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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괴담회 16회 (1) 1996년의 일주일 (괴담꾼 - 허안나)
    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6. 13. 12:00

    첫 번째 괴담 '1996년의 일주일'

     심야괴담회 16회 <무덤의 비밀 특집> 첫 번째 괴담 '1996년의 일주일'(괴담꾼-허안나)의 사연을 보내주신 주인공의 목소리로 시작하겠습니다.

     

    - 사연 주인공(음성)

     제가 한 30대쯤에 미용을 배우려고 언니 집을 갔는데, 그때 한 1년도 안 됐을 때야. 누구한테 발설할 얘기가 아니야. 맨날 가슴속에다 묻어놨었는데... 그게 마음에 항상 있었거든.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당시 제가 일하던 미용실은요, 그 동네에서 손님이 제일 많은, 제일 잘 나가는 미용실이었어요. 10년 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하다 보니까 단골들도 정말 많고 매상도 말할 것도 없이 높은 미용실이었죠. 정말 잘 나가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저희 원장님께 단 하나, 걱정거리가 있었는데 그 집에 딱 하나 있는 아들. 이 아들이 어릴 때부터 장애가 있어서 원장님께서 정말 애지중지 키우셨던 거예요. 

     

    어릴 때부터 장애가 있었던 원장의 아들

     그 아들이 원인도 알 수 없는 지독한 병에 걸려서 이제 아예, 침대에서만 생활을 하게 된 거예요. 얼마나 원장님께서 마음고생이 심하셨을지 짐작이 가시죠. 그러던 어느 날 한 손님이 원장님께 커트를 받으러 오셨어요. 커트를 계속하고 있는데 그 손님이 거울로 원장님 눈을 계속 노려보시는 거예요.

     

    원장을 거울로 째려보는 손님

     거울로 원장님을 째려보더니,

     

     "원장님 아들 그대로 둘 거야?"

     "네? 그게 무슨?"

     "그 집 아들 그대로 뒀다간 큰 사달이 날 텐데... 괜찮겠어?"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근데 이 얘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 없었던 이유가, 이 손님이 그 근방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무당이었던 거예요. 

     

    - 황제성

     뭐 봤나 보다.

     

     아니, 아들한테 큰일이 난다는데 괜찮을 부모가 어딨어요. 

     

     "아이고, 보살님 저희 아들 좀 살려주세요! 우리 아들 어떻게 되는 거예요, 네?"

     

     원장님은 무당에게 다급하게 매달리기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무당이 원장님을 구석으로 데려가더니... 귀에다 대고 속닥속닥 무슨 말을 일러주는 거예요. 

     

    귓속말로 무언가를 일러주고 간 무당

     그리고 그날 저녁, 손님들이 다 가고 청소를 하고 있는데 원장님이 저를 부르시는 거예요.

     

     "자기야, 자기야 이리 와 봐. 내일 새벽에 나랑 같이 산에 좀 올라가자."

     

    - 황제성

     뭐? 갑자기?

    - 심용환

     산에?

     

     "새벽에요? 갑자기 새벽에 왜요?"

     "아니, 아까 무당이 알려줬는데 그걸 하려면 동트기 전에 해야 되거든. 근데 내가 혼자 새벽에 산에 올라가기 무섭잖아. 자기가 같이 가주면 안 돼? 내가, 내일 업무도 빼줄게."

     

     새벽부터 나오기가 쉽지 않았지만 업무도 빼준다고 하시고, 같은 엄마로서 원장님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할지 짐작이 가는 거예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어요. 다음 날 새벽 5시... 원장님과 함께 동네 뒷산을 오르기 시작했죠.

     

    원장과 함께 뒤산에 오른 주인공

      근데 동트기 전이니까 인적도 하나도 없고, 불빛도 없으니까 괜히 그런 거 있잖아요, 누가 여기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 막 솜털이 바짝바짝 서는 느낌... 그래서 원장님한테,

     

     "원장님, 어디까지 올라가야 되는 거예요?"

     

     근데 원장님이 이상하게, 입을 꾹 닫고는 아무 말도 안 하시는 거예요.

     

     "원장님!"

     

     원장님이 산을 올라갈 때 아무 말도 안 하니까 너무 무서운 거예요! 아, 근데 또 한편으로 생각을 해보니까, 아들의 목숨이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데 얼마나 긴장이 되셨겠어요.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해도 원장님한테는 안 들리겠거니 싶었어요. 그래서 저도 무서움을 참고, 입을 꾹 닫고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죠. 한참을 앞서서 가시던 원장님이 딱 자리에 서셨어요.

     

    한참을 올라가다 멈춘 원장

     "원장님, 여기예요?"

     

     그 장소는... 어마어마하게 큰 나무 앞이었어요. 가방에서 짚으로 된 인형, 부적, 삽을 꺼내시더니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자기야, 내가 여기 오느라고 힘이 다 빠졌어. 땅 팔 힘이 없네. 이거, 이거 인형이랑 부적이랑 여기다 묻으면 되거든. 자기가 내 대신 좀 해줘!"

     "아, 아니, 무슨 소리하시는 거예요? 저는 그냥 같이 올라오기만 하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자기야, 자기가 나보다 젊잖아~ 나 지금 여기 땅 팔 기운도 없어서 그래."

     

     인형을 대신 묻으라니... 뭔지 몰라도 너무 찝찝하잖아요! 

     

     "저 이런 거 안 해봤어요. 저 무서워서 못하겠어요, 원장님."

     

    "난 해봤어?"

     "난 해봤어? 집에 안 갈 거야? 어?"

     "네?"

     "빨리 와! 빨리 오라고!"

     

     진짜 원장님이 뭐에 홀린 것처럼 눈을 치켜뜨고선 나에게 막 닦달을 하시는 거예요! 진짜 아들 생각에 완전 제정신이 아니신 것 같았어요. 진짜 저는 너무, 너무, 너무 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삽을 들고 땅을 파기 시작했어요.

     

    - 김숙

     안 될 거 같은데...

     

     그렇게 땅을 파는 걸 확인한 원장님께서는 그 옆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계시더니 갑자기... 중얼중얼중얼... 

     

    - 김숙

     아 왜~ 무섭게...

     

    기도를 하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기도하는 원장

     제가 땅을 파고, 인형과 부적을 묻고, 흙으로 작은 무덤을 만들 때까지 원장님의 기도는 멈추지 않았죠.

     

    땅을 파고 인형과 부적을 묻은 주인공

     그리고 다음 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어요. 저희 퇴근한 남편이... 큰 꽃다발을 사 온 거예요!

     

    - 황제성

     에이~~

    - 김숙

     그건 좋은 거잖아!

     

    갑자기 꽃을 사 온 남편

     사실 우리 남편이 굉장히 무뚝뚝해서, 연애 때 이후로는 이런 짓을 한 적이 없었거든요. 아니 뭘 잘못 먹었나 싶어서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봤더니 남편이,

     

     "아유, 오다가 당신 생각나서 산 거야."

     "뭐야, 왜 그래~"

     

     사실 저희 남편이 친구도 좋아하고 술도 좋아해서, 퇴근해서 딱 술 한 잔 하고 집에 늦게 들어오기 일쑤였거든요.

     

    - 김구라

     그 당시에 그런 사람들 많았죠.

     

    그것뿐만 아니라, 매일 밤늦게 저한테 담배 좀 사 달라고 부탁을 하는 거예요.

     

    - 김숙

     아... 최악이다.

     

     저 혼자 보내는 건 뭐, 당연한 일이었어요.

     

    - 황광희

     그런 사람이 어떻게 바뀌었대?

     

     그런데, 그 이후부터 칼퇴를 해서,

     

     "우리 오랜만에 단둘이 오붓하게 산책이나 할까?" 

     

    - 김숙

     왜 이래...?

     

     그다음 날에는, 

     

    달라진 남편

     "깼어? 오늘 더 일찍 끝내서 삼겹살 먹으러 가자!"

     

    - 황제성

     사랑꾼이네!

    - 황광희

     좋은 일이 반복되는데?

     

     이렇게 적응이 안 되는 일을 하는 거예요! 갑자기 변한 남편의 이런 모습에 내심 좋기도 하고... 그렇게 남편이 변한 지도 닷새가 흘렀어요. 그날따라 미용실에 손님이 많아서 밤 10시, 11시쯤, 평소보다 늦게 퇴근하게 됐죠. 근데 퇴근하려고 보니까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는 거예요. 안개랑 비 때문에 눈앞은 잘 보이지도 않고 온몸은 축축하고... 아유, 빨리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 발길을 막 재촉하는데 그 순간... 

     

     "아가씨!"

     

     무슨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아가씨!"

     

     날 부르는 소리인가 싶어서, 우뚝 서서 두리번두리번 살폈더니... 아무것도 없어요. 아, 지금 비가 너무 세게 내려서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죠.

     

     "아가씨! 여기야 여기!"

     

     소리를 따라서 시선을 돌렸더니 저 아래 개천, 그 개천에 흰색 머리에 쪽진 할머니가 빨래를 하고 있어요.

     

    개천에 쭈그려 앉아 빨래를 하는 할머니

     이렇게 한 치 앞도 안 보이게 비가 오는데 빨래를 하고 계시는 거예요.

     

    - 김숙

     아... 사람 아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위험한데 거기서 누가 빨래를 해요? 그걸 보니까 목덜미에 소름이 쫙 끼치고 이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 거예요. 여길 지나치려고 하는데 할머니가... 또 저를 부르시는 거예요.

     

     "아가씨, 내가 허리가 아파서 그래. 여기 빨래한 것만 들어서 위에 올려주면 안 돼? 나 혼자 여기 들어 올리기가 벅차네."

     

    - 황광희

     도와드려야죠 그럼...

     

     근데 상식적으로 비가 오는데 빨래를 하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무시하고 가고 싶었는데... 할머니잖아. 할머니니까, 부탁을 거절 못하고 그 긴 계단을 내려왔어요.

     

    - 김숙

     착하다~

     

     우산도 쓰지 못한 채 온몸에 비를 맞으면서 빨랫대야를 들고 할머니랑 올라가는데... 뭔가 이상한 거예요. 

     

    - 김숙

     어으.... (벌써 소름 돋아)

     

     원래 옷이 물에 젖으면 무거워야 되잖아요. 이 빨랫대야를 한 손으로도 들 수 있을 만큼 너무 가벼운 거죠. 이상하다 싶은데... 계단을 올라가는데 집중을 했어요. 할머니를 먼저 올려 보내고 빨랫대야를 들고 할머니를 따라서 계단을 딱 올라갔더니... 

     

    할머니를 따라 계단을 올라간 주인공

    ... 아무것도 없어.

     

    - 김숙

     뭐가?

    - 황광희

     할머니는?

     

     그 짧은 시간에 할머니가... 사라져 버린 거예요! 

     

    - 김구라

     홀렸나?

    - 김숙

     빨래는 있고?

     

     예.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를 애타게 불렀지만, 안개가 자욱한 그 거리에서 들리는 건 억수 같이 쏟아지는 빗소리뿐이었어요.

     

     '뭐야? 내가 홀린 건가?'

     

     머리로 정리가 안 되는 거예요. 헛것을 봤다고 생각을 하니까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는 거예요! 그래서 이 빨랫대야를 내팽개치고 집으로 막 달려가기 시작했어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남편이 올 때까지 이불을 머리에 쓰고 덜덜덜 떨고 있었어요. 결국 그날, 그 장대 같은 비를 온몸으로 맞아선지 아니면 그 소름 끼치는 경험 때문에 몸을 덜덜덜 떨어선지 몸살이 난 거예요. 그래서 다음 날 미용실에 출근하지 못했어요. 

     

    몸살이 난 주인공

     "약 먹고 자."

     "어..."

     

     겨우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했죠. 남편이 저를 꼭 안아주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딸기 사 올게. 푹 자고 있어."

     "어... 출근 잘하고!"

     

     남편이 또 그렇게 얘기해주니까 안심이 돼서, 정말 푹 자고 일어났더니 시간이 벌써 한밤중이에요.

     

    - 김구라

     푹 잤네, 푹 잤어.

     

     이제 몸이 좀 괜찮은가 싶어서 딱 몸을 일으키려는데,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남편이 안 들어왔어요. 아니, 아침 일찍 출근한 남편이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을 리는 없고, 삐삐를 치고 대문 앞을 서성여 봐도 들어올 기미가 안 보이는 거예요.

     

     "그래! 요즘 좀 일찍 들어온다 했지~"

     

    - 김숙

     또 이제, 친구들이랑...

     

     밤 12시가 지나고... 새벽 2시가 지나도... 연락도 없는 거예요. 요즘에 일찍 들어오다가 갑자기 또 안 들어오니까 걱정이 되는 거예요.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지쳐서,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요.

     

     "탁! 탁! 탁! 탁! 탁!"

     

    - 일동

     어우, 씨... (깜짝이야)

     

     "제수씨!"

     "쾅! 쾅! 쾅! 쾅! 쾅!"

     "제수씨!"

     

     아침 일찍 누가, 문을 두드리는 거예요. 깜짝 놀라 일어나서 문 앞으로 달려갔죠. 그랬더니 남편과 제일 친한 친구 두 명이 대문 앞에 서 있더라고요.

     

    주인공을 찾아온 남편 친구들

    - 김숙

     아... 불길한데.

     

     "어후, 안 그래도 애들 아빠랑 연락이 안 돼서 밤새 들어오지도 않고 엄청 걱정했는데... 저희 남편은 어딨어요?" 

     

     남편 친구 얼굴을 딱 쳐다봤더니 그 친구가 이런 얘길 하는 거예요.

     

     "제수씨... 마음 단단히 먹어요."

     

     이 얘기를 들으니까 정신이 번쩍 나는 거예요.

     

     "무슨 말이에요? 무슨 말이냐고요? 말 좀 해봐요 좀!"

     

     다른 친구 하나가 엉엉 울고 있는 게 보이는 거죠.

     

     "저희 남편 어디 있냐고요!!"

     

     제가 신발도 제대로 못 신고 친구들을 따라 도착한 곳은... 인근 병원 영안실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딸기를 사 온다던 남편이... 그곳에 눈을 감은 채 누워있는 거예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남편

    - 김숙

     왜 갑자기...?

     

     퇴근길에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차에 교통사고를 당한 거죠. 그날은... 제가 작은 무덤을 만든 지 딱 7일째 되던 날이었어요. 저는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일주일을 잊을 수 없어요. 만약에 제가... 그 원장님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면... 저희 남편은 살 수 있었을까요? 

     

    원장님 대신 그 무덤을 만들지 않았다면...

     

     


    <후後토크>

    - 일동

     하......

     

    - 황제성

     진짜 아이러니하다.

     

    - 김숙

     그러니까 이게 다 무덤 때문에 일어난 일일 수 있겠네요. 그 원장님이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고 시킨 게 아닐까...

     

    - 황제성

     자기가, 본인이 땅을 안 파고. (소름)

     

    - 김숙

     그렇지. 

     

    - 허안나

     안 그래도 이분이, 장례식 끝나고 나서 미용실 가서 따지셨대요. 왜 그걸 나한테 대신시켰냐, 막 따졌더니, 아니 나는 그냥 힘이 없어서 그랬어~

     

    - 황제성

     끝까지?

     

    - 허안나

     응! 끝까지.

     

    - 황제성

     못됐네!

     

    - 허안나

     그리고 며칠 뒤에 갑자기, 미용 배운 지 1년도 안 되신 분한테 이 미용실을 인수인계하고 갑자기 사라져 버리셨대요.

     

    - 김숙

     그 원장님이요?

     

    - 허안나

     도망치듯이... 그 잘 되던 미용실을 갑자기...

     

    - 김구라

     근데 거기, 집에 큰일이 일어난 건 없고?

     

    - 허안나

     아무 일도 없었으면 참 좋겠지만, 그 후로도 이상한 일이 있었대요. 이 사연 보내주신 분이 원래 첫째 따님이신데, 아버님이 돌아가시고부터 이 첫째 따님에게 범상치 않은 일이 계속 생겼대요. 제작진과 통화하면서 직접 말씀해주셨거든요.

     

    - 제보자(주인공 딸) 통화 녹음

     엄마 꿈에서 아빠가 나타나서 아빠가 제 손을 잡고 있으면 제가 뿌연 안개로 인해 안 보이고... 꿈에서도 그랬고 현실에서도 제가 누워있다가 울면서 입술이 파래지더니 "엄마, 나 아빠한테 갈래! 나 아빠한테 갈 거야!" 울면서 눈을 감은 채로 계속 그랬대요, 제가. 무당이 하는 말이, 살아생전에 제일 사랑하고 예뻐했던 사람 있으면 데려가는 그런 경우도 있다, 큰딸 조심해야겠네, 큰딸이 안 보일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그래서 굿을 하셨다고 그래요.

     

    - 황제성

     이런 게 있어요?

     

    - 황광희

     사람이 저승으로 갈 때 본인이 제일 아꼈던 사람이나 물건이나 그런 것들을 가져가고 싶어 한다고... 그래서 우리 따님을 그렇게 했던 게 아닌가...

     

    - 허안나

     이 첫째 따님이, 4번을 유산하고 정말 귀하게 얻은 딸이래요. 아버님이 진짜 어디 가실 때마다 다 데리고 다녀서, 되게 유명한 딸바보셨다고 하더라고요. 

     

    - 황제성

     정말 귀한 자식이셨겠다.

     

    - 허안나

     아버님이랑 따님 사진도 보내주셨거든요.

     

    사랑스러운 아빠와 딸의 모습

    - 김숙

     아유~ 딸 너무 귀엽다!

     

    - 허안나

     항상 데리고 다니셨다고 하더라고요.

     

    - 황제성

     안타깝다. 사진 보니까 더 가슴이 아프다.


    - 김숙

     이 사연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게... 이 인형.

     

    짚 인형

     - 김구라

      음음,  맨날 여기 있었어요, 우리 (스튜디오에)

     

    - 김숙

     이런 지푸라기 인형을 가져가서 묻었다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 원장님이 대체 왜, 이게 무슨 의미였는지 난 너무 궁금해요!

     

    - 황제성

     제가 봤을 때는, 그 아들의 병이라든지 안 좋은 기운을 인형에다 넣어서 그걸 땅속에 묻는 행위인데, 거기서 우리가 추측해보는 게 이 묻는 사람이 부정을 탈 수 있는, 화를 입을 수 있는 약간 요런 느낌이 아니었나...

     

    - 김구라

     근데 옛날에도, 방법론적으로 이런 것도 있어요? 옛날에도 이런 인형 갖고 저주하고 이런 게 있었는데, 그걸 당사자가 하지 누구를 시키고 이런 건 저도 처음 들어본 것 같은데?

     

    - 심용환

     조선 후기 때 자료를 검토해 보면, 민간에서 아픈 아들이나 아픈 자식을 건강하게 소생시키는 한 방식으로, 새벽에 산에 가서 유명한 거석이나 큰 나무 앞에 가서 빌거나, 어떤 인형을 만들어서 동네의 건강한 집 아이한테 돈을 주고 사게 하거나 하는 게 있었어요.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고. 이런 방식은 굉장히 보고가 많이 돼요.

     

    거석이나 큰 나무에 기도

    - 황제성

     이거는 좀 섬뜩하다.

     

    - 심용환

     그렇죠. 그래서 이 원장의 행동 자체는 너무나 계획된 행동인 것 같다고 보이는 거죠.

     

    - 김구라

     자기가 구린 게(?) 있어서 떠난 거야.


    - 김숙

     근데 저는 지푸라기 인형으로 아들 병 고치려고 파묻고 이런 거 이해해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그랬을 수 있는데, 왜 자기가 하면 되지 남의 손을 빌려서 했는지, 약간 이거 좀 수상하거든요.

     

    - 곽재식

     사실 이건 직장 내 갑질이죠, 어떻게 보면! 

     

    - 황제성

     하하하하! (신선한데?)

     

    - 곽재식

     상사가 아침에 산행하자, 그것만으로도 사실 짜증스러울 만한 일인데 그 상황에서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윗사람이 대신 이거 묻어라라고 했을 때, 아 이거 찝찝해서 안 할래요, 왜 이러세요,라고 하기 쉽지 않잖아요. 이건 사장이 좀 나빴던 것 같아요.

     

    - 황제성

     그래서 올라갈 때 일부러 아무 말도 안 했을 수도 있어. 그 마지막에 결정타, 정서적인 협박을 하기 위한 큰 그림이지.

     

    - 황광희

     너무해 정말~


    - 김구라

     근데 여기서, 할머니 빨래는... 헛것으로 보기엔 조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요. 

     

    - 곽재식 (괴심 파괴자 등장)

     굉장히 저는 신기하게 생각했던 게 뭐냐면, 여러분 혹시 영미권에서 유행하는 귀신 이야기 전설 중에 반시, 밴시(Banshee), 이런 거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 황제성

     어! 저 들어봤어요. 

     

    밴시(Banshee)

    - 곽재식

     보통 여성의 모습으로 등장하고 우는 소리를 내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곡소리! 그리고 그 곡소리를 내는 그 집에서 꼭 죽는 사람이 나온다. 근데 밴시의 여러 가지 모습 중에서, 빨래를 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 김숙

     오! 우와, 소름 끼쳤어!

     

    - 곽재식

     특히 프랑스 지방에는, 프랑스에도 켈트 민족이 살던 지역이 있으니까, 라방디에르 드 뉘(Lavandière de nuit)이라고 해서, 번역하면 '밤에 빨래하는 여자' 이런 뜻이거든요.  밤에 계속 빨래를 하고 있는 이상한 할머니가 있다 라는 거예요. 그래서 그 할머니가 밴시 같은 역할을 하는데...

     

    - 황제성

     마녀네 마녀!

     

     - 곽재식

     정확하게 잘 지적하셨는데요. 그런 이야기가 있어요. 가는데, 밤에 빨래를 하고 있는 거예요. 보면, 시체가 입는 수의 같은 거나 아니면 피 묻은 환자복 같은 걸 빨고 있는 거예요.

     

    - 김숙

     으아~ 무서워~

     

    - 곽재식

     "할머니, 뭘 빨고 계신 거예요, 이 밤에?" 그러면 쓱 돌아보면서 "네가 입을 옷이다."

     

    - 일동

     으아아~~

    소름

    - 곽재식

     그러면 그 사람 죽는다, 약간 이런 식의, 죽음을 예고하는 이야기거든요.

     

    - 김숙

     봐도 모른 척하고 지나가야겠다, 빨래하는 사람 보면! 

     

    - 곽재식

     그래서 실제로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밤에 빨래하는 여자를 보면 절대 말 걸지 말고 지나가라, 모른 척하고 지나가라, 그런 이야기가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상관없는 것 같아요.

     

    - 김구라

     우리 사연 속의 주인공이 너무 그동안의 죄책감에... (그런 것 같은데) 마음 편하게 생각하시고, 사실 25년 동안 딸들 키우면서 얼마나 고생 많이 하셨어. 이제 너무 그런 안 좋은 생각은 벗어 버리셨으면 좋겠어요.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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