박! 깜박! 깜박! 깜박! 하면서 마구 켜지는 거예요, 계속!

     

    깜박! 깜박! 깜박! 깜박! 깜박!&nbsp;깜박!

    그래서 너무 무서워서 창문 뒤에 바짝 숨어가지고 눈만 내밀고 살짝 봤는데... 밖에 아무도 없는 거야.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가지고 창문을 열고 고개를 살짝 내밀었는데... 잘린 발목이,

     

    '우다다다다다다다, 우다다다다다다!!'

     

    잘린 발목이 우다다다다다!!

    - 일동

     으아아아~~!! (경악)

     

    복도를 막 지나다니고 있는 거예요! 그 발목이 지나가면서 센서등이 팍! 팍! 팍! 팍! 이러면서 계속 켜지고 있는 거예요, 일사불란하게! 어떻게 되겠어요, 보자마자 바로 졸도를 한 거죠. 은하 씨가 졸도를 하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는데, 이웃 사람들이 죄다 나와 가지고 은하 씨 집이랑 창문을 막 두드리고 있었던 거예요.

     

    - 김숙

     왜, 왜?

     

    그러니까 알고 봤더니 잘린 발목을 보고 졸도했던 그 사이에, 아버지가 일 끝나시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다가 갇히는 사고가 있었던 거예요. 놀라서 이웃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나와서 119에 신고를 하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이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술에 취한 은하 씨의 아버지가 갑자기 엘리베이터 안에서 몸을 이상하게 비틀면서 벽면을 막 치고 다니는 거예요.

     

    엘리베이터에 갇힌 아버지의 이상행동

    계속 은하 씨 아버지가 엘리베이터를 쳐서 덜컹덜컹거리니까, 이웃 분들이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뚝 떨어질까 봐 불안해서 억지로 문을 연 거예요. 그리고 은하 씨 아버지를 끄집어 내려는 그때, 갑자기 아버지가 문에 확 낀 거죠. 그런데 이상한 건, 아버지를 모시고 구급차를 탔는데 구급대원이 그런 얘기를 하더래요.

     

    구급대원이 들려준 이상한 이야기

     "아유, 근데 이웃분들이 어떻게 구조를 하신 거예요? 아니, 근데... 구해주신 분이 아버지 발목을 너무 세게 당기셨는데..."

     

    사실 층이 내려가 있으면 상체를 들어 올리고 팔을 잡잖아요. 근데 진짜 봤더니, 아버지 발목 둘레가 시퍼렇게 피멍이 들어 있더래요. 뭔가 이렇게...

     

    - 김숙

     누가 잡은 거야...!

     

    나중에 좀 지나서 이웃분들한테 물어봤더니, 아버지가 그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을 때 그 모습을 문 틈 사이로 보니까, 아버지가 진짜 뭐에 쫓기는 사람처럼 밑으로 계속 빠지면서 계속 쓰러지고, 겨우 기어서 올라왔다가 또 쓰러지고, 올라오고 했다는 거예요...

     

     


    <후後토크>

    - 김숙

     아! 아!!! (뭔가를 눈치챈 숙)

     

    - 일동

     왜, 왜?

     

    - 김숙

     자기 발목을 찾고 있던 거야!

     

    - 박나래

     그럴 수도 있죠.

     

    - 황제성

     발목?

     

    - 김숙

     발목이 저기 돌아다니고 있었잖아요! 발목이 없으니까 지금 남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거죠!

     

    - 황제성

     아~ 그 발 차지하려고!

     

    - 김숙

    내 발목이 지금 다른데 가 있으니까 그 발목이라도 잡으려고 그런 거죠!

     

    - 황제성

     복도식 아파트에 저도 살았거든요. 그런데 제일 무서운 게 딱 두 가지가 있었어요. 하나가, 나래 씨 사연에 나왔던, 센서등이 갑자기 그냥 켜질 때가 있어요. 나는 여기 올라오고 있는데 저 위에 아무도 없는데 켜질 때 진짜 무섭고, 그리고 엘리베이터 아무도 안 눌렀는데 아무도 없는 층에서 (문이) 싹 열릴 때, 어우... 그때 진짜 무서운데!

     

    - 김숙

     제일 무서운 엘리베이터가 옆에 창문 나 있는 거... 아우~~ 그 올라갈 땐 진짜 (밖에) 보면 안 돼! 

     

    창문으로 밖이 보이는 엘리베이터

    - 박나래

     어우, 그거 무서웠어~ 요새는 안 보이죠.

     

    - 김숙

     근데 옛날 엘리베이터는 거기 유리가 있었어요.

     

    - 황제성

     맞아! 공포 영화에서 똑같은 여자, 한 층 올라갔는데 또 있고...

     

    - 신동엽

     복도식 아파트, 예전에 누구라고 얘긴 못 하지만 유명한 남자 가수가 있었는데, 그 복도식 아파트에 살았는데 팬들이 가끔씩 찾아오는 경우는 있지만 아파트 안까지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근데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데 여성팬이 자길 쳐다보고 있더래요.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쳐다보고 있어서 5층 누르고 탔는데, 5층에서 문이 열리니까 그 여자가 그대로 딱 있는 거예요! 깜짝 놀랐대요! 그게 몇 번 반복됐는데 그다음부터 안 놀란 게, 조금 가까이 있으니까 숨소리가, '헉 헉 헉 헉' 이게 들리더래요. (5층까지 매번 뛰어 올라온 팬)

     

    5층으로 뛰어올라와 가쁜 숨을 '헉, 헉, 헉, 헉'

    - 일동

     하하하하!!

     

    - 박나래

     아우, 열심히 뛰셨네!

     

    - 신동엽

     진짜 팬이야! 광팬이야, 광팬!


    - 김숙

     은하 씨네 집에 또 다른 일은 없었대요?

     

    - 박나래

     있었죠! 그 집이 도어록 대신 문을 열쇠로 따는 구조였나 봐요. 그래서 열쇠를 창문틀에 놓고 집을 비우면 잠깐만 한눈팔아도 그 열쇠가 사악 없어지는 거예요. 그렇게 사라진 열쇠만 총 8개래요. 그래서 그 집에서는 오래전에 이사를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열쇠가 사라진다?!

    - 곽재식

     상당히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였는데, 분석을 할 수 있었어요. 일단은 분석 내용을 떠나서 제가 되게 신선했던 내용은 뭐였냐면, 우리가 한국의 전통적인 귀신 하면 하얀 소복에 긴 머리, 이런 거 생각합니다, 그죠? 사실은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되게 유명한 귀신 이야기로 뭐가 실려 있냐면, 성종 실록에 보면, 성종 임금님이 자기 신하들 중에 그 집에 귀신 나온다고 되게 유명한 사람이 있는 거예요. 임금님도 아무래도 궁금하잖아요. 그 신하가, 임금님이 물어보니까 자기가 아는 대로 최대한 말해야 될 거 아니에요. 자기 집에 어떤 귀신이 있다고 이야기하냐면, 귀신인 것 같은데 그 귀신이 상체는 없고 하체만 있는 모양으로 다닌다, 그런 게 나온다라고 하거든요. 이 이야기에서 발만 걸어 다닌다라는 부분이 그 내용하고 좀 비슷해 가지고, 이게 희한하게 이렇게 맞아 드는구나, 이분이 그걸 알고 이 이야기를 이렇게 느끼시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통적인 귀신의 착장, 소복과 긴 머리

    - 박나래

     저도 이 이야기가 되게 신선한 게, 사실은 발만 돌아다닌다는 얘기는 저도 처음 들어봤거든요. 

     

    - 곽재식 (괴심 파괴)

     자, 그런데! 분석을 하다 보니까, 이 이야기의 상당 부분은 좀 설명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일단 이 이야기의 앞부분에 가장 중요한 단서가 하나 있었어요. 아파트가 40년 정도 된 오래된 아파트. 센서등은 고장이 나요. 배관 다음으로 고장이 잘 나는 곳, 전력 계통. 고장이 잘 나요. 그리고 그게, 여기까지만 하면 또 '아, 곽재식, 또 억지로 설명하려고 하네' 싶은데...

     

    - 황제성

     정확합니다.

     

    - 곽재식

     (웃음) 무슨 이야기하고 딱 맞아떨어지냐면, 아버지 엘리베이터가 마침 그때 고장이 났잖아요.

     

    - 박나래

     아! 아~~ 진짜 전력 문젠가...

     

    - 일동

     아~~~ 전기!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

    - 박나래

     이런 괴심 파괴자!

     

    - 김숙

     제발 산통 좀 깨지 마요!!

     

    - 곽재식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 발은 뭐야, 발? 자, 생각해 봅시다. 40년 된 되게 오래된 아파트가 있어요. 불이 갑자기 들어오다가 안 들어온다거나 하면서 막 놀라게 해. 그러면 사람 발 크기의 뭐가 빠르게 앞으로 달려가는 거, 뭐가 있을까요?

     

    - 신동엽

     쥐? 아~~

     

    - 박나래

     (심기 불편)

     

    - 허안나

     근데 발은 두 개잖아요! 두 마리의 쥐가 갔다고요?

     

    - 곽재식

     쌍 쥐! 쌍 쥐! 아유, 쥐도 식구를 거느리고 살아야죠!

     

    - 신동엽

     근데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면 발목이 한 개인데도 두 개로 보일 수도 있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수 있죠.

     

     

    - 끝 -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