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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7회 (2) 군견소대 괴담 (괴담꾼 - 황제성)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4. 8. 17:31
두 번째 괴담 '군견소대 괴담' 심야괴담회 7회 두 번째 괴담 '군견소대 괴담'(괴담꾼-황제성)은 익명으로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일단 주인공을 편하게 제가 성현 씨라고 부르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2019년 3월에 성현 씨가 군 복무할 때 일어난 일이라고 해요. 혹시 '군견소대'라고 들어보셨습니까?
- 고은아, 김숙
군(軍), 견(犬)... 강아지, 강아지!
'제3의 군인', '네 발의 전우'라고 불리는 분들이 계세요. 그분들은 바로, '군견'입니다.
제3의 군인, 네 발의 전우라 불리는 '군견' 사연을 보내주신 성현 씨는 경비중대 소속인 군견소대에서 군견을 관리하는 '군견 관리 병사'로 근무를 하고 있었던 거죠. 이 부대의 구조를 잠깐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성현 씨네 생활관이 있고요, 그 바로 옆에는 열댓 마리의 군견이 지내던 견사장, 그리고 그 옆에는 군견 훈련장, 그리고 거기서 살짝 떨어진 곳에 큰 나무를 끼고 있는 아주 오래된 창고가 하나 있습니다.
- 김숙
아~ 창고가...
예전에는 이 창고가 병사들이 사용하던 생활관 건물이었는데, 최근 들어서 군용품도 보관을 하고, 군견들의 진료·진찰을 보기도 하고, 수의관들의 대기실로 쓰면서 부대 안에서는 일명 '군견 창고'로 불렸다고 합니다.
일명 '군견 창고' - 김구라
군견 부대시설이군요.
문제는요, 그 군견 창고, 그 앞에만 가면 군견들이 쉴 새 없이 짖어댄다는 거예요. 이유도 없이... 계속 군견들이 짖어댑니다. 그래서 성현 씨는 군견들의 이런 행동에, '이놈들이 왜 이러나...'라는 생각을 계속 가졌대요. 그러던 어느 날, 성현 씨는 군견 두 마리를 데리고 선임과 함께 야간 순찰을 나가게 된 날이었습니다. 부대 내부 한 바퀴를 삥 돌다가 그 창고 앞의 나무 쪽을 지나가던 바로 그때! 갑자기 군견 두 마리가 으르렁대기 시작한 거예요. 그러더니 나무 위쪽을 보고 막 짖어대는 거예요.
미친 듯이 짖기 시작한 군견들 같이 나왔던 우리 선임이 그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야, 너 얘네가 왜 이러는 줄 아냐? 이 부대가 60년대인가 창설이 됐어. 그 당시에 이 군견 창고가 바로 'BOQ'였어."
- 고은아, 김숙
응? BOQ가 뭐야?
남자들은 아시지만 여성분들은 모르실 거예요. 'BOQ(Bachelor Officer Quaters)'란, 독신 장교들의 숙소를 얘기합니다.
- 허안나
독신 장교?
- 김구라
결혼한 사람들은 밖에 나가 있고.
결혼을 하지 않은, 일반 병사가 아닌 장교들의 숙소입니다. 이 독신 장교의 숙소를 말하는 BOQ랑 담장 사이 하나로, 뒤에 집이 몇 채가 있었대요. 근데 그 집에, 너무너무너무너무 아름다운 아가씨가 한 명 살았다는 겁니다. 이 아가씨는 노래 부르는 걸 정말 좋아했대요. 그래서 밤마다 아주 예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는데, 마침 그 BOQ에 있던 독신 장교 한 명이 완전 매료가 된 거죠. 그래서 몰래 그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편지도 주고받고, 마음도 주고받고, 그렇게 애틋한 로맨스가 펼쳐지게 된 거죠.
"근데, 어느 날부턴가 그 장교가 안 나오기 시작한 거야.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돼도 안 나오고, 한 달, 두 달... 갑자기 안 나오는 거야."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린 장교 "알고 봤더니 그 장교가..."
- 김숙
장교가?
"... 이야기도 없이 전출을 가 버린 거지!"
- 일동
아~~ (탄식)
- 김숙
얘기를 해주고 가야지!
"그렇게 사랑에 배신당한 그 아가씨는 끙끙 앓다가, 결국 자기 집 앞 나무에..."
집 앞 나무에 목을 매 숨을 거둔 여자 "그 이후로 우리 부대가 확장 공사를 하면서 주변의 집들을 다 철거했는데, 이 나무는... 그냥 뒀어. 이 나무가 그 아가씨 집 앞에 있는 나무였거든."
- 김숙
우와! (소름)
이 얘기를 다 듣고 성현 씨가 섬뜩한 기운이 들었대요.
"아, 그, 그, 그러면 저, 저 나무에 강아지들이 짖던 게, 그 여자가 막... 어! 어! 그래 가지고 짖고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선임이 방탄모를 후려치면서,
"야잇, 쫄보 같은 놈! 세상에 귀신이 어딨어, 인마!"
하고 그냥 넘어갔더랍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그 분위기도 음산하고, 아주 냄새가 묘하고, 을씨년스러웠던 그 군견 창고가, 병사들의 핫플레이스가 돼요.
- 고은아
왜요, 왜?
그 이유는, 창고 한 켠을 개조를 해서 남는 방 두 개에다가 노래방을 만든 거예요.
- 김구라
아하, 복지로 만들었구나, 복지로!
- 김숙
아, 맞아, 2년 전이라고 했으니까!
네, 맞아요. 사기가 올라가게끔, 병사들이 쉴 때는 확실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노래방을 만든 겁니다. 하루는 성현 씨가 뒹굴뒹굴 일과를 마치고 너무 심심하더래요. 그래서 '노래나 한 곡 땡기자'라면서 동기였던 곽 상병, 심 상병과 함께 노래를 부르러 갑니다. 문 입구 쪽에는 1번 노래방이 있고, 저 쪽 구석에 2번 노래방이 있어요, 바로 옆에. 근데 1번 노래방은 하도 병사들이 들락날락거려서 일찌감치 노래방 기계가 고장이 나 버렸대요.
- 김숙
하이고~
그래서 자물쇠로 계속 잠겨있고, 할 수 없이 구석에 있는 2번 노래방에 자물쇠를 찰칵 열고 들어갔습니다.
2번 노래방으로 들어온 세 사람 성현 씨랑 심 상병이 같이 신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곽 상병이 '나 화장실 좀' 하면서 나가더래요.
- 허안나
같이 가지... (불안)
그렇게 곽 상병이 화장실을 간 그 시간 동안 심 상병과 우리 성현 씨는 노래를 한 네 곡 정도 불렀을까요, 갑자기 성현 씨가,
"근데 재식이 얘는 왜 안 오는 거야? 이 자식은 금방 와야 되는 거 아냐?"
- 김숙
네 곡이나 부를 정도면...
그러고 하도 안 오길래 찾으러 갔대요. 야외 화장실에 가서 문을 열었는데... 없는 거예요! 창고 쪽으로 와서 창고 밖을 삥 둘러봤는데도 안 보이는 거죠.
- 김숙
어디 간 거야...?
'아이, 오겠지' 그러고 빨리, 시간이 없으니까, 들어가서 그냥 노래 부르려고 창고 안으로 들어갔대요. 노래방으로 향하는데 뭔가, 다른 반주 소리가 겹쳐서 들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뭐지?'하고 둘러봤더니, 고장이 나서 사용을 안 하던 1번 노래방에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던 거예요.
1번 노래방에서 들리는 노랫소리 - 김숙
와... 왜...? (말도 안 돼)
- 김구라
아이고아이고...
근데 이 노래가, 일반 가요가 아니고, 뭔가 아주 구슬픈... 민요 반주 같은... 이런 느낌의 노래였던 거죠. 그래서 성현 씨는 '뭐지... 어? 여기 언제 고쳐진 거지? 저거 고장 났었는데...?'라고 생각을 하면서 1번 노래방 문을 확 열었대요!
- 김숙
잠겨있다고...
- 황제성
열려 있었어요.
- 심용환
아, 진짜?
그래서 그 노래방 안을 봤는데... 거기에 곽 상병이 있었던 거예요.
"뭐야? 여기 노래방 고쳤어?"
- 김숙
거기 왜 있지?
- 김구라
문을 어떻게 따고 들어갔지?
곽 상병이... 좀 이상하더래요.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반주가 흘러나오는 TV 화면만 멍하게 계속 보고 있더래요.
멍하니 노래방 화면만 응시하는 곽 상병 성현 씨가,
"야, 여기 노래방 기계 고쳤어? 아이, 이거 뭔 노래야?"
라고 말을 거는데 움직이질 않더래요.
"(곽 상병의 어깨를 흔들며) 야, 야, 야, 야!"
그때 곽 상병이 성현 씨 앞으로 맥없이 툭 쓰러지는 거예요!
그 순간 쓰러지는 곽 상병 - 김구라
어이고어이고! 기절했네!
- 허안나
툭 쓰러졌어! 어머!
"야, 야, 야! 왜 그러냐고!"
- 김숙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군견 창고 노래방은 무기한 폐쇄가 됩니다. 바로 그 사건 직후 곽 상병이 적었던, 이 진술서 내용 때문이에요.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 자기 동기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그 노래방, 2번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1번 노래방 문이 살짝 열려 있더래요. 그 문틈 사이로 누군가가 뛰어노는 그림자 실루엣이 보였대요. 이게 뭐지 싶어서 노래방에 들어갔는데,
1번 방으로 들어온 곽 상병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 김구라
사랑가 아니야...?
- 김숙
사랑가...
고장이 나서 작동하지 않던 그 노래방 기계에서 웬 여자 목소리로 '사랑가' 노래만 잔잔하게 계속 흐르고 있었던 거예요.
- 김숙
와, 신기하다...
너무 무서운 나머지, TV 모니터를 끄려고 화면 앞으로 다가갔대요.
"쾅!!"
- 일동
으악!!! (오싹)
그때 뒤에서 방문이 쾅 닫힌 거예요!
갑자기 쾅! 닫히는 방문 눈을 뜨자마자, 그 앞에 있던 TV 뒤쪽으로 무언가가 보입니다...
"(곽 상병의 가쁜 숨소리) 후우... 후우... 후우..."
TV 뒤쪽으로 보이는 무언가... 검은색 피눈물을 뚝뚝뚝 흘리면서 곽 상병 쪽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 거예요.
- 고은아
어우, 너무 무서워!
너무 무서워서 비명이 안 나오고 숨은 턱턱 막히고... 눈을 피하면서 뒷걸음질 치는데... 그 여자가 엄청 빠른 속도로 '다다다다' 뛰어나오는 거예요!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는 여자 - 일동
으으으으~~!! (공포 몰입도 최상)
곽 상병한테 다가온 거예요. 그러더니 곽 상병이랑 눈을 빤히 계속 마주치면서, 가려고 하면 쓱 웃으면서 다가와요!
웃으며 계속 따라오는 여자 웃으면서 쓱 다가오고, 쳐다보고 있으면 가만히 쳐다보고 있고...
- 허안나
도망가지도 못해!
계속 '씨익씨익' 웃으면서 계속 따라오더래요.
피할 곳 없는 노래방 안 - 김숙
와, 이거 어떡하냐!
계속 움직이니까, 상현 씨가 들어오기 전까지 그 자리에 서서, 몸이 돌처럼 굳어서 계속 그 여자를 쳐다보고 있었던 거예요.
결국 여자와 마주 볼 수밖에 없던 곽 상병 몇 분 뒤에 상현 씨가 1번 노래방으로 들어왔고, 곽 상병의 어깨를 잡았죠. 그 후에 굳어 있던 곽 상병이 '픽' 하고 쓰러졌던 거죠. 근데 쓰러졌던 이유가 뭐냐면, 그 여자의 입이 서서히 귀까지 찢어지면서...
서서히 귀까지 입이 찢어진 채 그 곽 상병을 꽉 껴안고 축 늘어지더래요, 계속...
순간 곽 상병을 껴안으며 늘어진 여자 - 김숙
어후, 늘어지기까지 하는 거야...
그날 이후로 곽 상병은 다른 생활관으로 결국 옮겼다고 하고요, 이 이야기는 군견소대 레전드 괴담으로 남았습니다.
고장 난 노래방 안, 알 수 없는 한이 서린 '사랑가'
<후後토크>
- 김숙
이게 지금 따끈따끈한 거잖아요, 2년 전 얘기잖아요!
- 허안나
이를 갈았네요, 황제성 씨가!
- 김숙
엄청 무서웠어! 나 다음부터 노래방 기계 뒤쪽 못 볼 거 같아.
- 황제성
군대에는 정말 괴담 많아요.
- 김구라
판소리 '사랑가'가 거기서 나왔다는 거 자체가 아주 섬뜩하네요.
- 김숙
사랑가는 우리도 한 소절씩은 다 알잖아요. 춘향가 중에서도 춘향이와 이몽룡의 아름다운 사랑을 표현할 때 나오는 건데...
- 황제성
더 충격적인 사실은, 저희가 흔히 노래방 가면 기계들, K사와 T사가 있죠. 이 두 회사 모두 음원(사랑가)이 없습니다.
- 일동
와!! (대박)
- 김숙
와, 이러면 더 무서워진다!
- 김구라
귀신이 노래하고 이런 것들, 어떻게 보세요?
- 곽재식
사실 이런 이야기가 한 번쯤 나오기를 아주 벼르고 있었습니다.
- 일동
오~~ 하하하! (팝콘 각)
- 황제성
지난번에는 날 안 별렀습니까? (분노)
- 심용환
왜 유독! 왜 유독 진짜! (황제성만 표적)
- 곽재식 (괴심 파괴)
귀신에 대해서 목격하고 정확하게 느낀 것은 곽 상병, 한 사람입니다.
- 김구라
한 명밖에 없어, 맞어.
- 곽재식
이 사람, 한 사람이 보고 이 사람, 한 사람이 가만히 서 있다가 쓰러진 것이죠. 여러분 혹시 기면증, 기면병이라는 거 들어보셨습니까?
- 일동
네, 네! 갑자기 잠드는 병!
- 곽재식
그렇죠. 기면병의 증상 중의 하나로 '탈력발작', 힘이 빠지면서 몸이 서 있을 수 없게 돼 가지고 어느 순간 굳어 있다가 쓰러지게 된다는 거죠. 또 한 가지 나와있는 기면병의 주요한 증상으로 '입면환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입면, 잠이 들 때 환각, 환각을 본다, 짧게는 1분, 길게는 15분 동안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때 보는 환각은 대부분 공포스러운 내용인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고 합니다.
- 심용환
지금 15분 얘기했는데... ㅋㅋㅋ
- 허안나
제성 씨 울어요, 지금.
- 황제성
언제부터 벼르고 있었어요? ㅠㅠ
- 김숙
아 근데, 지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우리 어둑시니들이 난리가 났대요.
- 황제성
왜요?
- 김숙
'제대로 괴심 파괴', '재식이 파이팅'이 있고, '쁘디제성 물어뜯지 말라'가 있습니다.
곽재식 VS 황제성 - 김숙
지금 어둑시니들이 싸우고 있어요!
- 황제성
아니, 싸우지 마요! 날 응원해야지, 어둑시니들 왜...
- 곽재식
근데 무섭긴 정말 무섭게 들었어요. 내용은, 내용은 무섭게 들었어요.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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