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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괴담회 16회 (3) 가슴속 무덤 (괴담꾼 - 김숙)
    심야괴담회 곱씹기 2022. 6. 19. 23:45

    세 번째 괴담 '가슴속 무덤'

     심야괴담회 16회 <무덤의 비밀 특집> 세 번째 괴담 '가슴속 무덤'(괴담꾼-김숙)은 제보자의 친오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괴담 속으로...>

     당시 저는 2살이라서 기억은 없지만 엄마께서 말씀해 주셔서 알게 됐습니다. 제가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소름 돋는 아주 신비로운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2명의 오빠가 있어요. 그중 첫째 오빠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동네에서 굉장히 유명했습니다. 인사성도 밝고 성격도 서글서글해서 어르신들의 예쁨을 한 몸에 다 받았어요.

     

    - 황광희

     그런 애들이 있어~

     

     오빠는 학원에 갈 때마다 항상 시장을 가로질러서 갔는데,

     

     

     "안녕하세요, 할머니!"

     

     여기저기 인사를 하고 다녀서 시장 안에 모르시는 어르신이 없으실 정도로 너무너무 유명했어요.

     

     "어? 저기 할머니는 어디 갔어요?"

     

     항상 보이던 할머니가 하루만 안 보여도 주변분들한테 확인하고 할머니가 다시 오시면,

     

     "할머니 어디 아파요?"

     

    하고 안부를 묻습니다. 오죽하면 동네 주민분들께서,

     

     "너 국회의원 나가면, 꼭 뽑아 줄게!" 

     

    이렇게 얘기하실 정도로 그렇게 순수하고 착한 우리 오빠는 막냇동생인 저도, 엄청 아끼고 예뻐해 주었어요. 학원을 마치고 집에 오면 현관에서부터,

     

     "공주야~ 공주야~"

     

    - 황광희

     동생한테 공주라고 잘 안 하는데...

     

    그러면 아기였던 저는 거실에서부터 현관까지 막 기어가곤 했습니다. 때는 2000년 겨울, 오빠가 8살 때 겨울방학을 맞아 서울 외할머니댁에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아빠가 길을 잘못 들어서 한참을 헤맸어요. 원래 보통 한 4~5시간이면 가는 거리인데, 무려 3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저랑 둘째 오빠는 차에서 아예 잠이 들었고, 차에는 첫째 오빠가 좋아하는 <날아라 슈퍼보드> 주제곡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촉!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촉! 나쁜 짓을 하면은...♬"

     

     그런데 갑자기 첫째 오빠가 이렇게 엄마께 묻는 거예요.

     

    갑자기 자는 엄마를 깨워 묻는 첫째 오빠

     "맨날 동생들한테 양보하느라 엄마 무릎에 못 앉았는데 오늘은 앉아도 돼요?"

     

     엄마는 오빠의 말에,

     

     "아유, 당연하지!"

     

    라며 무릎에 앉혀서 꼭 안아 줬대요. 그리고 차창 너머로 밝게 빛나는 달을 바라보면서 또 묻더래요.

     

     "엄마!"

     "응?"

     "저 달에 가면 돌아가신 할아버지도 만날 수 있고, 무지개다리 건넌 나비도 볼 수 있겠죠?"

     

    - 황제성

     나비? 무지개?

     

     얘가 왜 이런 걸 물어보지? 근데 뭐 평상시에도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이야기를 많이 하던 터라 그냥 대답을 해줬어요.

     

     "응, 그럼~ 볼 수 있지! 많이 보고 싶었구나?"

     

     그 뒤로도 한참을 더 달려서 늦은 밤이 되어서야 집에 겨우겨우 도착했어요. 원래라면 다 곯아떨어질 시간인데 오빠는 집에 오자마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더래요.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하는 오빠

    - 황광희

     피곤할 텐데~

     

     예. 평소에 좋아하던 장난감을 다 꺼내서.

     

     "훈아, 너 거기서 뭐 해?"

     "아, 그냥 하나씩 다 만져보는 거예요."

     

    그리고는,

     

     "늦었는데 얼른 씻고 자야지, 응?"

     "엄마, 족발 먹고 싶어요!"

     

    - 황제성

     갑자기?

     

    엄마가,

     

     "이 시간에 무슨 족발이야. 엄마가 내일 사줄게."

     "나 족발 먹고 싶어요!"

     

    이렇게 떼를 쓰는 거예요.

     

    - 황광희

     안 그랬던 애잖아요?

    - 허안나

     그러니까. 착했는데...

     

     한 번도 평상시에 떼를 쓰지 않았던 그런 아이였는데, 갑자기 엄청 떼를 쓰는 거예요! 놀란 엄마는, 원래 얘가 이런 애가 아닌데... 오늘 정말 왜 이러지? 그래서 엄마는 결국 족발을 시켜줬습니다. 그런데 배달이 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잖아요. 그 시간에 오빠가 갑자기 책장으로 막 달려가더니, 가족사진이 들어있는 앨범을 꺼내더래요. 그러더니 아기 때 사진부터 엄마 아빠 옛날 사진, 그리고 엄마가 쓴 육아일기가 있었어요, 오빠 낳기 전부터 쓰고 있던. 

     

    엄마가 쓴 육아 일기를 읽기 시작하는 오빠

     그래서 엄마가 보기에는 너무 이상한 거야. 어, 쟤 왜 저러지? 좀 묘한 기분이 들더래요. 

     

     "뭐 해?"

     "사진 봐."

     "사진?"

     

    그러던 중에 족발이 배달됐고,

     

     "족발 왔다~"

     

     오빠가,

     

     "엄마, 우리 같이 먹어요."

     

    근데 엄마는, 길도 너무 많이 헤맸고 너무 피곤한 거예요.

     

     "엄마는 안 먹을래. 아빠랑 먹어~"

     

    하고 방으로 쑥 들어가신 거예요.

     

     "엄마..."

     

     그리고 한두 시간쯤 지났을까... 엄마가 화장실에 가려고 거실에 나왔는데 거실에, 아직도 불이 켜져 있는 거예요! 그리고 익숙한 소리가 들리더래요. 

     

     "딱... 딱... 딱..."

     

    - 허안나

     어, 손톱 깎는 건가? 

     

     이 한밤중에...

     

    한밤중에 손톱을 깎는 오빠

    8살이었던 오빠가 혼자서 손발톱을 깎고 있는 거예요. 

     

    - 황광희

     어, 이상한데?

    - 허안나

     어떻게 깎았지?

     

     "훈아, 거기서 뭐 해? 손톱 깎는 거야? 위험하게! 엄마가 내일 해줄게."

     "제가 깎을 수 있어요! 오늘 꼭 깎아야 돼요."

     

    - 황광희

     오늘?

     

    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그리고는 깎은 손발톱을 한 곳에 모아두더래요. 엄마는 그때 불안한 마음이 쓱 올라오는데, 하지 말라는데 단호하게 얘길 하니 약간 화가 나기도 하고... 그리고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뭔진 모르겠는데 온갖 이상한 기분이 드셨대요. 그리고 이틀 뒤, 엄마는 평소처럼 첫째 오빠를 학원에 보내고 집안일을 하고 계셨어요. 그런데, 

     

     "따르릉~ 따르릉~"

     

    전화가 한 통 옵니다.

     

     "여보세요?"

     

     엄마가 불교 신자라 절에 다니고 계셨거든요. 근데 그 절의 주지 스님께 온 전화였던 거예요.

     

    - 황제성

     왜? 이 시간에...?

     

     "당장 첫째 아들 데리고 절에 와서 2, 3일 있다가 가!"

     "네? 스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내가 꿈을 하나 꿨는데, 눈이 막 오는 날 첫째를 데리고 친할아버지 산소에 가서 금강경을 읽었어. 쓰읍... 걱정되네. 오늘 어디 보내지 말고 당장 절로 와."

     "어... 어떡하죠? 우리 훈이 10분 전에 학원 갔는데요?"

     "그러면, 돌아오는 대로 최대한 빨리 와!"

     "네, 알겠습니다, 스님."

     

     그리고 그날 오빠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 일동

     아... (탄식)

     

     엄마는 오빠가 올 시간이 다 돼서 짐을 챙기고 계셨대요. 그런데 그때 안내 방송이 울려 퍼집니다.

     

     "아... 아... 잠시 안내 말씀드립니다. 흰색 체크무늬 남방에 밝은 색 반바지, 빨간 운동화를 착용한 7~8세가량의 남아 보호자께서는 즉시 파출소로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안내 말씀드립니다..."

     

     방송에서는 오빠의 인상착의가 흘러나왔습니다. 오빠가 학원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한 오빠

    하... 그렇게 엄마는 오빠를 떠나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집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는 거예요. 미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한참을 현관에 주저앉아 있었어요. 그리고 며칠 전 오빠가 마치 세상을 떠날 것처럼 준비하던 그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너무... 마음이 더 아파지더래요. 그때 <날아라 슈퍼보드> 주제곡이 들리더래요.

     

     "♪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촉!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촉! 나쁜 짓을 하면은...♬"

     

    - 김구라

     엄마가 또 통화 연결음을 그걸로 해놨구나!

     

     아뇨. 오빠가... 엄마 휴대폰 벨 소리를 바꿔놨던 거예요.

     

    엄마의 벨 소리를 바꿔 놓았던 오빠

     엄마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면서 전화를 받으셨어요. 

     

     "여보세요?"

     "......"

     

     상대편은 아무 말도 없었대요. 그 순간 엄마는 마지막으로 오빠가 전화 건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딱 드신 거예요.

     

     "훈이니...? 훈이야?"

     

    오빠가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다고 생각한 엄마

     "우리 훈이... 엄마가 정말 정말 사랑해! 다음 생에도 꼭 엄마... 아들 해줘야 해! 알았지? 보고 싶다... 흑흑..."

     

    "보고 싶다..."

     말을 마친 순간... 상대편에서 전화가 끊깁니다. 엄마는 휴대폰을 부여잡고 한참을 그곳에서 우셨대요. 그렇게 오빠가 떠나고 8년 뒤, 엄마가 어느 날 꿈을 하나 꾸게 돼요. 외삼촌이 나와서,

     

     "훈이, 저기로 가는 거 못 봤어?"

     

    라고 묻더래요. 그래서 어? 엄마는 꿈에서라도 오빠를 보기 위해서 삼촌이 가리킨 그 골목길로 막 쫓아간 거예요. 저 멀리서, 약간 오빠처럼 보이는 아이가 뒤를 돌아보면서 웃고 있더래요. 그렇게 막 쫓아가니까, 잡힐 듯, 안 잡힐 듯 아이를 막 쫓아가다가 어느 산꼭대기 위에 도착했어요. 거기엔 넓은 마당이 있는 기와집이 하나 있어요. 하얀 옷을 입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앉아 있었대요. 오빠로 보이는 그 아이는 후다닥 뛰어서 기와집 안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도 이제 가야 하잖아요. 막 따라 들어가는데, 한 할머니가 쓱 가로막는 거예요. 

     

    엄마 앞을 가로막는 할머니

     "여긴 아무나 들어가는 곳이 아니야. 저기 계신 할아버지한테 허락을 받고 와!"

     

     마음은 급하잖아, 애는 지금 들어갔고. 

     

    - 황광희

     엄마라고 말씀하시면...

     

     그래서 할아버지한테 가서,

     

     "저기, 우리 아들이 죽었는데 그 아이가 이쪽으로 들어가서..."

     

    이렇게 자초지종을 막 이야기한 거예요.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안으로 들어가라고 허락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급하게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되게 단아한 할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그 앞에 흰 저고리를 입은 여자 아이랑 남자아이가 등을 지고 앉아 있더래요.

     

    한 할머니 앞에 등을 지고 앉아 있는 여자 아이와 남자 아이

     딱 봐도 여자 아이는 아니니까, 내 아들은 남자아이니까, 이 아이가 오빠라고 생각하고 탁 끌어안았는데 스르륵 몸속으로 들어가듯이 사라진 거예요. 너무 허무한 거야. 이게, 없어지니까. 엄마는 너무 슬픈 마음에 눈물을 흘리면서,

     

     "아이고... 우리 아들... 우리 아들..."

     

    이러고 있는데 그 앞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눈물을 바닥에 떨어뜨리면, 절대 안 된다!!"

     

    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엄마는, 아이는 없어졌지, 눈물이 계속 날 것 같아서 하늘을 보는 순간, 잠에서 탁 깹니다. 그리고 며칠 후, 이 꿈의 의미를 알게 돼요.

     

    - 황제성

     뭐예요?

    - 황광희

     전혀 모르겠는데...

     

     이 꿈이... 저희 집 막내의 태몽이 되었습니다.

     

    - 일동

     아... (깜짝)

     

     엄마는 오빠가 떠난 후에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으셨어요. 그런데 하늘에서 오빠가 보내준 선물 같은 아이인 것 같아서... 동생을 낳으신 거예요.

     

    - 김구라

     그런 태몽을 꾸면 그럴 수 있죠.

     

     의미가 있잖아요. 동생은 지금 어엿한 중학생이 돼서 저희 집 복덩이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 가슴에 묻는다고 하잖아요.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저희 가족은 갑작스럽게 떠난 우리 첫째 오빠가 우리 가족을 지켜주고 있다고 믿습니다. 끝으로, 오빠가 8살 답지 않게 정말 좋아했던 특별한 노래가 하나 있거든요. 저희 엄마가 매일 들으시는 노래인데 이 노래를 꼭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만일 - 안치환> 

     "내가 만일 시인이라면 그댈 위해 노래하겠어~ ♬ "

     

     


    <후後토크>

    - 김숙

     그리고 어머니는 첫째 아들이 떠나고 꿈을 꾸셨는데, 아들이 집에서 항상 입던 내복 같은 옷 있잖아요, 편안한 옷. 그 옷을 입고 매일 꿈에 나오는 거예요. 하고 싶은 거 다, 꿈속에서라도 다 해주면서 같이 놀았대요.

     

    매일 꿈에 나왔던 아들
    꿈속에서 엄마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아들

     근데 딱 1주일 됐을 때, 그 세일러복에 반바지 있잖아요. 그걸 딱 입고 와서는, "엄마, 나 이제 갈 거야. 잘 있어. 안녕!"

     

    꿈속에서 마지막 인사하는 아들

    - 김구라

     아... 그래요, 예.

     

    - 김숙

     그런데 너무 안타까운 게, 사실은 그 교통사고가 뺑소니 사고였어요. 

     

    - 김구라

     그러니까. 옛날에 그게... 많았어요.

     

    - 김숙

     어머님은 아들을 보낸 날이 가슴에 많이 남아 있죠. 왜냐하면 주지 스님 전화도 왔었고...

     

    - 황제성

     안타까운 상황들이 좀 있었죠.

     

    - 김숙

     그래서 당시 그 심정을 말씀을 해주셨어요. 한번 들어보시죠.

     

    - 제보자 어머니(음성)

     TV나 드라마에서 보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울고 막 그렇잖아요. 거짓말이라고 한 게 뭐냐면, (병원에) 갔는데 사망했대. 그래서 "에이~ 말도 안 돼."하고 나왔고 나는 아무, 울지도 않고 아무 느낌도 없이 응급실 옆에 벤치에 앉아서... 진짜 가만히 있었어요. 안 믿기는 거죠. 빈소가 차려지고, 근데 밤새 비가 너무너무 많이 오는 거예요. 걔가 사고 난 자리에 피가 많이 있을 거 아니에요, 횡단보도에. 그다음 날 영구차가 사고 난 자리를 지나가는데 흔적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른들이 그러시는 거야. '아유, 끝까지 지네 엄마 마음 아플까 봐 그거 안 보여주려고 비로 저렇게 다 지웠네' 이러시는 거라. 

     

    - 일동

     (숙연)

     

    - 김숙

     아유, 너무 마음 아프네요.

     


    - 김숙

     어머님이 첫째 아들 생전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내주셨어요. 이건 어머님이 너무너무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한번 보시죠.

     

    첫째 오빠의 생전 모습

    - 허안나

     가운데 있는 게 첫째 오빠죠?

     

    - 김숙

     네, 안고 있는 사람이 첫째 오빠예요. 그다음에 둘째 오빠. 그러니까 막내를 귀여워했던 게 사진 속에도 나오죠. 공주야~ 불러서 항상 안아줬다는 게 이 사진에도 나와 있죠.

     

    엄마에게도 항상 사랑이 넘치던 첫째 오빠

    - 허안나

     현실 오빠들은 잘 안 그러는데.

     

    - 김숙

     아이고, 갑자기 광희 씨도 많이 우네요.

     

    - 황광희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낸 적이 없어서...

     

    - 황제성

     광희 씨도 아마 형제 관계가 있어서 공감을 하신 것 같아요. 저희가 어떻게 이걸 말로 표현을 하겠어요.

     

    - 김숙

     또 자식 잃은 이 슬픔을 우리가 어떻게, 해보지 않고 어떻게 표현을 하겠어요. 

     

    - 황제성

     이게, 아내를 잃으면 홀아비고, 남편을 잃으면 과부고, 부모를 잃으면 고아고, 이런 단어들이 있는데 자식을 잃으면 그걸 부를 수 있는 단어조차 없다고 하더라고요. 마땅히 이걸 표현할 단어도 없으니까 어떻게 말로 할 수 있겠습니까.

     

    - 심용환

     이순신 장군 같은 경우 난중일기가 유명하잖아요. 실제로 난중일기 기록을 보면 굉장히 내밀한 기록들이 다 쓰여 있어요. 전쟁 막바지인데 꿈에 아들 '면'이 나와요. 그때 아들은 다른 전선에서 싸우고 있었던 상황인데,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는데 나오더니, 쓱 안기는 것처럼 하고 사라졌다는 거예요. 오늘 이야기랑 좀 비슷하죠. 일어나서 보니까, 너무 이상하다, 왜 이런 꿈을 꿨지, 하고 있다가 보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파발이 와서 (아들이) 전사를 했다... 그리고 충격을 받으셔서 남긴 기록들이 있어요. 내가 죽었어야 하는데 네가 죽은 게 너무 속상하다, 하늘을 막 원망하는 기록이 나오는데, 그런 것 같아요. 사람의 삶이라는 게, 그런 영웅들조차도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아버지다 보니까 오늘 이야기와 연결되는 모습들을 많이 느끼고, 지워질 수도 없고 없어질 수도 없다는 거 다 알거든요. 그래도 너무 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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