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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괴담회 14회 (3) 옷장 위의 여자 (괴담꾼 - 허안나)
    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6. 2. 15:11

    세 번째 괴담 '옷장 위의 여자'

     심야괴담회 14회 <막장 드라마 특집> 세 번째 괴담 '옷장 위의 여자'(괴담꾼-허안나)는 2004년 제보자 효선(가명) 님이 겪은 실제 사연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저희 엄마는 제가 6살 때 이혼을 하셨어요.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우리 두 자매를 키우시느라고 엄청 고생을 하신 거죠. 이제 다 커서 저도 결혼하고 나니까, 엄마가 어느 날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어느 날 효선 씨를 부른 엄마

     "효선아, 엄마, 같이 살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

     "진짜? 누군데?"

     

    - 심용환

     아... 잘 됐네!

     

     결혼을 약속한 그 아저씨는 옛날에 사별을 하고 혼자 사시는 분이었어요. 대기업에 다니시면서 젠틀한 그런 분이었대요. 근데 어느 날, 저희 집에 직접 찾아오신 거예요. 그리곤 이 아저씨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리가 초혼은 아니지만 너네 어머니 웨딩드레스 입혀 드리고, 신혼여행도 가고, 남들 하는 거 다, 다 해주면서 행복하게 해 줄게."

     

    이런 얘길 하니까, 우리 엄마 진짜 고생 많았는데 말년에 복이 있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러다가, 저의 딸의 돌잔치 날이었어요. 결혼하기로 한 아저씨를 데리고 친정 식구들, 저희 시댁 식구들이 모여서 같이 식사를 하기로 한 날이었죠.

     

    아저씨와 함께 친정 식구와 시댁 식구가 모인 식사 자리

     저희 시어머니가 손맛이 정말 좋아요. 그날도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 놓으신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그 아저씨가 기분이 좋으신 거예요.

     

     "아이고, 제가 홀아비라 이런 상을 받아본 지가 오래됐는데... 아유,  제가 오늘 아주 호강을 합니다! 하하하!"

     

    이렇게 시어머니를 칭찬을 하는데... 시어머니가 웃지도 않으시고 아저씨를 이상하게 쳐다보시는 거예요. 저는 좀 놀랐거든요. 왜냐하면, 저한테도 한 번도 시집살이를 시킨 적이 없어요. 그렇다고 처음 만난 사람한테 그렇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근데 진짜 식사하시는 내내 밥도 안 드시고 아저씨만 째려보고 계속 쌀쌀맞게 대하시는 거예요, 제가 민망할 정도로!

     

    아저씨를 이상하게 쳐다보시는 시어머니

    아무튼 그래서, 식사가 끝나고 엄마랑 아저씨는 집으로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이제 제가 상을 치우고 있는데 어머니가 가만히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너희 엄마... 그분 안 만나셨으면 좋겠다."

     "네?"

     "계속 만나면 너네 엄마가 힘들어! 다른 분 만나라 그래."

     

    - 김숙

     왜?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엄마한테 헤어지라고요? 갑자기?"

     "그분이랑 같이 살면... 사돈! 제 명에 못 산다."

     

     저주잖아요.

     

    - 김숙

     이런 얘기를 함부로 하신다고요?

     

     그러니까요. 거기다, 우리 엄마가 거의 죽는다는 얘기를 하니까 제가 화를 참을 수 없는 거예요.

     

     "어머니, 아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저희 집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이렇게 제가 화를 내고 집을 나와버렸어요. 그런데 며칠 후, 시어머니한테 다시 전화를 할 일이 생기고 말았어요.

     

    - 황제성

     왜요?

     

     그때가 엄마 결혼식 바로 몇 달 전이었는데, 두 분이 먼저 집을 합치신다는 거예요. 두 분이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맘대로 하세요, 그렇게 했죠. 근데 친정 엄마가 미리 그 집을 둘러보기로 한 날, 새벽에 갑자기 친정 엄마한테 전화가 온 거예요.

     

    - 황제성

     뭔 일이야...

     

     "효선아... 엄마 지금 응급실인데... 네가 올 수 있겠어?"

     

     응급실이라니까 너무 놀라서 달려갔죠.

     

    전화를 받고 다급하게 간 응급실

     그랬더니 엄마가 힘없이 누워있더라고요. 

     

     "엄마 왜 그래? 어디 아파?"

     

     그랬더니 엄마가,

     

     "어지러워서 갑자기 쓰러졌어." 

     

     엄마가 이렇게 아픈데 아저씨가 그 자리에 없는 거야. 어디 갔어? 제가 찾아봤죠. 그랬더니 복도에서 막 어색하게 어슬렁거리면서 걷고 있는 거예요.

     

    혼자 복도를 서성이고 있는 아저씨

    - 김숙

     수상한데...

     

     약간 둘의 분위기가 뭔가... 데면데면해. 약간 다툰 것처럼.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어요. 병원에서 엄마가 왜 쓰러졌는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병원에 왔다 갔다 하면서 온갖 검사를 다 했거든요. 그런데도 병명을 모르겠대요. 엄마가 살이 점점 빠지고 얼굴빛이 새카매지고... 계속 기운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제가 이 이야기를 들으니까 문득, 그 생각이 나는 거예요.

     

    - 황제성

     시어머니, 시어머니!

    - 김숙

     시어머니 얘기?

     

     '그분 계속 만나면 사돈 제 명에 못 살아'

     

    - 심용환

     뭐야...

     

     그 생각이 나니까 제가 겁이 난 거죠. 그래서 민망함을 무릅쓰고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했죠. 

     

     "어머니, 그날 왜 그런 말씀 하신 거예요?"

     

    라고 했더니 어머니께서 한참 망설이다가 얘기를 하는 거야.

     

     "너... 내 얘기 듣고 기분 나빴겠지만 사실 내가... 가끔 이상한 걸 봐. 그날 너네 엄마랑 그 아저씨랑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두 사람 등 뒤로 시커먼 게 같이 따라 들어오는 거야. 그래서 내가, 그게 뭐야, 유심히 봤더니... "

     

    눈이 움푹 파여있는 여자의 형체

     "얼굴이 새카맣고 눈이 움푹 파인 여자인 거야! 그 여자가 새카만 옷을 입고 그 남자 뒤에 바짝 붙어서는, 어깨너머로 사돈 얼굴을 죽일 듯이 쏘아보고 있더라구."  

     

    엄마를 죽일 듯이 쏘아보는 그 여자

     그런데 시어머니 얘기가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내가 배운 게 없어서 너한테 기분 좋게 얘기는 못 하지만 너네 엄마 살리는 셈 치고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거야. 그 남자분 안방에 세 짝짜리 호두나무로 만든 옷장이 있어. 그 옷장이 보이네. 근데 그 여자가 이렇게 모로 누워서..."

     

    옷장 위에서 엄마를 내려다보는 그 여자

     "너네 어머니를 이렇게 내려다보고 있더라."

     

    - 심용환

     어휴, 뭐야...

     

     "아무래도 그 여자... 전처 같아. 사돈 그 집 들어가면 말라죽어. 네가 말려야 돼!"

     

    이러시는 거예요. 

     

    - 황제성

     아니 그걸 어떻게 알고 계시지?

     

     아니, 시어머니가 갑자기 귀신을 본다는 것도 너무 이상한데, 우리 엄마가 위험하대! 이걸 말려야 돼, 말아야 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한테 가서 물어봤죠. 

     

     "혹시 그 아저씨네 집에 옷장 있어? 그거 뭐야, 혹시 호두나무로 만들었어?" 

     

    그랬더니 엄마가 펄쩍 뛰면서,

     

     "너 그거 어떻게 알았어?"

     

    - 황제성

     오오! (깜짝)

     

     "옷장 있어! 안 그래도 그거 때문에 한참을 싸웠다니까!"

     

     그러니까 친정 엄마가 그 집을 미리 보러 가셨잖아요. 그랬더니 그 아저씨가 대뜸 이러시더래요. 

     

     "앞으로, 당신 살림 다 버리고 우리 집 와서 써."

     

     엄마는 농담하시는 줄 알고 그 집 문을 탁 열었어요. 열었더니, 세상에... 그 집에 있던 소파, 침대, 식탁, 커튼, 전자기기들이 십몇 년 전에 쓰던 거 다 그대로 있는 거예요.

     

    한눈에 봐도 아주 오래된 가구와 가전제품

     전처분이 쓰던 거 그대로 그냥 쓰고 계신 거죠.

     

    - 김숙

     아이, 안 돼... (절레절레)

     

     엄마는 그 집을 보고 시간이 멈춘 줄 알았대요. 근데, 그 집에서 가장 이상하고 오싹했던 건 그 안방에 있던 옷장이었대요.

     

    기묘한 느낌의 옷장

     크기도 엄청 크고 색깔도 시커매서, 엄마가 그 앞에 딱 서 있으면 이 옷장에 막 깔릴 것 같더래요.

     

     "아유, 이런 옷장을 아직도 써요?"

     

    이러면서 옷장을 딱 열었더니...

     

     "아이, 이게 뭐야!"

     

    옷장 안의 시커먼 물체

     시커먼 뭔가가 웅크리고 있는 거예요! 엄마는 너무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을 치셨죠. 그리고는 다시, 이 안을 자세히 보니까 뭔가 둘둘 말려서 처박혀 있는데... 시커먼 벨벳 원단인 거예요. 근데 엄마가 이렇게 놀랐는데, 아저씨가 싸늘하게 대답을 하시더래요.

     

     "아 그거, 애들 엄마가 죽기 전에 옷 해 입는다고 사놓은 비싼 원단인데, 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아. 당신이 옷 해 입으려면 해 입어."

     

    - 김숙

     찝찝하다~

     

     전처가 죽기 전에 옷을 해 입으려고 원단을 샀는데 그걸로 옷을 해 입으래! 말이 안 되잖아요. 근데 또 이 얘기를 들으니까 그 생각이 나는 거예요. 시어머니가 얘기했던 그 여자가 입고 있던 시커먼 옷! 

     

    - 김구라

     벨벳! 오, 그럴 수 있겠네!

     

     갑자기 소름이 확 돋아서 친정 엄마 손을 탁 잡고,

     

     "엄마, 그 아저씨 이상해! 엄마 그 집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아!" 

     

     엄마가, '알았어, 안 들어갈게'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

     

     "효선아, 엄마 그 사람하고 살고 싶어."

     

    - 황제성

     어, 이거 막장이네.

    - 김구라

     그럴 수 있지.

    - 심용환

     아, 뭐 사랑하니까...

    - 김숙

     딴 데서 살면 되는데 거기는...

     

     어떻게든, 모르겠대. 그냥 거기서 살겠대요. 말려도 소용이 없어. 그래서 제가 또,

     

     "어머니! 어떡해요, 우리 엄마 그 집에 또 들어간대요! 어떡해요."

     

     저도 이제 갑갑하니까, 상의할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했어요. 그랬더니 어머니가, 아이고... 이렇게 한숨을 푹 쉬시더니,

     

     "그래도 사돈이 이해는 가. 고생을 많이 하셨잖아."

     

    - 황제성

     아~ 맞네, 어머니 인생...

     

     "그러면, 정 그 집 들어가야 되면, 그 원단은 꼭 불에 태우라고 전해 줘."

     

    그래서 이 말을 그대로 친정 엄마에게 전했어요. 그랬더니 엄마가,

     

     "그럼!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나도 그게 너무 찝찝해! 그거는 태울게."

     

     약속을 하셨어요. 엄마 몸이 나아진 후, 바로 아저씨랑 집을 합치게 됐죠.

     

     "엄마, 그 원단 어쨌어?"

     

    그랬더니, 

     

     "어, 그거 아저씨가 태워버린다고 가지고 나갔어."

     "엄마 요즘 별일 없어?"

     "응, 여기 지금 화분도 많이 들여놓고, 어항도 들여놓고 했더니 괜찮아~"

     

    - 일동

     다행이네~

     

     그러니까 저는 이제 마음이 놓이기 시작한 거죠.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쾅쾅쾅!! 효선아!!"

     

     저는 놀라가지고 현관문을 열었더니,

     

    한밤중에 효선 씨를 찾아온 친정 엄마

     "효선아, 엄마 그 집에서 못 살 것 같아! 너무 무서워!"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무슨 얘긴데? 왜, 왜? 얘기 좀 해 봐! 이렇게 닦달을 한 거죠. 그러니까 엄마가 그동안 있었던 일을 얘기를 하시는데... 너무 충격적인 거예요!

     

    - 김숙

     어어... 뭐야! (경악)

     

     친정 엄마가 그 아저씨네 집으로 들어가기로 한 날, 아저씨가 차로 데리러 오셨대요. 그래서 비싼 레스토랑에서 밥도 먹고 선물도 교환하고, 분위기가 너무 좋은 거예요. 근데 이 두 분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뭔가 이상하더래요.

     

    "오늘부터 이 방이 당신 방이야"

     "오늘부터 이 방이 당신 방이야."

     "네? 이 방이요?"

     

    - 황제성

     같이 쓰는 게 아니고?

     

     엄마는 솔직히 이 아저씨랑 같이 방을 쓸 줄 알았는데...

     

    - 일동

     같이 방 쓰려고 합친 거 아닌가...

     

     아저씨가 엄마한테 쓰라고 한 방이 피아노가 있는 작은 방이었대요. 엄마는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화가 좀 났는데, 그래도 또 싸우면 헤어질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그냥 꾹 참으셨대요.

     

    - 김숙

     하... 참으면 안 돼...

     

     근데 정말 충격적인 사건은 따로 있었어요. 그 아저씨의 친누나, 그러니까 엄마의 미래의 형님이, 결혼 선물을 준다고 이 집에 찾아오신 거예요. 이 형님이 엄마를 보자마자 흠칫 놀라더니,

     

    엄마를 보고 흠칫 놀란 형님

     "아, 아유... 올케인 줄 알았네..."

     

    - 일동

     으아아~ (소름)

    - 심용환

     전처, 전처!

    - 김구라

     아저씨가 이상한 사람이네! 그렇게 꾸며놓은 거야!

     

     그런데... 더 믿기지 않는 일이 생깁니다. 엄마가 쓰는 방을 보시고는,

     

     "이 방을 써?"

     "네."

     "왜 이 방을 써?"

     "뭐, 결혼 전이니까 그런가 보죠. 결혼하고 나면 바뀌겠죠."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 방을... 아니다!"

     

    - 황제성

     아이~ 참, 찝찝하게 그런 건 얘기를... 

     

     마치, 정말 사람이 지내면 안 될 것처럼 말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는 집에 갈 때까지 중얼중얼... 형님이 가자마자 이 방을 뒤지기 시작했어요. 뭐가 있나! 그러다가 엄마가 피아노 의자 뚜껑을 딱 열었더니... 액자가 있는 거예요.

     

    피아노 의자에 들어 있는 액자

    그래서 엄마가 조심히 사진을 뒤집어 보는데... 사진을 던져버렸대요, 엄마가! 

     

    - 일동

     왜, 왜?

     

     그 사진에 뭐가 찍혀있냐면... 얼굴이 시커멓고 빼빼 마른 여자가... 저희 친정 엄마를 노려 보고 있는 거예요!

     

    친정 엄마를 노려 보는 사진 속의 여자

     바로... 전처였어요. 더 충격적인 건, 그 여자가 사진을 찍은 장소가...

     

    - 김숙

     어디야?

     

    엄마가 지내던 작은방인 거예요! 그러니까 저희 친정 엄마는, 그 여자가 투병 생활을 하다가 죽었던, 그 방에서 생활을 하신 거예요! 

     

    - 김숙

     아, 이상한...

    - 곽재식

     무덤 속에 들어가 있는 기분일 것 같아요.

     

    하아... 그 순간 엄마는, 이 집에서는 도저히 못 살겠다 싶어서 집을 뛰쳐나오셨대요. 그리고 결혼은, 파혼을 하고 아저씨랑도 헤어지셨다고 해요. 이 얘기를 시어머니한테 했더니 시어머니가,

     

     "아마... 전처도... 말라죽었을지도 몰라."

     

    - 김숙

     어...? (덜덜)

     

     "그 사람 얼굴에... 사별하는 살이 끼어 있더라."

     

    라고 하셨어요.

     

    "전처도... 말라죽었을지도 몰라..."

     

     


    <후後토크>

    - 김숙

     큰일 날 뻔하셨네!

     

    - 심용환

     아, 이거 진짜 무섭다...

     

    - 황제성

     진짜 오늘 너무 센데요, 오늘?

     

    - 김구라

     어쨌든 간에 이분(시어머니)의 염려 때문에 어머니가 사실은, 조금 그래도 화를 면하신 거잖아요. 근데 그 시어머니의 말씀, 말라죽었을 수도 있어, 이거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세요?

     

    - 김숙

     어머님이 뭘 좀 보시는 분인가요?

     

    - 허안나

     제보자가 직접 시어머니 얘기를 저희한테 녹음을 해서 보내주셨어요.

     

    - 제보자 음성 (녹음)

     그 아저씨가 보통이 아니라고, 그 아저씨한테 무슨 살이 끼셨대요. 어머니 말씀으로는. 사모님도 그 아저씨를 못 견디고 돌아가셨던 거라고... 처음에는 저희 시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하셨대요. 질투가 나서 이 아줌마가 저희 엄마를 막 노려보고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고 어떻게 보면 경고한 것일 수도 있겠다고. 이 집구석은, 진짜 물고기 새끼 하나, 화초 하나도 못 살아나가는 집이니까 들어오지 말라고...   

     

    - 김숙

     와~ 이렇게 깊은 뜻이? 

     

    - 황제성

     아~ 그러면 귀신이...

     

    - 김숙

     도와준 거네요!

     

    - 강승윤

     처음에 아프셨었잖아요, 어머니가. 그것도 약간 일종의 경고였을 수도 있겠네요. 

     

    - 허안나

     그렇죠, 그때 붙어 왔을 때. 오지 말라고.

     

    - 황제성

     그런 거일 수도 있겠네.

     

    - 허안나

     그런 걸 수도 있다고 시어머니가 말씀하셨대요.

     

    - 황제성

     또 반전이네.

     

    - 김숙

     제보자의 어머니는, 어떻게 보면 사실, 사랑하는 사람한테 발등 찍힌 거랑 똑같잖아요. 지금은 몸이나 이런 것들이 다 회복이 됐대요, 어떻대요?

     

    - 허안나

     네, 건강은 다시 좋아지셨고요. 가끔 그 남자분하고 모임에서 얼굴을 마주치고... 만나신대요.

     

    - 황제성

     아이~!! 그분 자식이었으면 정말 속상했을 것 같은데...

     

    - 허안나

     근데 진짜 충격적인 게 뭔지 아세요? 하루는 어머니가 제보자에게 와서 이런 얘기를 하셨대요. "그 양반... 아직도 집을 똑같이 해놓고 살더라." 그걸 못 버리시는 거예요.

     

    - 김구라

     어우, 섬뜩하네요, 아주!

     

    - 허안나

     그런 얘기 했었잖아요. 너무 슬프거나, 이런 쓰던 물건을 안 버리거나 하면 귀신이 못 간다. 아저씨 염원이 너무 강해서 그 전처분이 계속 붙어 계신 게 아닐까...


    - 황제성

     근데 이런 일들이 아예 없는 게 아니라, 실제로 먼저 떠난 배우자를 잊지 못해서 죽은 남편과 무려 7년 간 살았던 아내가 있습니다. 

     

    - 곽재식

     우리나라에서요?

     

    - 황제성

     우리나라에. 이게 2013년 12월에, 방배동 경찰서로 한 제보가 들어옵니다. 7년 전에 암 투병하던 환자가 사라졌다. 근데 이 암 투병을 하던 환자가 있는 곳이 어디냐... 그 동네 아이들 사이에서 귀신이 나온다고, 귀신이 출몰한다는 얘기가 있던 그 집이었어요. 근데 그 집, 경찰이 사실 확인을 위해서 들어가 봤겠죠. 들어갔는데 거기서 뭘 발견했는지 아세요?     

     

    - 김숙

     아... 저는 이 얘기 알고 있습니다.

     

    가정집에서 발견된 시신에 당혹한 경찰

    - 황제성

     남편의... 미라입니다. 

     

    - 김구라

     그러니까!

     

    - 황제성

     남편분이 돌아가셨는데, 이 사실을 부정하면서 무려 7년 간, 계속 씻기고 심지어...

     

    - 김숙

     소독약으로 닦고...

     

    - 황제성

     예. 다~ 닦으면서 사셨던 거예요.


    - 곽재식

     저는 이 이야기 들으면서 진짜 많이 생각났던 영화가, <레베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레베카는 이 영화에 한 번도 등장도 안 하고요, 정작 주인공은 이름도 안 나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조앤 폰테인'이 나오는데 이름도 안 나옵니다.

     

    영화 <레베카> - 한 여자가 부유한 남자를 만나 그 집으로 들어가면서 전개되는 이야기

     어떤 부유한 남자하고 잘 엮여서, 그 집에 결혼해서 살려고 들어가게 되거든요. 근데 그전에 살던 그 부유한 남자의 전 부인이, 사별한 전 부인이 바로 '레베카'인데, 집 곳곳에 레베카의 흔적이 있는 거예요. 초상화도 있고, 쓰던 가구도 있고. 특히 이 영화에서는 가정부, 하녀 같은 분이 있거든요. 그분이 무슨 말만 하면, 전 부인인 레베카께서는 이렇게 하셨다... 그 말을 계속하니까,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돌아버릴 것 같은 거예요. 그런 얘기를 다루고 있는데, 영화로도 유명하고, 요즘에는 뮤지컬도 나와서 종종 공연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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