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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괴담회 10회 (1) 남자와 자전거 (괴담꾼 - 황제성)
    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5. 4. 00:35

    첫 번째 괴담 '남자와 자전거'

     심야괴담회 10회 첫 번째 괴담 '남자와 자전거'(괴담꾼-황제성)는 경기도 부천에 사시는 구경민 님께서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때는 1965년. 남자는 얼마 전 첫째 아이를 낳고 친정에서 몸조리 중인 아내를 보러 갑니다.

     

    - 김구라

     오래된 얘기군요...

     

     아내의 친정은 전라남도 영광이고, 자전거를 타고 30분은 들어가야 하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아내의 친정은 영광에 위치한 아주 작은 마을

     퇴근 후 출발한 길엔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고, 가로등 불빛 하나 없는 아주 어두운 시골길은 몇 미터 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죠. 울퉁불퉁한 돌과 자갈이 쭉 늘어선 숲길을, 남자는 달빛에만 의지한 채 나아갑니다.

     

    자전거를 타고 숲길을 지나는 남자

     자,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15분이 지날 때쯤, 남자는 뭔가 이상함을 느낍니다. 다른 길로 빠지는 길목이 하나도 없는 그 좁은 외길에, 오고 가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질 않는 겁니다.

     

    - 김구라

     밤이니까 뭐...

    - 김숙

     무섭겠다...

     

     두려운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찰나,

     

     "어? 저거 사람 아냐?"

     

     50미터 정도 떨어진 커다란 느티나무 쪽에, 희미한 사람의 형체가 보이는 겁니다.

     

    느티나무 쪽에 보이는 희미한 사람의 형체

     쓱 쳐다보니 동네에 사는 남자 같았습니다. 순간, 남자의 마음에 있던 두려움이 한순간에 싸악 사라지고,

     

    - 김숙, 김구라

     반갑죠, 반갑죠.

     

     '길도 어두운데 방향 같으면 같이 가야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자전거를 몰아가기 시작합니다. 힘차게 몰다가, 이때쯤이면 다 왔겠지 싶어 고개를 들었는데...

     

    '어? 그 사람 어디 갔지?'

     '어? 뭐야! 그 사람 어디 갔지?'

     

     이 앞에 서 있던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 김구라

     앞서 갔나?

     

     아무리 빨리 걸어갔다고 해도, 길이 이 한 갈래뿐인데, 방금 전까지 보였던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정말 이상했습니다.

     

    - 김숙

     이상하네...

     

     하지만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인기척 하나 나지 않는 이 거리에, 남자는 결국 다시 가던 길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어? 저기 있네!"

     

     저 멀리, 처음 발견한 거리보다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아까 봤던 사람이 서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 김구라

     걸음이 빠른 사람이네~

     

     "와~ 저 양반... 걸음 참 빠르네." 

     

     남자는 다시 그 사람이 서 있는 곳으로 열심히 자전거를 몰았어요. 그런데... 자전거 중심을 잡느라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그 사람이 또다시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린 겁니다.

     

     "하... 참, 아무리 빨라도 이 양반이 자전거보다 빨라? 와... 희한하네."

     

     이 이해가 안 되는 상황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그때 남자의 시야 안으로 흰 물체가 들어옵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까 사라진 사람이 바로 정면에 있는 나무 밑에 서 있는 겁니다.

     

    남자의 시야에 들어온 하얀 물체

     멀리서 봤을 때 남자인 줄 알았던 그 사람은, 사실 여자였습니다.

     

    - 김구라

     여자가 왜 밤에...?

     

    하얀색 긴 원피스를 입고, 길게 풀어헤친 머리가 아주 지저분하게 엉켜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여자...

     

    하얀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고 있는 여자

    - 김숙

     아... 무섭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이 원피스 밑자락이 팔랑거리는데, 이상하게 엉킨 머리는 그 상태 그대로...

     

    - 김숙

     안 움직이는 거야...?

    - 허안나

     머리는 안 움직여...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에, 남자는 차라리 그 여자를 빨리 지나치려 다급하게 페달을 밟았습니다. 입 안은 바싹바싹 마르고, 손엔 식은땀이 나고... 자꾸만이 발이 삐끗삐끗, 바퀴가 헛돌았습니다.

     

    자꾸만 헛도는 자전거 바퀴

     15미터... 10미터... 남자와 여자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그런데 여자는, 아까 그렇게 같이 가려해도 어디론가 사라져서 애를 태우더니, 지금은 그 좁은 외길에서 길을 비키지도 않고 정면에 그대로 서서 남자를 빤히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남자를 빤히 바라보는 여자

    - 김구라

     아... 길목을 지키고 있네...

     

     남자는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거의 눈을 감고 그 여자의 앞을 지나칩니다. 그런데 그때...

     

     "탁!"

     

    여자 옆을 지나치는데... 멈춰선 자전거

     잘 나가던 자전거가 그대로 멈춰 섰습니다.

     

    - 김숙

     왜요, 왜요?

     

     발로 땅을 구르고 기를 써도 꿈쩍도 않는 자전거! 뭔가 이상하다 싶어 뒤를 돌아본 순간, 

     

     "아아아악!!"

     

     여자가 자전거 뒷좌석을... 잡고 있는 겁니다.

     

    자전거 뒷좌석을 잡고 있는 여자

     뒤돌아 본 남자와 눈이 마주친 여자의 입이... 씨익 양 옆으로 찢어지더니... 

     

     "히히히히히히"

     

    소름 끼치는 목소리로 기괴하게 웃기 시작합니다. 여자의 입꼬리가 귀에 닿을 만큼 쭉 찢어진 모습에, 남자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렸습니다. 자전거에서 뛰어내린 남자는 자전거 핸들을 잡고 미친 듯이 당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게, 여자는 그저 뒷좌석에 한 손을 올려놨을 뿐인데...

     

    남자가 아무리 당겨도 꿈적도 안 하는 자전거

    - 김구라

     그러니까!

    - 김숙

     잡은 것도 아니고.

     

    남자가 아무리 당겨도... 자전거는 끌려오지 않았어요.

     

    온 힘을 다해 당겨보는 남자

     남자가 아무리 양손으로 잡아당기고, 기합을 내지르고, 온 힘을 다해 잡고 늘어져도, 그 여자의 한 손을 도무지 당해낼 수가 없었습니다. 여유롭게 올라간 여자의 입꼬리는 마치, 넌 나를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거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습니다. 남자의 필사적인 힘에, 자전거는 움찔움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숨을 몰아쉰 남자가 한 번 더 힘을 모아 확 잡아당긴 순간, 여자의 엉킨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잔뜩 흥분한 눈알과 딱 마주칩니다.

     

    남자와 눈이 마주친 여자

     여자는 당장이라도 남자를 잡아서 찢어 죽일 기세로 그를 바라보며 즐겁게, 이렇게 웃고 있었습니다.

     

     "히히히히히히"

     

     그때였습니다. 뒷좌석에 매인 채로 여자의 손 아래에 있던 신문지 뭉치가 찌익 찢어지더니... 새빨간 무언가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어요. 순간, 남자를 쳐다보던 여자의 눈알이 그쪽으로 확...

     

    옮겨지는 여자의 시선

    - 김구라

     오오, 뭐지 그게?

     

     마치... 그곳에 숨어있던 뭔가를 발견한 것처럼... 당황한 남자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납니다. 그런데, 아무리 힘을 써도, 용을 써도 움직이지 않았던 그 자전거가... 조금씩 남자 쪽으로 끌려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번뜩 정신을 차린 남자는 자전거를 빼앗아 온 힘을 다해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온 힘을 다해 도망치는 남자

    페달을 자꾸 헛디뎌서 종아리가 다 까지고 엉망이 돼도, 그저 잡히면 죽는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한 번도 쉬지 않고, 어떻게 도착했는지도 모르게, 처갓집에 도착한 남자는 기절할 것 같은 느낌에 주저앉고 맙니다. 장인어른이 이 남자의 모습을 보고 놀라서 뛰쳐나왔습니다.

     

    뛰어나온 장인어른

     "아니, 자네 왜 그러는 거야!"

     "헉, 헉... 바, 바, 방금... 어, 어떤 여자가..."

     

     남자는 헐떡거리는 숨을 채 삼키지도 못한 채, 방금 전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장인어른에게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듣던 장인어른이 갑자기!!!

     

     "잠깐, 이게 뭔가?!"

     

    자전거 뒷좌석을 가리키며 물으시는 겁니다. 거기에는 새빨갛게 핏물이 배어 나와서 피 비린내가 풍기는, 신문 뭉치가 있었습니다.

     

    피 비린내가 풍기는 신문 뭉치

    - 김숙

     뭐야, 그게?

     

     "예? 아, 이거... 집사람 미역국 끓일 때 너, 넣어 먹으라고 사 온 소고기입니다."

     

    - 김구라

     옛날엔 그렇게 했지, 옛날엔.

     

     그 말에 장인어른이 다급하게,

     

     "부엌칼!! 부엌칼 가져와, 부엌칼!!!" 

     

    장모님을 불렀습니다. 그리곤 피로 물든 신문지를 헤쳐서 시뻘건 고깃덩어리를 꺼낸 후, 부엌칼로 거침없이 고기를 쑹덩쑹덩 썰어서, 그 귀한 고깃덩어리를, 아예 밖으로 휙 던지는 겁니다. 그러더니,

     

     "오다가다 죽은 귀신 썩 물러가라! 훠이~"

     

    귀한 소고기를 밖으로 던져 버리는 장인어른

    대문 밖을 향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외치시는 겁니다.

     

     "집사람 몸보신하려고 큰마음먹고 사 온 건데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그 기이한 행동에 화들짝 놀란 남자가 묻자 장인어른께서 하신 말씀은,

     

     "저 고기가 자네를 살렸네."

     "예? 저 고기가요?"

     "그것이 자네를 홀려서 데려가려다가, 저 피 냄새 때문에 한눈을 판 거야! 그래서 자네가 달아날 수 있었던 거지."

     

     날이 밝자, 남자는 장모님한테 그 느티나무에 얽힌 얘기를 듣게 됩니다. 몇 년 전, 어떤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이곳저곳을 떠돌던 여자가 나무에 목을 맨 겁니다. 그런데 마을 사람 중 그 여자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후로 동네 사람들은 느티나무 근처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날 때마다 그 여자가 한 일이라고 수군거린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 중 그 여자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후後토크>

    - 김구라

     아, 하...

     

    - 김숙

     얼마나 무서웠을까!

     

    - 심용환

     느티나무는, 옛날에 조선시대 때는, 거리를 나타내는 나무였대요.

     

    거리를 측정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느티나무

    - 김구라

     거리목 같은?

     

    - 심용환

     예. 그래서, 십 리, 뭐 이런 식으로 해서 어느 정도 왔는지를 가늠했기 때문에, 느티나무가 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 허안나

     하나씩 심어져 있는 거예요?

     

    - 심용환

     그렇죠, 그렇죠.

     

    - 김구라

     그러면 동네 어디든 있는 나무다?

     

    - 심용환

     꼭 있는 나무고, 그러니까 거기서 많이 만나거나, 혹은 거기서 억울한 사연 때문에 죽거나... 그런 것들을 많이 하는 장소기 때문에 한(恨)이 묻어 있을 수 있죠.


    - 김숙

     혼자 그 오솔길을 가는 것 자체도 너무 무서운데 누가 잡았다는 게... 공포스럽잖아요. 이 사연자분은...?

     

    - 김구라

     그러니까! 사연자분이 정보가 없어요, 어떻게 된 거죠?

     

    - 황제성

     있습니다. 이 사연이, 경기도 부천에 사시는 구경민 씨가 보내주신 사연인데, 경민 씨네 아버님이 직접은 겪으신 일이라고...

     

    - 김구라

     아버지가?

     

    - 황제성

     예. 중학생 때 아버지한테 "아빠, 무서운 거 아는 거 없어?"라고 했는데, 그때 진짜 죽는 줄 알았다면서 해주신 얘기가... 

     

    - 허안나

     중학생한테 이 얘기를?

     

    - 황제성

     바로 이 얘기라고 하더라고요. 

     

    - 김구라

     앞으로 그런 얘기 요청하지 말란 얘기죠.

     

    정형석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곽재식

     저는 50년 이상 된 이야기라서 그런지, 좀 토속적이고 진짜 옛날이야기 같은 그런 느낌도 났습니다. 우리 그런 이야기 들어보시지 않았습니까? 느티나무 있는 데서 도깨비가 씨름을 하자고 내기를 해가지고 씨름을 했는데, 아무리 힘을 써도 이길 수가 없어서 밤새도록 그러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까 내가 나무를 붙잡고 그러고 있었다더라...

     

    나무를 붙잡고 씨름을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

     또는 지나가다가 밤에 어떤 귀신이 내 발목을 잡고 땅속으로 나를 끌고 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아서 안 잡혀 들어가려고 온 힘을 다해서 빠져나오려고 했는데 아침에 알고 보니까 나무뿌리에 걸려있는 거더라, 그런 이야기 같은 되게 토속적인 전설 느낌이 많이 나는 이야기였습니다.


    - 허안나

     저희 작가님 중에도 부모님이 영광 출신이신 분이 있대요. 그분도 어렸을 때 동네에서 이런 괴담이 돌았대요. 밤에 고기를 들고 가면 귀신이 뺏어 간다고...

     

    - 황제성

     히익! (입틀막)

     

    - 허안나

     이렇게 얘기를 하셨는데, (이 이야기) 배경이 영광이잖아요.

     

    - 황제성

     영광이에요! 이 이야기가 돌았네, 그 지역에! 너무 유명한 사건이었나 보다!

     

    - 김구라

     사실 이번 이야기의 어떤 포인트는 생고기거든요. 귀신이 육회 좋아합니까? 귀신은 생고기를 좋아하나요? 피 뚝뚝?

     

    김구라 - 귀신은 육회를 좋아해...?

    - 심용환

     근거가 없는 이야기 같지는 않습니다.

     

    - 김구라

     아, 그래요? (막 던진 말이었는데...;;)

     

    - 심용환

     왜냐하면, 우리가 보통 제사 지내면 익힌 음식을 올려놓는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실제로 조선 시대 때 제례를 보게 되면, 그 앞에서 동물을 죽여서 날고기나 생고기를 올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하더라고요.

     

    날고기를 바로 제사상에 올렸던 조선 시대

    - 김구라

     우리가 가끔 무속신앙을 보면, 굿할 때, 돼지를 거기서 바로 잡고 그러잖아? 그거랑 비슷한 건가?

     

    - 심용환

     그렇죠. 실제로 공식 유교 제사에 날고기가 올라왔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 같은 것들을 볼 수 있었으니까, 그런 게 민간으로 퍼져 나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좀 해보게 돼요.

     

    '예기(예경)'에서 짐승의 피나 생고기를 이용하여 지내는 제사를 강조


    - 김숙

     사연 속의 그 귀신이, 결국은 그 마을 사람은 아니라는 거잖아요? 아무도 몰랐다고 하는 거 보니까.

     

    - 황제성

     아무도 몰랐대요.

     

    - 김숙

     객귀라고 그러죠, 객귀. 정확하게 객귀가 뭡니까?

     

    - 심용환

     쉽게 말하면, 집에서 가족 사이에서 편안하게 죽지 못한 존재...

     

    객귀 - 가족 사이에서 편하게 죽지 못한 존재

    이거에 대해서 사실 체계적인 이야기를 했던 건 매월당 김시습이라는, 조선 전기 때 금오신화라는 한문 소설 쓴 사람인데, 조선 전기 때 가장 큰 고민이 뭐냐면, 왜국의 침략 같은 것 때문에 떼죽음을 당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어요. 그렇게 억울하게 죽으니까 그 원혼들이 누적이 돼서 그 일대 전체가, 이제는 아주 안 좋은 곳이 된다, 장소가 음지가 되는 곳이 있다는 게 하나가 있고, 또 하나는 원혼이 날아가다가 어떤 특정한 나무나 오래된 물건에 붙어서 물괴가 되거나, 아니면 지나가던 사람한테 붙어 영향을 주면서 악령의 역할을 하거나, 이 셋 중의 하나인 건데 이런 역할을 하는 주된 주체가 (객귀), 객귀들이 이런 역할을 하는 어떤 원초가 됐다...

     

    황제성 - 불쌍해 ㅠㅠ

    - 정형석

     객귀 중에서 특히 조심해야 될 종류가 두 가지가 있대요. 하나는 조상귀. 그러니까 조상귀가 한번 내 몸에 들어오면, 아주 그냥 나갈 생각을 안 한다는 거죠.

     

    - 곽재식

     나한테 씌면?

     

    - 정형석

     그렇죠, 씌면. 또 마음이 아픈 경우는, 어린아이가 객사한 경우. 나이가 많이 어리다 보니까 죽음에 대한 관념 자체가 없어 가지고 자기가 죽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 김구라

     아니 그러면 객귀를 장인어른이... 어떤 방법을 취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객귀를 떼어내는 방법이 있나?

     

    - 김숙

     옛날 방식에, '객귀 물리기'라는 게 있어요. 몸속에 들어간 객귀한테 약간 협박, 충격을 같이 주는 거예요.

     

    - 김구라

     아하, 회유도 하고?

     

    - 김숙

     예, 그렇죠. 일단, 바가지에다가 구수한 된장, 국밥 같은 거 있죠, 이런 걸 넣어서 객귀의 정신을 좀 팔리게 한 다음에, 객귀 들린 그 사람의 머리 주변에 식칼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썩 물러가라~ 물러가지 않으면 목을 쳐서 한강에 던져버릴 거다~~~~" 협박을 하는 거죠. (리얼한 김숙의 시범)

     

    "물러가지 않으면 네 목을 쳐서 한강 물에 던져버릴 거야!"

    - 김구라

     뭐 좋은 거 먹이는 것도 아니고 된장국 한 그릇 먹이고 정말... 너무하네요!

     

    - 김숙

     옛날 방식이니까, 그때 된장국에 밥이면 최고죠. 그렇게 칼로 해줘요. 그러면 이렇게 정신을 팔리게 한 다음에, 이 칼을 대문 밖으로 휙 던지는 거야.

     

    "귀신은 칼을 받아라!"

    - 김구라

     아, 그러니까 아까 장인어른이 했던 행동이, 바로 옛날부터 내려오던 행동이 아니었나...

     

    - 김숙

     칼로 그걸(고기) 잘라서 던졌다고 했잖아요.


    - 곽재식(괴심 파괴)

     이 시점에서 하나 덧붙여 가지고, 지금 분위기가 굉장히 귀신 분위기로 가고 있어서, 짧게 괴심 파괴 이야기를 좀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황제성

     진짜 저 양반은...

     

    황제성 - 맨날 나만! (찌릿)

    - 곽재식

     이야기 속에서 생각해보면, 사실 정말로 이상한 부분은, 자전거 속도보다 빠르게 앞질러서 갔다는 그 대목 밖에 없습니다. 막상 마주쳤던 그분은, 좀 인상이 좋지 않은, 굉장히 팔힘이 센,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어떤 짓궂은 사람을 만났을 뿐이라고 생각해보면, 사실 안 될리는 없죠.

     

    - 황제성

     (황당)

     

    - 심용환

     말도 안 돼! 그 자전거가 얼마나 무거운데!

     

    - 곽재식

    저는 이 아버님께서, 당시 너무 공포에 질리시고 무섭고 당황해 가지고 제 힘을 못 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1960년대 우리나라의 의복 문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황제성

     어? 왜요?

     

    - 곽재식

     우리 지금은 다 잊혔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한복을 사람들이 많이 입고 다녔어요.

     

    1960년대 의복 트렌드는 바로 '한복'

    - 황제성

     할머님들도 많이 입고 다녔죠.

     

    - 곽재식

     일반인들도 60년대에는 한복 입고 많이 다녔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옷이 많이 발달하지 않아서 직접 옷을 지어서 많이 입고 다녔었거든요. 지어서 입으면 대부분 흰색 천으로 많이 지어서 입겠죠. 이 아버님이 처음에는, 남녀도 정확하게 파악하시지 못할 정도로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다른 여러 사람을 착각했을 것이다...

     

    황제성 - (오늘도 눈으로 욕을 해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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