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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16회 (2) 해목령의 절규 (괴담꾼 - 황제성)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6. 14. 00:00
두 번째 괴담 '해목령의 절규' 심야괴담회 16회 <무덤의 비밀 특집> 두 번째 괴담 '해목령의 절규'(괴담꾼-황제성)는 15년 전 2006년 여름, 경북 경주에서 겪었던 사연자의 이야기입니다.
※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어 심약자의 주의를 요함
<괴담 속으로...>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여름, 당시에 저는 취업을 하고 새 보금자리인 경북 경주로 이사 오게 됐어요. 근데 이곳 경주는 아주 보물창고 같은 곳이었습니다. 왜냐? 전 평소에 역사기행이 취미였거든요.
- 허안나
볼 게 진짜 많잖아~
- 김구라
천년고도, 천년고도.
그렇죠. 더군다나 저는 불교 신자였어요. 그러니까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경주하면 문화재 많죠, 유적지 있죠, 그리고 절까지. 역사적인 곳이 굉장히 많았죠. 그리고 얼마 안 돼서, 저는 혼자서 역사기행을 떠나게 됩니다. 처음 도착한 곳은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탄생했다는 경주의 나정이었습니다. 서서히 둘러보고 제가 도착한 곳은 산 중턱쯤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곳의 이름이 '해목령'이란 곳이었더라고요.
- 김숙
아까 제목에 나왔던... (곳이네)
산고개였는데, 유난히 어둡고 으스스하고 음침한 분위기가 맴돌았어요.
으스스한 분위기의 해목령 해가 뉘엿뉘엿 지고 붉은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던 때였습니다.
'아 뭐야,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났어? 너무 빨리 지나갔네.'
살짝 아쉽지만 내려갈 채비를 하고 있었는데, 저 멀리 100미터쯤 앞에... 뭐가 보이는 거예요. 연등 같은 것들이 막 달려 있는 게... 절이었습니다.
산 중턱에 있는 절 절 같은 곳이 보이는 거예요.
'오, 잘됐다! 여기까지 왔는데 보고 가야 되는 거 아냐? 잠깐 갔다 갈까?'
하고 저는 발걸음을 그 절 쪽으로 옮기게 됩니다. 앞에 입구 쪽에 설명이 쭉 적힌 표지판이 있더라고요. 그 표지판을 쭉 읽어 보니까, 이 절 뒤편에 왕릉이 하나 있대요, 왕릉! 너무 잘됐다 했는데, 시간이 좀 아슬아슬해요. 슬슬 어두워져가고 있고. 아잇! 왕릉까지만, 왕릉까지만 딱 보고 가자! 라고 결심을 했어요. 그리고 전 절 안으로 향했죠.
"스님! 스님 계세요?"
여러 번 불렀는데 조용한 거예요. 근데 또, 저쪽 법당을 보니까 불이 켜져 있는 거예요. 그래서 홀로 예불을 드리러 들어가서 예불을 드리고 밖으로 나오는데... 비구니 한 분께서 마당을 쓸고 계신 겁니다.
마당을 쓸고 있던 비구니 스님 "저, 스님! 처음 뵙겠습니다. 관세음보살."
그런데 비구니 스님이 인사를 받아 주지도 않고...
- 김숙
보통 이렇게 (인사) 하면 바로 이렇게 하는데...?
그래서, 혹시 내가 너무 늦은 시간에 와서 결례를 범했나? 내가 잘못했나? 이런 생각이 좀 들었어요. 그러더니,
"이렇게 늦은 시간에 여긴 웬일이신가요? 날이 점점 더 어두워질 텐데요."
"여기 온 김에 절 뒤 편에 있는 왕릉 좀 갔다 와보려고요."
"더 밝은 날에 오시죠. 밤에는 그쪽으로 가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말씀하시는 스님의 안색이 너무 안 좋아지니까, 내가 잘못했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전 그럼, 스님 가보겠습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하고 이 스님의 차가운 태도에, 저는 인사를 드리고 서둘러 빠져나오게 됩니다. 근데,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보고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 김숙
그렇지.
- 허안나
또 오기 쉽지 않으니까.
그러고 나서 저는 그쪽으로 발길을 돌려요. 하지만 산 끝자락으로 이제 해가 다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가는 길이 너무 좁고, 심지어 그 길에 눅눅하니 안개까지 껴서 더 안 보였어요.
- 황광희
대단하다, 거길 들어가는 자체가!
그래도 뭐 짧은 거리라니까, 저는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죠. 근데 가도 가도 안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길도 참 이상했어요. 정말 이렇게 쑥 꺼지는 비탈길을 내려가다가, 갑자기 위로 솟구치는 듯한 오르막길을 가다가,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이상한 길 쭉 가다 보니까 이제는, 완전히 앞이 안 보일 정도로 깜깜해져 버린 거예요.
- 김숙
위험한데...
그때 멈추고 내려왔었어야 했는데... 인증이라도, 제가 인증이라도 남겨 보자는 이 생각에, 이 단순한 마음에, 핸드폰 불빛에 의지한 채 한 발짝 한 발짝 그 길을 걸어갑니다. 그 순간...!
"부우우~~ 우우~"
'뭐야, 부엉이인가?'
그래서 전 걸음걸이가 더 빨라졌어요.
- 김숙
부엉이 같아...
하지만 그 빽빽하던 숲길이 탁 끊기고, 아까보다 더 습한 기운이 확 올라오는 거죠. 뭐지? 하고 핸드폰 불빛을 이리저리 비춰 보니까...
- 황광희
안 돼! 비추지 마!
더 짙어진 안개 사이로 엄청 큰 연못이 있는 거예요.
안개 사이로 보이는 엄청 큰 연못 - 김숙
어우~ 큰일 날 뻔했다.
- 김구라
거기 빠질 뻔했네!
제가 조금이라도 덤벙댔다면...
'아이, 씨... 이래서 혼자 밤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셨던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겠다 싶어서 저는 재빨리 왕릉 쪽으로 계속 걸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되돌아갈 순 있었지만, 사실 여기까지 왔는데 되돌아가는 건 너무 손해잖아요. 그래서 전 거의 뛰어가다시피 그 장소를 벗어납니다.
- 황광희
그래 뛰었어야지, 처음부터!
그리고 마침내, 드디어! 어두운 시야 저 너머로, 엄청나게 큰 그 왕릉의 실루엣이 드러난 거예요!
드디어 마주한 거대한 왕릉 가까스로 왕릉에 도착하니까 좀 안심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 거대한 왕릉의 기운을 느끼면서 능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게 됩니다. 그 순간... 왕릉을 둘러싼 산너머로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제례악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짐)
- 김숙
어?
- 김구라
이거 제례 소린데...
- 허안나
그 밤에?
- 김숙
와... 말도 안 되지...
지금 이 소리를 듣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얼마나 섬뜩합니까! 근데 진짜 이상한 건, 갑자기 이 소리가 뚝 끊겨요.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핸드폰 불빛이 팍 꺼지면서 배터리가 나가버리는 거예요, 아예!
- 김숙
어떡하냐 이거...
그때 저는,
'아, 스님 말 들을 걸! 아... 괜히 내가 여기 와가지고...!'
하지만 그 후회는 이미 때늦은 후회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아아악!!!"
- 일동
악! 아악~~!! (찐 놀람)
눈앞으로, 무슨 하얀 형체가 휙 하고 지나간 거예요!
눈앞을 지나간 하얀 형체 여기 도저히 못 있겠다, 방금 뭔진 몰라도 일단 돌아가야겠다! 일단 내려가 보는데 길이 잘 보이겠습니까? 핸드폰은 방전되고 불빛이 다 사라진 상황이잖아요. 더듬더듬하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길을 내려가는데 다행히, 저 멀리 작은 불빛 하나가 보이는 거예요.
- 김숙
그거만 보고 뛰면 돼!
- 황광희
다 왔네.
아까 스님이 내가 걱정돼서 나오신 거구나... 전 이렇게 생각을 하고 그 불빛을 따라서 천천히, 천천히 내려가 보는데... 뭔가 이상해요.
- 황광희
아니야, 괜찮아. 괜찮을 거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다시 그 왕릉이었습니다...
- 김숙
홀렸다...
- 황광희
어? 내려왔다면서...?
그리고 제가 본 그 불빛... 그 하얀 불빛 말이죠... 이게 그냥 빛이 아니었어요.
- 김숙, 허안나
뭐야?
가까이서 보니까 뭔가 푸르스름하고 새하얀 아우라 같은 빛이었죠. 그리고 이 아우라 사이로, 아주 희고 커다란 형체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형체가 엄청 큰 한 노인이 우두커니 서서 내려다보는데, 새하얗게 질린 얼굴, 온통 까만 이 눈으로 저를 계속 내려다보고 있었던 거죠.
새햐앟게 질린 얼굴에 온통 까만 눈으로 주인공을 내려다 보는 한 노인 그리고 머리에는 고깔 같은 모양의 모자를 썼어요.
- 김구라
뭐야... 왕이야, 뭐야...?
그분이 입고 계신 그 한복은 굉장히 화려했습니다. 지금 시대에 그 차림이 더 괴이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일어나서 여기를 떠야 하는데, 다리가 풀려서 움직일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엉거주춤한 그 사이, 이 노인의 표정이 막 구겨지기 시작해요. 두 손으로 자신의 목 주변을 힘주어서 감싸더니,
"어억, 억~!!"
고통스러워하는 노인 몸을 계속 비틀거리면서 그 신음 소리를 연신 내지르는 겁니다! 그리고 노인의 얼굴이 서서히 회색빛에서 시뻘건 핏대가 계속 차오르더니... 그 순간, 노인의 입안에서 새빨간 붉은 핏빛의 무언가가 나와요. 주르륵 흘러내리기 시작해요. 이게 뭘 거 같습니까?
- 김숙
피...?
아닙니다. 노인의 혓바닥이었습니다!
- 황광희
어, 어! (소름)
물줄기처럼 흘러나오는 혓바닥 마치 입안에서 물줄기가 쏟아지듯이 계속 바닥까지 늘어뜨려져요. 기어코 혓바닥이 바닥에 닿는 순간, 이 혀는 뱀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아아악!!"
이걸 본 저는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어요.
뱀처럼 움직이는 노인의 혓바닥 그리고 미친 듯이 절 쪽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스님! 스님!! 스님, 살려주세요!"
스님은 뭔가 짐작이 간다는 듯한 눈빛으로...
이미 뭔가 짐작한 듯한 스님 - 황광희
알고 계셨던 거야?
그 스님은 제가 다친 부분에 연고를 발라 주면서 이런 말씀을 해주세요.
"제가 그곳에 올라가지 말라고 그렇게 일러드렸는데... 기어코 가셨군요."
- 김숙
아... 아는구나...!
"죄송합니다, 스님."
"이곳은 밤이 되면 더 위험한 곳입니다. 짙은 안개가 끼고 더욱더 어두워지죠. 특히나 이곳은 더 주의해야 할 곳입니다."
그러다 문득... 제가 아까 봤던 노인이 너무 궁금한 거예요. 스님은 뭔가 알고 계신 것 같아요.
- 김숙
그렇지. 뭔가 알 것 같아.
아니나 다를까.
"저, 스님 근데..."
"밤마다 연못과 왕릉 주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괴이한 형체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됐습니다."
"저도 봤어요. 근데 거기, 뭐 때문에 그런 거예요?"
근데 스님은, 제 물음에는 답을 안 하시고 이해할 수 없는 이 말씀만 남기시고 유유히 그 자리를 떠나십니다.
"지금은 일성왕릉으로 불리고 있지만, 실은 경애왕릉으로 추정됩니다."
혹시 여러분, 이해되십니까?
- 김숙
이게 뭐지?
당시에 저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집으로 돌아왔죠. 돌아와서 검색을 한 후에야, 스님이 한 말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신라 말 후백제 시대 때 견훤에게 잡혀서, 정말 비참한 최후를 맞은 왕이 있었는데 그 왕이 바로, 경애왕이었어요! 스님의 말씀으로는 이게 경애왕릉으로 추측이 된다고 하셨으니까, 어젯밤에 제가 봤던 그 노인은 죽음을 맞이했던 경애왕이 아닐까... 그리고 괴로움으로 가득 찼던 그 처절한 비명소리... 한 맺힌 절규가 아니었을까...
<후後토크>
- 김구라
오~ 역사 괴담이군요!
- 황광희
진짜 너무 무서웠어요...ㅠㅠ
- 김숙
우와, 이거 재밌다!
- 김구라
아니 근데, 광희는 너무 놀란 것 같아.
- 황광희
근데,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얘기들 중 하나가, 어떤 이런 서적에 나와 있는...
- 김구라
아~ 역사를 베이스로 한?
- 황광희
예! 역사에 있는, 한이 담겨 있는 이야기를 너무 무서워해요!
- 김숙
해목령의 절규는, 결국 경애왕의 절규였던 거네요.
※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일 뿐 역사적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
- 황제성
그 무덤이 경애왕릉으로 추측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숙
이거 저도 좀 낯선데... 다들 알고 계십니까?
- 김구라
우리가 이걸 알아야 조금 더 와닿을 것 같아요.
- 황제성
오늘 심 작가님한테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사연이었어요.
- 심용환
재밌었어요.
- 황제성
더 재밌었죠? ㅎㅎ
- 심용환
일단은 일성왕과 경애왕부터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그걸 알아야지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일성왕은 신라 7대 왕입니다.
- 김구라
전기네 아주~
- 심용환
아주 초기입니다.
일성이사금 - 신라의 제3대 유리이사금의 맏아들 유리의 아들이라는 설이 있고 몇 개의 설이 있는데, 경애왕은,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신라 55대 왕이고 한 3년 정도 재위했고 이때 견훤이 직접 쳐들어 와서 잡아서 자결을 명했었던, 그래서 경애왕을 죽이고 경순왕을 자리에 앉혔던, 아주 유명한 사건의 가장 비극적인 왕이죠. 일단 그 둘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둘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 김숙
아니 근데 차이가 많이 나네요. 7대고...
- 김구라
근데 어떻게 그렇게 무덤을 착각할 수가 있지?
- 김숙
그럼 이게, 정확하게 밝혀진 건 뭡니까?
- 심용환
현재로는 지금 말씀하신 그곳은 일성왕릉이라고 했잖아요? 일성왕릉으로 공식화는 되어 있고, 다만 여러 기록을 따져봤을 때 해목령 근처에서 경애왕이 죽었다고 하면, 그곳이 일성왕릉이 아니라 경애왕릉이 아니냐 라는 반론이 있어요. 근데 배동 끝에 가면 경애왕릉이 따로 있어요.
경주 배동에 따로 있는 경애왕릉 - 김구라
거기 또 따로 있어?
- 심용환
예. 그래서 일성왕릉을 보고, 이게 원래 경애왕릉이다, 효공왕릉이다, 논란이 있는 상태인데 여하튼, 경애왕릉 자체는 밑에 따로 있다는 거예요. 멀지 않아요. 차로 가면 5분이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두 왕릉
- 황제성
일단은 어떤 구조로 생겼는지, 주인공이 갔었던 그 길이랑 풍경을 제가 사진으로 준비해봤어요.
실제 왕릉 사진 - 김구라
밤에 가면 무섭겠다~
- 황제성
이 무덤이 일성왕릉이고, 그리고 왕릉 주변이 넓잖아요.
- 김구라
여기가 해목령이네, 해목령.
- 김숙
숲이 빽빽하네요.
일성왕릉 가는 길 - 허안나
머네요, 길이~
- 황광희
우와, 멀어!
- 김구라
이렇게 보면 무섭네.
연못 - 황제성
혼자 갔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저기 풀이 막 나 있잖아요. 저게 밭이 아니라 연못이에요.
- 김구라
어유, 위험하네. 위험해.
- 김숙
근데 저희가 길을 보잖아요. 1자로 쭉 뻗어 있는데, 아까 올라갔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라고 했었잖아요.
- 김구라
이 제보자가 녹음 파일 같은 거 보내주고 우리가 좀 들어보면...
- 황제성
정답입니다. 있어요!
- 황광희
안 돼, 안 돼!
- 김구라
귀신 아니야, 제보자야! 뭘 안 돼야, 안 되긴.
- 황제성
한번 들어볼게요.
- 제보자 음성(통화 내용)
뒤에서 갑자기 누군가 목을 막 조르는 거예요. 자기도 모르게 자기의 손을 목으로 가져가서, 뭔가 막 괴로워하고 괴성을 지르는 그런 모습이었거든요. 견훤이 경애왕에게 갖은 모욕을 준 다음에 단도 하나를 던져주면서 스스로 자결하라고 그렇게 명을 했답니다. 근데 경애왕은 실제로 그걸 행동으로 옮기진 못했대요. 보다 못한 견훤의 병사들이 밧줄로 경애왕의 목을 졸라서 결국 시해했대요. 일설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앞뒤가 맞아떨어지고 되게 섬뜩하고 더 무서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 제보자의 경험담을 비롯한 개인적인 추측일 뿐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입니다 ※
- 김구라
이분이 역사를 알기 때문에 더 섬뜩할 수 있지. 왜냐하면 역사에 관심 없으면, '뭐야, 내가 잘못 봤나' 이러고 마는데 공부를 해보니까 '으익!' 이렇게 되는 거지.
- 김숙
그러니까 아까, 자해가 아니라 누가 목을 조르니까 잡으려고 했던 그 모습이었네요.
- 곽재식
방어를 하기 위해서...
- 심용환
우리가 사실은 조심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기록을 따지면 삼국사기에 나온 게, 후백제 견훤이 927년 음력 11월에 경주 포석정으로 들이닥쳐서 후궁에 숨어있던 경애왕을 핍박하여 자결하게 했다는 짧은 기록이 있어요. 다만, 삼국사기 자체도 고려 중기니까 200년 정도 지나서 만들어진 기록이기 때문에, 그 당시 정황을 정확하게 어땠는가에 대해서는 알기 힘들고, 역사적 사실이 똑같이 나타났다 이런 건 조금 조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숙
어, 곽 박사님, 너무 무서워하시네요!
- 곽재식 (괴심 파괴)
너무 무섭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괴심 파괴 하나만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황제성
그게 무슨 밥맛 떨어지는 소리요, 그게!
- 황광희
부숴버려요!
- 곽재식
이 이야기, 해목령 이야기, 경애왕 이야기. 왕 이야기이기도 하고 좀 특이해서 사실 괴심 파괴 포인트를 찾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해야 결정적으로 괴심이 파괴될까 계속 고민하던 중에, 제보자께서 직접 말씀해주신 전화 통화를 듣고, 이것이구나! 괴심 파괴의 완벽한 포인트! 최고의 약점이 드러나고야 말았습니다. 여러분, 2000년대 초에 견훤 역할을 서인석 배우가 맡았던, 굉장히 유행하고 인기가 많았던 연속극 <태조 왕건> 158회 에피소드, 2001년 9월 30일 방송분에서, 견훤이 단도를 던져 주니까 망설이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경애왕을 시해하였다, 이 드라마 속에 나옵니다.
- 허안나
(제보자가) 왕건 팬이었다는 거예요?
- 황제성
제보자가 왕건 때문에 그렇게 상상한 거예요?
- 곽재식
심 작가님이 말씀해주셨지만, 경애왕은 자진했다 정도의 묘사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목숨을 잃었는지에 대한 세세한 묘사는 역사 기록엔 없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칼을 던져줬더니 어떻게 했다, 무서워서 망설였더니 옆에서 이렇게 했다, 이런 얘기를 하셨잖아요. 저는 그런 드라마의 감동 속에서 약간의 헛것을 본 것이 아닐까라고 추정합니다.
- 황제성
우와, 진짜 밥맛이 뚝 떨어지는 소리예요. 뭡니까 지금, 왕건을 보고 상상을 했다니!
- 김숙
그분이 드라마 안 봤을 수도 있는데~
- 심용환
더군다나 태조 왕건 드라마는 2000년대 초반이라 연 차가 크다고!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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