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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15회 (1) 사탄의 사진작가 (괴담꾼 - 괴스트 주우재)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6. 10. 12:00
첫 번째 이야기 '사탄의 사진작가' 심야괴담회 15회 <귀신보다 무서운 사람 특집> 첫 번째 이야기 '사탄의 사진작가'(괴담꾼-괴스트 주우재)는 1983년 1월 추운 겨울날 있었던 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때는 1983년 1월 11일입니다. 되게 추운 겨울이었어요. 동네 꼬마 아이들이 산 중턱에서 평소처럼 막 술래잡기도 하고 총싸움도 하면서 놀고 있었어요.
"탕탕탕! 탕탕!"
이러고 있었어요. 그리고 한 아이가 수북하게 쌓인 낙엽 뒤로 숨은 거죠. 그때 그 아이의 눈에 뭔가 이상한 게 보여요. 낙엽 사이에, 뭔가 하얗고 딱딱한 게 숨겨져 있었던 거죠.
"야, 일로 와봐. 야... 이게 뭐냐."
마네킹이구나 생각하고 막 만지작거리면서 논 거예요. 근데 이상해. 만지면 만질수록 뭔가 말랑말랑 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악! 으악!!"
"야! 왜! 왜!"
얼어있는 여자의 시체... 그냥 꽁꽁 얼어있는 여자의 시체였던 거예요.
- 김숙
와아...
이게 발견이 됐으니까 동네가 난리가 났겠죠. 난리가 났어요. 강력반이 바로 투입됩니다. 서 반장이라는 분이 현장을 쫙 살펴봐요. 그런데 뭔가 이상한 점이 있어요.
"야."
"어, 오셨어요? 참 이상하죠. 대체로... 이런 사건들은 성폭행 흔적이나 외상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게 없단 말이죠. 시신을 여기 와서 유기한 건가..."
"아니야."
"예?"
"시신을 옮긴 흔적이 없잖아."
"그러네."
이상한 점이 많은 사건 현장 이 외진 산 중턱에서 그냥 나체 상태로 어떤 여자가 죽어 있어요. 이게 뭘까. 피해자가 누군지부터 파악을 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시신을 유심히 봅니다. 되게 춥잖아요. 한겨울이니까. 시신이 거의 미라 상태예요. 얻을 수 있었던 단서가 있었어요. 뭘까요?
힌트 - 허안나
... 지문?
- 일동
아, 지문~
- 황제성
바로 아시네요?
아, 역시! 바로 아시는데요. 이게, 조금만 더 날씨가 따뜻했거나 아니면 조금만 더 늦게 발견했으면 지문이 안 남아 있었을 거예요. 근데 다행히 지문이 있었고 그 지문을 대조해서 피해자를 찾았어요. 피해자의 신분을 알게 된 거죠. 피해자는 이발소에서 일하고 있던 24세 김 모 씨예요.
피해자는 24세 김 씨 피해자에 대해서 조사를 해보니까, 어느 아파트 상가 안에 있는 이발소에서 면도사로 일을 하고 있었어요. 일단 서 반장은 김 씨가 일했던 이발소부터 찾아가요. 그런데 김 씨와 친했던 동료에게서 굉장히 결정적인 진술을 듣게 돼요.
"김 씨랑 유난히 친했던 사람들 중에 혹시 기억에 남는 사람 없습니까?"
"음... 글쎄요. 아,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아, 맞다 그 사진!"
"사진이요?"
"사진 찍어준다고 한 거 같은데."
"어떤 사진이요?"
"모델을 해보라고..."
알고 보니까 그 사람의 정체는 42살 이동식 씨. 원래는 보일러 배관공이었는데, 알고 보니까 꽤나 잘 나가는 아마추어 사진작가였던 거예요. 당시에 이 사진작가에 대한 평가가 되게 독특했어요. 신선하고 충격적인 사진을 찍는 작가라는 평이 있었어요. 이 사람이 무슨 사진을 찍느냐, 궁금하죠? 나중에 나옵니다. 그 사진작가, 이동식의 집을 급습을 해야겠죠.
이동식의 집을 찾아간 형사들 "아, 안녕하세요! 저희 경찰입니다. 저희..."
"이동식 씨, 혹시 이발소에서 일하던 김 씨라고, 최근에 본 적 있어요?"
"아니요. 최근에 본 적 없어요. 근데 보긴 봤죠. 제가 그 이발소 단골이니까."
순순히 안다고 인정을 해요. 순순히.
"김 씨가 숨진 채 발견됐어요. 두 사람이 자주 만난다는데 사실입니까?"
"아유, 아니에요. 저는 뭐 얼굴만 알지 몇 번 본 적 없어요. 저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에요."
모르쇠를 하죠. 그래서 서 반장이 다른 방법을 쓰게 돼요. 사진작가잖아요. 뭐가 최대 관심사겠어요.
- 일동
사진!
사진이죠.
"아이, 저... 사진작가라고 들었는데 그... 혹시 본인 어떤 사진 찍는지 좀 봐도 돼요?"
"오! 물론이죠."
- 허안나
갑자기 좋아하네?
사진 이야기가 나오니까, 막 밝아지면서, 눈빛이 달라지면서 신이 나고 난리가 난 거예요. 근데 사진을 쭉 보는데... 정말 서 반장은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습니다.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은 서 반장 이동식이 보여준 사진이, 진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괴했던 거예요. 무슨 사진이었냐면... 입가에 피를 쏟으면서 관 위에 엎드려 있는 여자, 그리고 가슴에 과도가 박힌 채로 막 피범벅이 된 여자... 근데 사진 속의 여자들이 죽어가는 모습이... 연출이 아니라 진짜 같은 거예요. 너무 리얼한 거죠.
- 김숙
설마...
하지만 이동식은 끝까지 모른대요. 자기가 안 그랬대. 그런데... 그 당시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니까 뭔가 이상해요.
뭔가 이상한 현장 사진 "박 형사, 아무리 봐도 시신 말이야... 좀 이상하지 않았어?"
"그렇죠? 나체 상태고, 포즈도 좀 특이했죠."
이때 서 반장의 머리에 번뜩하고 떠오른 게 있어요.
"꼭... 모델이 포즈를 취하는 거 같잖아."
그런 사진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아, 이게 죽이기만 한 게 아니구나. 거기서 사진을 찍고 있었구나. 이런 결과에 도달하게 됩니다.
"사진을 찍었다면 분명히 필름이 있을 거고, 그리고... 그 필름을 이동식이 가지고 있다면 분명히 범인이겠지."
자, 서 반장과 형사들은 이동식의 집과 사무실을 뒤지기 시작해요. 한참 막 사무실을 뒤지고 있었는데 한 형사가 말을 합니다.
"여기 지하실이 있는데요?"
- 김숙
거기다... 거기다!
사무실 지하에 보일러실이 있었던 거예요.
- 김구라
아, 이 사람이 보일러공이었죠! 거길 잘 알겠네.
지하실에 내려왔는데 뭔가 이상해요. 보통 지하실이라고 하면, 맨 벽이잖아요. 대개 쌩 벽이라고 하잖아요.
- 황제성
그렇죠, 그렇죠. 시멘트로 발라져 있고...
그런데... 도배가 되어 있어요. 서 반장이 가서 거길 만져봐요. 똑똑똑! 두드려 봤어요. 뭔가, 소리도 이상해. 도배지를 뜯어봤더니...
필름! 필름이 그 안에 있는 거예요.
- 김숙
와~ 대단하다, 진짜!
꽁꽁 숨겨놓은 걸 보면, 아무튼 이게 뭔가 있는 거죠. 자, 그 필름을 갖고 현상을 해봤더니 총 21장의 사진이 나온 거예요. 그 사진에 뭐가 찍혀있었을까요?
- 김숙
어우~ 하지 마... (생각도 하기 싫어)
- 황제성
시체... 사진?
바로, 김 씨의 시신이 있던 그 장소 그대로! 김 씨의 사진들이 나온 거죠.
피해자 김 씨의 사진들... 자, 이제 사진이 나왔죠? 서 반장은, 다 됐다 이제. 끝났다고 생각을 한 거예요.
"이동식 씨, 필름이 발견됐어요. 사실대로 얘기해요."
갑자기 말을 바꾸는 거예요.
"아니... 그 김 씨를 만난 건 맞는데 저는 사진만 찍고 보냈어요. 보냈고, 제가 볼 땐, 제가 가고 난 뒤에 그 여자 자살한 것 같은데..."
"야, 똑바로 봐, 이동식!"
연출을 해서 찍은 사진이란 거죠. 추궁을 계속했죠.
"그 여자가 이미 죽고, 자살한 뒤에 제가 그 사진을 찍은 거예요."
- 허안나
아까랑 말이 좀 다른데 또?
두 번째 난관에 봉착합니다. 살아있을 때 찍었어도, 죽은 뒤에 찍었다고 해도, 사진이잖아요. 이동식이 김 씨를 죽였다는 증거를 그 사진으로 어떻게 알아.
- 김구라
그런 사진도 많이 찍었고, 연출해서.
서 반장은 이동식이 찍은 사진을 한참 계속 들여다보는 거예요. 분명히 사진 속에 죽음의 증거가 있을 거다. 그래서 서 반장은 사방 천지로 발품을 팔기 시작해요. 이 사건의 해답을 알려줄 사람이 누굴까요?
- 김숙
의사?
- 황제성
필름 파는 사람 아니면...
- 허안나
사진이랑 관련된 사람?
사진작가예요!
- 일동
사진작가요?
이동식도 사진작가잖아요. 같은 사진작가한테 물어본 거예요.
- 일동
아~~
- 김구라
그러니까 누드 사진 같은 걸 찍어본 경험이 있는?
뭐, 어쨌든 같은 업종에서 일해 본 사람이니까.
- 황제성
우와, 생각도 못했다!
다른 사진작가들한테 자문을 얻기 시작한 거예요. 그리고 사진 학계에서 거장으로 불리는 홍순태 작가님, 이 홍 교수까지 사진 분석에 참여하게 됩니다.
당시 사진 학계의 거장 故 홍순태 작가도 분석에 참여 그리고 홍 교수가 이렇게 말해요.
"현미경으로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과연! 뭘 확대해 보라는 걸까요?
- 김숙
약간... 동공 풀린, 뭐 이런 거 보는 거 아냐?
- 허안나
헛! 정답! 동공 안에 누가 비쳤나?
- 일동
아아!!
- 황제성
우와! 너 진짜 대단한 애구나?
(팔을 걷으며) 자, 여기 뭐 있어요?
- 황제성
그게 뭐예요?
'솜털'입니다.
- 황제성
솜털?
- 김숙
솜털이 왜요?
솜털이 서 있으면 사람이 살아있는 거고, 사람이 죽으면 솜털이 눕는대요.
- 황제성
아, 나 닭살 돋는다!
이 사건의 정말 큰 열쇠가 된 게, 다름 아닌 솜털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서 반장이 21장의 사진을 쫙 나열해서 봤더니, 솜털이 서 있는 상태부터 솜털이 눕는 상태까지의 과정이 있는 거예요.
21장의 사진에 담긴 죽음의 과정 - 김구라
죽음의 과정을 찍었네요.
결국, 사진에 죽음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거죠.
- 김숙
미친 사람이야~
쓰던 카메라가 일본제 카메라였어요. 배관공 월급이 그때 당시에 27만 원이었는데, 그 카메라가 150만 원짜리예요.
- 허안나
그 당시에 150이면 진짜 비싼 건데...
그래서 다른 일반 카메라보다 훨씬 선명했겠죠. 그러니까 그 솜털을 보고 결과를 밝혀낼 수 있었던 거겠죠. 자, 거기에 더해서, 이동식 집에서 청산가리가 발견됩니다. 밝혀진 사건의 전말을, 제가 지금부터 알려드릴게요. 사건의 시작은 김 씨가 이발소에 첫 출근을 한 바로 다음 날이에요. 1982년 11월 27일. 첫 손님이 그 이동식이었어요.
피해자의 첫 번째 손님이었던 이동식 "제가 사진작가거든요?"
"아, 정말요?"
"근데 몸매가 진짜 예술이시다."
"감사합니다."
"모델해도 되겠어요."
"제가요?"
이렇게 환심을 산 거죠. 그렇게 두 사람은 가까워지면서 몇 차례 만남을 가지게 됐고, 보름 뒤에! 이제 이동식이 계획했던 범행에 들어갑니다.
- 김구라
피해자를, 타겟팅을 했네!
"진정한 예술은 누드에서 나오는 거예요. 말 나온 김에 내일 사진 촬영하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딱 맞는 장소도 알고 있는데." (황제성 재연)
- 주우재
(심각) 이동식!
- 황제성
네...? (홀린 듯 대답)
- 주우재
이동식이네! (장난)
- 황제성
아니, 계속 그러지 마! 죄책감 느껴지잖아요! ㅠㅠ
이렇게 약속을 잡은 거죠. 이날 이동식은 약국에서 파는 항생제, 캡슐 알약에서 약을 빼고 거기다 청산가리를 넣고 다시 닫아요.
약국에서 파는 캡슐형 약에 청산가리를 넣어 준비 그걸 준비를 해요. 그리고 다음 날 오전 아홉 시경에, 그 이발소 앞에서 만나서 함께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합니다. 버스에서 내린 둘은 산을 오르기 시작하죠. 호암산 중턱에 도착했을 때가 오전 11시. 산속은 조용했고 오직 두 사람밖에 없었어요. 이동식은 배경이 좋은 위치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김 씨는 포즈를 취하기 시작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동식이 이렇게 얘기해요.
"잠깐만요. 좀 춥죠? 쌀쌀한데 그 옷 벗으면 감기 걸리시니까..."
준비해왔던 청산가리 캡슐 두 알이랑 감기 물약을 건넸어요. 아무 의심 없이 김 씨는 삼키죠.
- 김숙
위해준다고 생각하는 거지.
이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해요. 바로 그때! 김 씨가... 고통을 호소하며 신음하기 시작해요!
고통스러워하는 김 씨 근데... 놀랍게도... 이동식은...
사악하게 웃는 이동식 마치 지금을 기다렸다는 듯이 사진을 막 찍어요. 한 장, 한 장 열정적으로 찍기 시작해요.
"좋아, 좋아! 아~ 좋아, 좋아!"
결국 김 씨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게 됩니다. 근데 더 놀라운 건, 아직 끝난 게 아니에요. 촬영을 계속해요.
- 허안나
죽고 난 다음에도?
죽고 난 다음에, 김 씨의 두 손을 묶고, 찍고, 옷을 하나씩 벗겨 가면서 찍는 거예요.
- 김숙
왜 이러는 거야 진짜...
다 찍었어요 이제. 김 씨의 시신을 낙엽으로 다 덮고 유유히 그 자리를 뜨게 되죠.
작업 후 시신을 유기
<후後토크>
- 주우재
죽음의 순간을 사진에 담은 '사탄의 사진작가'. 이 엽기적인 사건이 보도가 되니까 대한민국이 뒤집어졌죠. 난리가 났죠. 충격에 휩싸였어요. 근데 그때 당시의 범인의 사진이 남아 있습니다.
- 황제성
진짜 얼굴이나 봅시다. (많이 화남)
이동식 당시 사진 - 황제성
이 사람이에요?
- 주우재
네.
- 김복준
이때는 신상 공개 규정이 없어서 얼굴이 막 나올 때예요.
- 김구라
지금하고 많이 다른데... 사실 천하의 나쁜 놈이라서 그런데, 뭐 평범하게 생겼네요.
- 김숙
이게 다 찍은 사진들인가 봐.
- 허안나
아, 밑에!
- 황제성
미친 사람이네 진짜.
- 주우재
근데 이 사건이 해외 토픽까지 나가게 돼요. 그때 당시 정권(전두환 정권)이, 더 이상 나라 망신을 시킬 수 없다, 그러니까 이 사건 빨리 종결시켜!라고 압박을 가합니다. 아니, 모르잖아요. 이동식의 범행이 이 사건 하나뿐일지!
- 김숙
더 있을 것 같은데!
- 주우재
근데 어쩔 수 없이 수사를 더 이어가지 못하고 그대로 재판에 넘겨졌고, 그래도 살인 및 사체유기죄로 사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이동식은 3년 뒤에 형을 집행받아서 서울 구치소에서 죽음을 맞게 되죠. 죽기 전까지, 끝까지 이렇게 외쳤다고 합니다.
- 김숙
뭐라고요?
- 주우재
"나는 예술을 한 거예요. 사람이 죽는 순간이 그 사람 인생에서 가장 숭고하고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는 게, 그게 진짜 예술 중의 예술 아니에요?"
- 황제성
무슨 영화 같다, 영화!
- 김숙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있었다는 게 상상이 안 가.
- 황제성
저도 형사님이 진짜 대단하다고 느꼈던 게, 그 사진작가님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고, 이 중간 과정의 발상과 생각이 없었으면 또 놓칠 뻔했네요. 아, 진짜 소름 끼친다!
- 김숙
솜털은 진짜 몰랐어.
- 김복준
우재 씨, 솜털만 있는 게 아니죠, 또 있죠?
- 주우재
제가 읽어 드린 거에는 솜털만 나왔잖아요. 근데 솜털하고, 땀구멍이 있었어요.
- 일동
땀구멍이요?
- 주우재
사람이 죽으면 땀구멍이 열린대요. 그걸 사진으로 분석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구라
곽 박사가 이걸 과학적으로 부연해 설명해주신다면?
- 곽재식
털에는, 피부에 난 솜털이나 머리털에는 '입모근'이라는 작은 근육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근육이 털을 잡아주는 거죠.
입모근이 털을 잡아주는 역할 그래서 필요할 때는 털을 세워주기도 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사람이 죽거나 하면 일반적인 반응이 살아있을 때처럼 일어나지 않겠죠. 입모근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라는 것을 털의 움직임을 보면서 포착해냈다고 보면 되겠죠.
- 주우재
그럼 땀구멍도 살아있을 때 이게 어느 정도 잡고 있는 건데 놔지는 건가요?
- 허안나
아, 그것도 입모근 때문에 그런...?
- 김구라
이 당시, 40 몇 년 전에 이런 엽기적인 일을 했는데, 이 사람의 어떤 성장 배경이나 이런 것들, 굉장히 좀 중요할 것 같아요.
- 김복준
제가 이 사건을 좀 분석했었는데요, 그 이동식이라는 사람은 아버지가 집에서 매일 술 마시고 가정폭력을 행사했던 사람이었고요. 결국 14살 되던 해에 서울로 올라와요. 무단 상경한 거죠. 그리고는, 수유동 쪽에 재건대가 있었어요.
근로재건대 - 망태와 집게를 들고 폐품을 주워 모으는 일을 하는 단체 등 뒤에 나무로 짠 망태기 같은 걸 지고 집게를 들고...
- 김숙
아! 망태 할아버지!
- 김복준
'망태 할아버지' 운운하는 그 재건대. 거기에서 14년 가까이 일을 했어요. 그 과정에서 절도 행각을 좀 했던 것 같아요. 특수 절도 등등해서 한 3번 정도 전과가 생기고, 교도소에 들어가서 거기서 사진을 배운 거예요.
- 김숙
아, 교도소에서 배운 거예요?
- 김복준
취미를 갖게 되고, 거기에다가 그 사진이 입상을 한단 말이에요. 자기는 여태까지 인생 살아오는 동안에 누구로부터도 인정받은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이게 이 사람이 이런 엽기적인 범죄로 진행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 거 같아요.
- 주우재
와... 어떻게 배운 걸 그따위로 써먹냐. (많이 화난 우재)
- 김복준
'아, 나의 존재감은 이 사진 속에 있구나' 이 사람이 거기에 집착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게 일종의 성도착증, 뭐 이런 걸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 김구라
근데 저는 정말로 그 시대에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게, 청산가리라는 것은 먹으면 바로 (토하면서) 고통스러워하니까, 또 캡슐에 넣어서 뱃속에서 녹으면... 그 과정을... 와~ 그거는 정말...
- 김숙
맞네! 시간을 벌었구나.
- 김구라
난 정말 이거, 너무 깜짝 놀랐어요.
- 김복준
이동식의 입장에서는 사진을 찍는 게 자기한테 가장 중요한 행위죠. 고통받아서 일그러져 가면서 죽어가는 모습을 찍고 싶었던 거예요.
- 김숙
그런데 이거... 처음이 아니다! 이 정도까지 했다는 건 처음이 아니죠. 그전에, 사실 사전에 뭔가가 있었던 것 같아요.
- 김구라
이 사람 주변에 약간 또 미심쩍은 구석이 나중에 드러났는데 그런 것들이 수사가 안 된 거잖아요. 그 주변에 어떤 일이 있었어요?
- 김복준
그 현재 아내 이전에, 현재 아내는 재혼이에요, 방 모 씨라고 방! 여성분하고 결혼을 했었는데 그분이 행불 상태예요. 그래서 경찰에서는 아내도 어떻게 처리한 게 아닌가... 전 부인 방 씨의 오빠들이 나타나서, 내 동생 어디 있는지 말 좀 해달라 이렇게 부탁도 했었고, 그런 게 신문보도로도 막 나왔었어요.
- 김숙
근데도 전혀 얘기를 안 했어요?
- 김복준
안 했습니다. 여기 신문보도 나온 것도 있어요.
당시 중앙일보 보도 사진 - 주우재
나 아니라고! 하는 그 표정 같아요.
끝끝내 찾지 못한 살인마 이동식의 전처 방 씨 - 김숙
그런데 결국 이분은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거죠?
- 김구라
수사가 안 된 거잖아요? 결국은?
- 김복준
예.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국격' 때문에.
- 곽재식
근데 군벌 때문에 숨겨진다는 거 자체가 더 부끄러운 건데!
- 김복준
그렇습니다.
- 김구라
이런 거 보면 진짜... 섬뜩해요.
- 김숙
피해자는 죽어가는 와중에 자신을 사진으로 남기는 범인을 보면서 얼마나 공포스럽고 괴로웠을까요? 이런 생각이 들어서 더 마음이 아프네요. 자신의 잘못된 욕망 때문에 남을 해치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피해자분의 명복을 빕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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